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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인도 여행 에필로그부터 쓰는 글

 

음..... 흠..... 뭐라고부터 글을 써야 할지....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ㅎㅎㅎ랑 ㅋㅋㅋ는 글에 정말 쓰고 싶지 않은데, 이런 표현들 외에는 또 마땅히 생각이 안 나는 것 같기도 하고....ㅎㅎㅎ ㅋㅋㅋ ㅠㅠㅠ

 

오래간만에 지금, 오늘 현실의 글을 쓴다.

 

 

태국 방콕 공항에서 비행기 환승 기다리는 중 - 아직 8시간 남음

 

 

 

짠!! 이라고 해야 돼, 뭐라고 해야 돼 이거 ㅎㅎ ㅋㅋ ㅠㅠ  오래간만에 '현실, 지금, NOW'의 글을 쓰고 있는 것에 대한 감격.. 그간의 어려웠던 일들... 감사함.. 기쁨... 행복... 모든 감정들이 교차되어 웃고 울고 웃고 울고 웃고 울고 싶은 심정이다.

 

아무튼 지금은 태국 방콕 공항에 와 있다.

 

인도 벵갈루루(Bengaluru)에서 한국 인천으로 가기 위해 타이 항공을 이용, 태국 방콕 공항을 경유하게 되었는데, 태국 공항이 그런건지 타이 항공이 그런건지 아주 머리를 잘 썼다. 환승 대기 시간이 2시간 5분 아니면 16시간으로 아주 극단적인 설정을 해놨기 때문에, 혹여 비행 지연 등으로 비행기를 놓칠 우려를 염려한 나 같은 승객들은 촉박해보이는 환승 2시간 5분은 당연히 제끼고 16시간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16시간 환승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방콕 시내를 구경할 수 있는 꿀 같은 시간이겠지만, 나 같이 방콕에 정을 못 느끼는 여행자로써는 나갈 바에야 방콕 공항에서 체류, 대기하며 그간 못 다한 일이나 처리하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뭐.. 문제라면 문제고, 기회라면 기회인데... 어쨌든 이렇게 블로그에 거의 8년만에 '현실'의 글을 작성할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 나로써는 잘 된 기회라고 해야 할까...?

 

 

그간 글을 쓰지 못했던 이유

 

아주 오랫동안 인스타그램에만 글을 남겼기 때문에, 그 글을 동시에 블로그에 게재하지 못했던 것을 후회... 급하게 블로그에 기록해두긴 했지만, 두서 없는 글들, 정리되지 않은 내 마음 때문에 블로그에 비공개로 저장을 해두었었고, 최근(한 3월부터였을까..) 들어서야 다시 2019년의 글부터 정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의 글을 그간 왜 안 쓰고 싶었겠는가. 글을 차마 못 썼던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1. 글을 쓰기조차 버거울 정도로 인생의 깊은 깨달음을 얻는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2. 인생의 순간들을 몇 년간 건너뛰고 현실의 글을 이어나가고 싶지 않았다. 차례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 관념일까.. 아니면 정리를 잘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일까... 아무튼 지금 글을 쓰면서도 '강박'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는데 이게 맞는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강박'이라는 말은 너무 쎈 표현 같고... '마음의 부담' 정도로 해 두자. 그렇다.

 

사실 블로그 기록을 꾸준히 잘 해오고 있다가 2015년 3월... 태국에서의 보름 정도의 체류에 대해서는 글을 미처 못 쓰고 바로 인도 생활로 넘어갔었는데, 글 쓰고 싶은 본능이 작동하여 태국 일정을 건너뛰고 나름의 인도 생활을 간간히 적긴 적었었는데.. 그 또한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의 뭔가의 아쉬움 같은 것이 있었다.

 

그래도 블로그에서 못 다한 글을 2017년 무렵부터 인스타그램에서 이어나가며 나름의 기록들을 놓치지 않았고, 너무 심각하리만치 인스타그램의 헤비 유저가 되어 매 순간의 기록들을 너무 꼼꼼히 했었다. 요즘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내용들은 그때 인스타그램에 열심히 기록한 내용들의 업로드이다.

 

3. 현실의 불확실함... 이라기보다도 내 마음의 불확실함 때문에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 자신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고, 깊은 자아 성찰의 시간이었다.

 

4. 그 외 기타... 미처 이 공간에는 풀어내지 못할 더 많은 마음의 버거움 같은 것들이 있었다. 풀어내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사실 나는, 내 마음은 아직까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누군가 글을 쓰려면 본인 자신이 가장 '찐따' 같은 때에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지만, 난 그 찐따 같은 상황의 나를 받아들이기가 무척 어려웠던 것 같다.   

