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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28-2 | 달랏 여행 - ‘쁘띠 프랑스’  달랏 시내 구경  | 달랏 송전탑 | 소고기 쌀국수 | 노틀담 성당 | 달랏 대학교 | 유치원 | 달랏 꽃들

숙소에 배낭을 내려놓고 약간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하여 밖에 나왔다.

 

고산지역에 왔다고 벌써 생활 풍경이 달라진다. 사시사철 무더운 기후 속 나름의 겨울(선선한 기후, 우리나라 가을 날씨 정도)인 동남아시아의 12월인데, 그 동남아시아의 고산지역은 한국의 겨울처럼 눈이 오고 서리가 맺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산속의 추위는 너무나 매섭다. 

 

 

한국처럼 추운 기후를 대비하여 온돌 문화나 난방 장치가 발달하지 않은 이 지역의 사람들은 두꺼운 목도리, 털 모자로 추위를 달랜다. 문득 궁금해지는 것은 왜 이런 지역에 보일러 등의 난방장치가 없는지가 궁금하다. 경제력이 낮으니 그 난방장치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사치인 것일까? 웬만한 숙소들은 화장실에 온수기를 달고 있긴 하지만 전기장판이나 온풍기, 온열 장치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다만 일부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게스트들을 위하여 객실마다 뜨거운 물이 담긴 보온병과 차를 제공하는 정도이고, 물을 끓이는 전기주전자 정도가 있을 뿐이다. ​

 

​숙소는 Dalat Market(달랏 시장)에서 꽤 먼 곳에 있긴 했지만 내리막길이라서 그런지 나는 시장 근처에 금방 당도하게 되었다. 

그런데 참으로 날씨도 쌀쌀하고 길거리가 너무나도 휑하다. 어째 베트남에서 그 흔한 바게트 샌드위치나 쌀국수 파는 곳이 보이지를 않는다. 고산도시여서 길이 평지도 아니고 이곳저곳 언덕에 구불구불해서 이 지역의 지형도 도무지 한눈에 들어오지가 않아 혼란스러웠다. 

배를 채우고 도시를 파악하자는 생각에 나는 달랏 시장 근처를 조금 헤매다가 어렵사리 쌀국수 집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

 

 

 

 

분명 쌀국수를 파는 집이긴 한데 어떤 종류의 누들이 있는 곳인지는 전혀 감이 안 왔다. 주인은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의사소통도 잘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침 이 식당에서 쌀국수를 먹고 있던 한 서양 남자가 자신이 먹고 있는 쌀국수를 가리키며 large noodle soup이 이 정도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양이 적어서 small을 주문했는데 영어가 통하지 않는 주인 할머니는 왠지 5,000 dong이 더 비싼 large를 내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예상은 딱 맞았다. 하지만 이 쌀쌀한 날씨에 쌀국숫집을 찾은 것만도 어딘가, 그냥 감사히 받아들이기로.

 

 

 

 

쌀국수 집의 조리 공간.

 

 

 

 

국수 면을 뜨거운 고기 육수에 데치는 동안 주인은 채소를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세상에, 살다 살다가 이렇게 크나큰 바질 잎은 처음 본다. 나야 워낙 바질, 고수, 허브 종류를 좋아하니 잘 됐다 싶다.

 

나의 주문을 도와준 서양 남성은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와서 쌀국수를 먹고 있었다. 쌀국수 한 입 먹고, 아기 얼굴 보고 달래고, 또 쌀국수 한 입 먹고 아기 달래고... 쌀국수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남자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성실하게 해냈다. 아기랑 단둘이 여행하는 건가..? 워낙 그 폼새가 너무나도 익숙해서 그런 생각도 들었다. 국숫집 할머니도 남자 혼자 너무나도 어린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이 조금 이상했는지, 짧은 영어로 서양 남자에게 엄마는 어딨냐고 물었다. 엄마는 숙소에서 자고 있다는 남자의 대답. 그렇구나. 아무튼 여행을 하면서 참으로 감명 깊은 점은 어찌 보면 혼자 여행하기에도 힘든 지역일 수 있는 동남아시아 일대를 온 가족, 그것도 갓난 아기를 유모차에 싣고 다니는 서양 부부를 보고 있자면 참으로 신기한 생각이 든다. 아무리 개인주의적 사회인 서양 사회라지만 아직도 그 사회는 가족 중심적인 사고관이 죽지는 않았구나 싶다.

