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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28-3 | 달랏 Da Lat | 크레이지 하우스 Crazy House - 베트남 건축가 Đặng Việt Nga(당 비엣 응아)의 디자인과 건축

 

고산지역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도착한 도시 달랏. 날도 우중충하고 몸은 춥지만 숙소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일찍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관광 명소라도 다녀오자 싶어서 첫 번째로 선택하게 된 곳이 바로 Crazy House(크레이지 하우스).

 

 

 

크레이지 하우스 입구이다.

 

많은 베트남 여성 상인들이 크레이지 하우스를 출입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 주로 선글라스와 과일을 파는데, 무더운 동남아시아의 기후에서는 생산이 절대 불가능한 딸기를 이 고산지역에서 판매한다는 점이 신선한 점이었다.

 

 

 

 

 

제주도의 하르방같이도 생겼는데 베트남 전통 모자 농을 쓰고 있는 점이 신선하고 표정 역시 익살스럽다. 이 조각 하나가 크레이지 하우스(Crazy House)의 분위기가 어떠한지를 미리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크레이지 하우스에 들어섰다. 이곳은 마치 동화 속 나라, 다른 나라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들어가자마자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서도 주목할만했던 점은 러시아 관광객들이 정말 많다는 것이었다. 

 

 

 

 

이 크레이지 하우스에 대한 첫인상은 Lonley planet(론리 플래닛) 가이드북에서 말하고 있듯 Antoni Gaudi(가우디)의 건축물을 떠올리게 만든다.

 

 

 

 

나무, 바위 등의 자연물을 본 떠 만든 크레이지 하우스.

 

 

 

 

나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집이고, 바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크레이지 하우스는 여러 개의 집들이 내. 외부의 계단을 통하여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다.

 

 

 

 

구조물의 입구.

 

 

 

 

구조물과 연결된 계단.

 

 

 

 

진짜 나무인가 싶어 만져봤는데 나무처럼 만들어진 것이다.

 

 

 

 

건물 내부.

 

 

 

 

오른쪽에 문이 나 있길래 뭔가 해서 들여다봤더니… 

 

 

 

 

바로 이런 공간이. 

 

 

 

 

호텔(게스트 하우스)이다.

 

각 방에는 빨간 눈을 번쩍이는 동물 상이 하나씩 서 있다. 곰도 있고, 독수리도 있고, 토끼도 있었던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공간 같은 곳에서 아침을 맞고 싶다면 이곳에서의 하루 묵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크리스마스 즈음인 이 때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 이곳을 방문한다면 좋을 것 같았다.

 

(숙박비는 생각보다는 비싸지 않았다. agoda(아고다)를 통해 예약하면 더 저렴한데 최저 US$35 선에서 시작.)

 

 

 

 

달랏은 무척 추웠지만 이 내부 공간은 전혀 춥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내가 짐을 풀어놓은 그 호텔을 벗어나 이곳에 와서 머무르고 싶었다. 추위는 내게 있어 정말로 견디기 힘들고 어려운 것이다. 고산지역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왔지만 추운 날씨에 예상과는 달랐던 그 호텔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실망스러웠다.

 

 

 

 

 

 

나무와 바위의 형상을 재창조한 크레이지 하우스.

 

 

 

 

 

옥상에서는 이렇게 달랏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안녕, 달랏?

 

 

 

 

그리고 이렇게 옥상 정원도 볼 수 있는데, 일본식 정원처럼 꾸며놓았다.

 

 

 

 

또 다른 건물로 향하는 계단 역시 나무 기둥 모양.

 

이곳의 방문객들 중 제일 신난 것은 어린아이들보다도 성인들이었다. 모두가 상기된 표정으로 이곳저곳을 다니며 보는 모든 것을 카메라로 찍어댔다.

 

이곳에서는 길을 잃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길을 잃으면 잃을수록 더 신기하고 새로운 공간들이 나타나니.

 

 

 

 

이렇게 투명 천장도 만들어놓았다.

 

오늘은 날이 우중충하지만 햇빛이 쨍 비취는 날에는 내부가 정말 따뜻할 듯. 

 

 

 

 

내부는 이런 모습.

 

 

 

 

옥상에서는 이 계단을 통해 각각의 원하는 층으로 내려갈 수 있다. 

 

 

 

 

그 계단은 이렇게 지층으로까지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아직 공사를 덜 마친 곳도 있었다. 크레이지 하우스는 현재 진행형. 계속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는 듯.

 

 

 

 

 

 

 

요새 같기도 하고 감옥(?) 같기도 한 건물.

 

 

 

 

태양열 전지도 있었다. 

 

 

 

 

지붕 위까지 연결된 계단. 