 

 

오늘, 지금 이 시간, 글을 쓰기로 용기(?..!)를 낸 이유

 

하지만, 조금, 요즘, 용기가 생겨서 지금껏 못다한 글들을 다시 하나하나 풀어놓기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서 오늘. 지금 이 시간, 현재의 글을 지금 작성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남자친구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 때문이다.

 

인도에서 지내는 동안 그는 내게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은 정도로 잘 해주었다. 사실 만난지는 조금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함께 더 시간을 보낼수록 드러나는 그의 마음이나 성격 등에 대해서는 내가 미처 예측할수도, 가늠할수도 없는 부분이었는데, 인도에서 함께 생활하며 느낀 그의 모습은... 뭐랄까..... 인생의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나를 격려하기 위해 누군가가 보내준 선물 같은 존재라고 해야 할까... 그 사람이 아니었다면 인생의 깊은 암흑 같은 시기를 미처 못 이겨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에게 '의존'하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결혼을 하더라도 나는 남편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내 삶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어린 시절부터 줄곧 생각을 하고 있었던터라, "내가 힘드니, 네가 나를 위로해." 라던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내 마음과는 다르게 그에게 정신적으로 많은 의존을 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사람의 일, 혹여나 헤어지게 된다면 그 의존하던 마음 때문에 내 자신이 더 힘들어질까봐 의존하는 것 자체를 무척 경계하기도 하였으나, 의존/의존하지 않는 것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결국은 그를 정신적으로, 마음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던 것 같고... 인생의 그늘막, 우산이 기꺼이 되어줄 수 있다는 그의 말에 큰 위안을 받은 것도 사실이었다.

 

글을 쓰기로 용기를 낸 것은,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였다. 그가 내게 무언가를 해주어서 고마운 것도 있지만, 한편 한 사람의 존재가 다른 사람에게 유의미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싶을 정도로 존재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깊이 느낄 수 있었던 인도에서의 나날들이었던 것 같다. 나는 항상 내가 더 많이 그를 생각한다고 생각했었지만.. 그 역시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나보다 훨씬 더 컸던 것 같고.. 그리고 그가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상대를 생각하는만큼 상대방도 나를 생각하는 것 같다."고.... 표현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서로 다를 뿐, 상대방이 나를 생각하고 있을 때 나 역시 상대를 그만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는 표현이 잘 안되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이심전심' 정도로 정리를 해야 할까..? 아무튼 핵심은, '표현 방식이 다를 뿐, 서로를 향한 마음은 같다.'이다.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내가 받은 이 고마움을 그에게 정신적으로 많이 갚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 빚진 느낌도 들긴 하지만.. 그렇다면 더 좋은 표현으로는, '더 많이 사랑해주겠다.'이다. 더 많이 표현하고, 더 많이 생각하고, 더 그 사람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함께 있는 동안 더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야지.

 

사실 이 고마움조차 내 마음에 일렁이는 감동이 너무 크고 벅차서 단번에 잘 정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뭔가의 고마운 감정을 꼭 기록해놓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바로 2023년 인도 여행의 에필로그부터 쓰게 된 이유이다. 

 

내 인생의 선물 같은 사람. 앞으로 오랜 시간 동안 행복한 순간들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평생 친구가 되고 싶다며 내게 먼저 손을 내민 그. 그 신뢰만큼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신뢰임을 이번 여행을 통해 확신하게 되었다.

 

최근 몇 년동안 너무 힘들었지만, 내 인생의 선물 같은 사람 - 선물 같은 존재로 그 힘듦을 많이 위로받은 느낌이다. 그 따뜻한 격려와 사랑에 힘 입어 나도 더 이상 힘 없게 있지 않고 조금 더 열심히 삶을 살아나갈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사실 마음이 아주 치유된 것은 아니어서.. 조금은 시일이 더 걸릴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 말을 하는 것은, 용기를 내기로 하고서 또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라기보다는... 좀 더 단단하게 내 빈 마음을 메우고 치유하고 싶은 마음이랄까..? 그렇기 때문이다.

 

오래간만에 긴 글을 썼다. 그냥 마음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정리가 잘 되지 않아 글이 항상 두서 없이 길어지는 느낌인데 사람들은 내게 글을 잘 쓴다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시대가 벌써 2023년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도 사람들은 타인의 생각에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공감하고 힘을 실어주고 서로 삶을 나눌 수 있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글을 쓰고 싶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누군가와 서로 교류를 하고 공감을 하고 싶은 기대만큼은 버릴 수가 없다. 인공지능이 제아무리 발달한다 한들 인간의 세밀한 감정과 마음까지 묘사하고 표현해낼 수 있을까...? 그렇기에 인간만이 가진 고유의 영역, 능력에 대한 앞으로의 기대도 쉽게 저버릴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뭐야... 나 글 진짜 못 쓴다.. 하고 싶은 말만 많았지... 전달력도 엉망이고, 비문도 많고... 블로그 글을 그동안 써오지 않았던 것을 그간 글 쓰고 있지 못할 때에도 엄청 후회했었는데.. 오늘 또 이렇게 후회가 된다. 글은 앞으로 꾸준히 계속 써야겠다. 그리고 책 읽기도 게을리하지 말아야지.              