 

 

 

 

 

쌀국수는 정말 정말 맛있었다. 내가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기를 다시 먹게 되어 그 어떤 음식도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된 점. 쌀국수 안에 들어있는 살코기가 이렇게 맛있는 것인지 이전에는 미처 알 수 없었다.

 

식사를 먼저 마치고 나가던 서양 남자는 쌀국수 맛에 흡족해하며 주인으로부터 잔돈을 받지 않았다. 이 타운에서도 이 집이 맛있는 집이긴 한 것 같았다. 

 

 

 

 

쌀국수가 너무나도 인상적이고 맛있어서 할머니 사진을 한 장 찍어도 되냐고 여쭙고 한 컷 찍어드렸다. 쌀쌀하고도 낯선 고산도시에서 나의 몸을 따뜻하게 녹여준 그 쌀국수 한 그릇을 제공해 준 이곳이 너무나도 감사하게 느껴졌다. 

 

내가 사진을 찍으려는 모습에 할머니는 스스로 자랑스러우셨나 보다. 머리를 가다듬으시더니 흥분된 자세로 포즈를 잡으셨는데 정작 표정은 너무나도 경직되게 나왔다. 

 

 

 

 

쌀국수 파는 가게.

 

내가 먹은 것은 Pho Bo. 쇠고기 쌀국수.

 

 

 

 

쌀국수로 배도 든든해졌겠다, 이제 도시를 파악하고자 열심히 지도와 길거리를 번갈아가며 살피며 시내 중심가를 걸었다.

 

 

 

'Le Petit France(쁘띠 프랑스)'라고도 불리는 베트남 남부의 고산도시 달랏(Dalat).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연상시키는 송전탑이 서 있다. 2007년 가족들과 프랑스 파리(Paris)를 방문했던 그 첫날처럼 베트남 달랏 첫째 날의 날씨 또한 회색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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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중심가에는 공원과 호수가 있다. 그리고 이렇게 '에펠탑'이 랜드마크이다.

 

 

가이드북을 살펴보니 달랏은 꽃과 과일이 풍부한 도시라고 들었다. 기대감 한가득 안고 온 고산도시 달랏은 쌀쌀한 날씨에 회색빛이어서 매우 매우 낯선 느낌이 들었으나 꽃을 보니 그나마 마음이 괜찮아지는 듯했다.

 

 

 

 

달랏 중심가 호수 옆 공원.

 

 

 

 

달랏 중심가 Dalat Plaza Hotel(달랏 플라자 호텔).

 

 

 

 

베트남이 공산주의 국가라는 것을 자꾸만 상기시켜주는 도시 곳곳의 베트남 국기가 들어간 포스터.

 

 

 

 

한 카페. 

 

 

 

 

 

달랏의 노틀담 성당.

 

 

 

 

Crazy House 쪽으로 걸어가다 만난 대학교.

 

 

 

 

참으로 소박한 대학교였다.

 

베트남에서는 대학교, 병원 등의 공공기관 사진 촬영이 대체로 잘 허락되지 않는다. 입구에 있는 경비원들이 경계하고 막아서기 일쑤라서 사진은 늘 몰래몰래 찍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사진 찍는다고 뭐가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경계를 하는 것인지 이해가 잘되지 않는다. 혹시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할까 봐 그런가..? 

 

 

 

 

내가 좋아하는 보라 꽃.

 

 

 

 

여성의 사회 진출률이 높은 베트남에서는 유치원이 참 많다.

 

 

 

 

버스보다는 개인 자가용인 오토바이가 더 발달한 나라.

 

 

 

 

버스정류장의 Agribank 광고.

 

 

 

 

꽃의 도시 달랏.

 

 

 

 

 

 

꽃의 도시답게(?) 규모도 남다른,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얼굴만 한 수국. 

 

 

 

 

Sugar cane juice(사탕수수 주스) 파는 곳.

 

 

 

 

베트남에는 Kim Chi라는 이름이 많이 있나 보다.

 

 

 

 

 

로컬 카페. 

 

여자들은 없고 늘 남자들만 있다. 베트남 카페는 남자들이 커피 마시고, 담배도 피우면서 미래를 설계하기도 하는(?) 사교의 장인가보다.

 

 

 

 

바로 자기 집 앞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참으로 춥게 느껴졌던 도시 풍경.

 

 

 

 

참으로 소박 소박, 작기도 한 베트남의 집들.

 

 

 

 

내가 좋아하는 자주 꽃.

 

to be continued...

 

22 Dec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