 

 

 

 

사실 베트남에서 이런 재미난 상상을 누가 했을까 무척 궁금했다.

 

 

 

 

 

 

 

이 크레이지 하우스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건축 박사 학위를 받은 베트남 건축가인 Mrs Dang Viet Nga가 1990년부터 계속 작업해 온 건축물이다.

 

(모스크바에서 수학한 재원이 만든 건축물이라 러시아 관광객들이 더욱 많았던 것일까? 아니면 러시아와 베트남이 같은 공산주의 국가라는 맥락에서 러시아 관광객들이 많은 걸까? 왜 유독 이렇게 많은 러시아 관광객들이 이곳에 있는 것인지 무척 궁금했다.)

 

그녀는 해마다 엄청난 쓰레기가 발생하며 자연이 파괴되어가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사람들에게 일깨우고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참고로 그녀는 1981~1988년까지 베트남의 부통령을 지냈던 Truong Chinh의 딸이다.)

 

 

 

 

건물 중 한 리빙룸에는 Mrs Dang Viet Nga(당 비엣 응아)의 아버지 Truong Chinh(트루옹 친)과 관련한 자료들이 있다. 

 

 

 

 

신당같이 만들어놓은 곳도 있고.

 

 

 

 

아주 낡은 피아노도 있었다.

 

호기심에 한번 연주도 해보았다. 완전 달그닥거리는 이빨이 많이 나간 피아노지만 완전 옛날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는 흠이 없는 듯.

 

(내가 피아노를 떠나자 한 러시아 남자 관광객도 피아노를 쳐보았는데, 유럽권 사람들은 피아노 등의 악기가 기본 교양 소양인 듯하다. 인생에 있어 악기 하나쯤 다룰 수 있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일은 참으로 삶을 윤택하게 하는 일이다.)

 

 

 

 

부통령이 살았던 거실이 이런 모습인가.

 

 

 

 

이곳은 일종의 정원.

 

 

 

 

진짜 살아있는 나무인가 싶어서 만져봤는데 콘크리트였다.

 

그나저나 익살스럽지 않은가. 저 표정이.

 

 

 

 

 

인공 연못과 다리도 있다.

 

정말 아기자기, 동화 속 세상에 온 것 같다. 

 

 

 

 

마트로슈카도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러시아에서 유학한 건축가의 러시아에 대한 애정인가.

 

 

 

 

정원 내 간이 카페테리아.

 

날씨가 추워 따뜻한 차 한잔 생각이 간절하였으나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그냥 안 마시기로. 

 

 

 

 

 

이곳은 입구 쪽 information center.

 

 

 

 

Crazy House is one of top ten strange buildings of the world.

 

 

 

 

Mrs Dang Viet Nga의 사진과 글들이 게시되어 있다.

 

 

 

 

 

그리고 그녀가 그린 이 크레이지 하우스의 설계도도 있다.

 

 

 

 

 

 

기괴한 듯하면서도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듯하면서도 추함이 공존하며(그 추함이라는 것도 결코 추함이 아닌 아름다움으로도 규정될 수 있는 것이지만), 아무렇게나 만들어진 듯하면서도 자연 친화적으로 치밀한 구조력을 지닌 크레이지 하우스.

 

이곳은 베트남 명소 중 최고의 장소로 추천할 만한 곳 중 한 곳이다.

 

이곳의 입장료는 Lonley planet 가이드북 2012년 기준으로 30,000 dong으로 되어있는데, 얼마 전부터 입장료를 40,000 dong으로 올리고 저녁 7시까지 오픈하고 있다. 어둑어둑한 저녁 무렵에는 전구들이 켜질 것이므로 저녁에 와서 다시 보면 또 색다른 느낌이겠다 싶었다. 시간이 많으면 낮부터 저녁까지 머물러도 될 듯도. 아님 이 호텔에서 하룻밤 묵어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일 듯. 

 

 

 

 

이곳을 나서려는데 아까 점심 쌀국수 식당에서 만난 서양인 아저씨 가족을 또 만나게 되었다!

 

아까는 갓난 아기랑만 있었는데 이제 아내와 큰 아들도 함께 있네. 서양인들을 볼 때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갓난아기를 데리고 가족끼리 여행 온 사람들이 참 많다는 것. 나도 미래에 꼭 이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

 

 

 

 

꽤 장시간 이곳을 신나게 구경했다. 

 

생각 같아서는 저녁때까지 기다려 조명이 켜지면 더욱 환상적일듯한 크레이지 하우스를 보고 싶었지만,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많은 이곳에서 나는 왠지 모르게 더욱 한기를 느껴 이곳을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재빨리 크레이지 하우스를 나와 시내로 발걸음을 옮겼다.

 

to be continued …

 

22 Dec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