 

나는 역시 '숲'파

 

 

나는 바다나 강보다는 숲, 나무를 좋아한다. 그런데 방콕 공항에 숲은 아니지만 이렇게 잔디라도 바라볼수 있는 뷰가 있는 곳이 있어서 이곳에 앉아 점심도 먹고 글도 쓰고 있다.

 

반대편은 활주로 뷰인데 계속 이동하는 비행기들을 보고 있자면 뭔가 마음이 심란해질 것 같아서 그냥 고요한 잔디 뷰를 즐기고 있다.

 

인도와 마찬가지로 태국 방콕이 4월 중순이 가장 더운 시기라고 하는데, 에어컨과 환풍 시설이 잘 갖춰진 공항에서 바라보는 바깥은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을 뿐, 그 더위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되지는 않는다.         

 

 

 

오래간만에 먹은 Subway(서브웨이) 샌드위치 - 높은 가격에 놀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말 가끔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곤 했었다. 그런데 아무리 비싸도 한 7,000원 정도면 사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같았는데, 간만에 fresh한 야채를 먹고 싶어 주문한 태국 방콕의 서브웨이 샌드위치는, 결제를 해보니 콜라 포함 10,000원이 넘었다. 결제 가격이 260바트라고 해서 그 정도면 1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이라고 예상을 했었는데, 그간 태국의 환율이 높아져서 300바트 이하의 가격이 1만원 이상으로 훌쩍 올라버린 것이다. (2015년 3월 기준 태국 33바트가 한화 약 1,050원 정도였음)

 

공항이라서 좀 더 비싸게 받는걸까 싶어서 태국의 서브웨이 샌드위치 가격을 검색해보니 보통 130~250바트 정도 하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태국의 높아진 환율 때문에 물가가 상대적으로 더 비싸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베지테리안 메뉴가 있어 구운 버섯이 잔뜩 들어간 싱싱한 채소 가득 샌드위치를 먹으니 상쾌하고 든든하게 느껴졌다.

 

밤 10시 30분 탑승인데 아직 시간은 오후 3시. 그래도 8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앞으로 7시간만 더 기다리면 된다 ㅋㅋ 그래도 글을 쓰니 시간이 훌쩍 흐른다. 

 

 

 

남자친구가 방콕 공항 환승 시간에 먹으라며 사준 페레로 로셰 초콜릿. 어흑... 이 사진을 보니 또 울컥할 것 같네.. 눈물이 날까봐 아직 개봉을 못 하고 있지만... 고마운 마음을 먼저 기록해본다! 남자친구가 연애 초기에도 이 초콜릿을 선물해줬던 기억이 난다. 난 솔직히 아몬드 들어간 초콜릿이 별로긴 하지만, 이 초콜릿은 남자친구가 유일하게 잘 먹는 초콜릿이라고 한다. 남자친구가 좋다면 나도 좋아! 내 개인 기호에는 안 맞지만, 남자친구가 좋다니까 나도 이 초콜릿이 좋아지는 매직.

 

옆에 있는 코카콜라도 인도에서 지내는 동안 남자친구가 24개 1박스짜리를 한 5박스는 사준 것 같다. 내가 멀미도 잘하고 속이 안 좋은 날이 많아 가끔 콜라를 찾았더니, 그 이후로는 그냥 박스채 사 준다. 이제 인도도 4월로 접어들어 혹서기.. 탄산음료 잘 안 먹는 남자친구도, 최근에는 더운 날씨에 저녁마다 내게 얼음 넣은 콜라를 만들어달라고 하여 함께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콜라와 초콜릿에 담긴 남자친구와의 추억!   

 

 

나름의 결심 한 가지

 

블로그에 밀린 글을 다 업로드하게 된다면, 앞으로의 나름의 결심 한 가지는, '절대로 뒤돌아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기가 밀려 예전 글들을 다시 보며 그때의 감정을 또 상기시키는 감정 노동을 또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소중한 추억들은 당연히 돌아보고 또 돌아봐도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아픈 기억, 암흑 시기의 기억은 곱씹고 곱씹는 것을 그만하겠다는 이야기이다.

 

100세 시대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인생은 너무 짧다. 이번에 남자친구를 만나고 오면서, 앞으로는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들만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밀리지 않는 기록을 이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