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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마 - 진저티 | Dilmah - Ginger Tea | 스파이시하지만 부드러운 홍차 |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 에밀 길렐스 연주

 

 

잠을 얼마 못 자고 너무 피곤해서 오늘 아침은 loose tea를 우릴 에너지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간편한 티백 티.

Dilmah(딜마)의 Ginger Tea(생강차) 그리고 Emil Gilels가 연주한 Brahms의 Piano Concert No.1, 3rd mov. 로 맞은 아침.

 


Dilmah의 생강차는 spicy하지만 그것이 속에 자극이 될 정도로 강하지는 않다. spicy하여 strong한 듯 하지만 분명 그것을 감싸도는 부드러움이 있다.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3악장

https://youtu.be/jTGHC7xZjfU

 

피아노 : Emil Gilels (예밀 길렐스)

지휘 : Eugen Jochum (오이겐 요훔)

오케스트라 : Berliner Philharmoniker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은 Gilels 버전으로 듣게 되었는데 Gilels의 터치 그리고 소리가 진짜 예술이어서 듣고 듣고 또 들어보게 된다. 어찌나 아름다운지.

Gilels 하니까 문득 9년 전쯤 첫 만남을 한 친구가 생각난다. 당시 의대생이었던 그 친구는 피아노 전공자인 나보다도 더 클래식 음악에 혜안이 깊고 정기적으로 자신만의 음악감상 시간을 만들어 자신의 방 안에서 클래식음악 크게 틀어놓고 눈 감고 깊이 감상하는 친구였다.

클래식 음악은 BGM이 아닌 감상용 음악이라는 데에 깊이 동의하고 공감한 우리는 저녁식사 후 강남의 한 찻집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차를 홀짝거리면서 신나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몇 시간씩 주고 받았었다. 사실 여러 사람들과 다 함께 만난 자리였지만 이야기가 통하다보니 어느새 무리에서 자연스레 둘만 뚝 떨어져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던 것까지 생각이 난다😂 그룹 모임에서 상당한 실례긴 했지만 친목 모임이었기에 모두가 이해하고 아예 자리를 마련해준 것이었고 그 정도로 우린 대화가 잘 통했다.

그때 그 친구가 리히터, 박하우스, 길렐스 등의 피아니스트들을 언급하는 것을 봤을 때 이미, 이 친구가 보통이 아니구나..! 진짜 감상자네. 싶었는데 길렐스에 대해 막힘 없는 설명을 하다가 그의 금속성 터치까지 언급할 땐 난 진짜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진짜 뭔가 음악을 아는 감상자구나..! 오히려 내가 그 친구를 통해 더 많이 배웠다. 비전공자지만 음악에 대한 깊은 관심이 그를 '전문가'로 만들었고 여느 전공자들보다도 훨씬 더 음악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감상 경험을 가지고 있는 그 친구에게 마음이 확 끌렸었다. 여기에 플러스, 차(tea)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좋아하는 친구라 더욱 급속히 친해졌던 듯.

아무튼 그 추억 덕분인지 이제는 Gilels 하면 자연스레 그 친구가 떠오른다. 오늘은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그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며 Gilels 음악을 탐구해볼까 싶다.

사람의 눈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보였을 때 그 사람이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고 했었던가. 그 친구의 눈에서 그것이 보였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반짝반짝 반짝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13 October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