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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여행 Da Lat | XQ 자수 마을 - XQ Historical Village - XQ Sử quán Đà Lạt - 자수의 정교함과 아름다움

 

아침.

 

달랏(Da Lat)의 아침 공기는 너무나도 차가워서 아침마다 덜덜 떨면서 이불 밖으로 나와 간신히 씻고 털실 뜨개 모자 푹 눌러쓰고 몸을 한껏 웅크리고 밖에 나오게 된다.

 

하지만 밖에 나오면 생각보다 공기는 그렇게 차지 않고 오히려 상쾌한 느낌이 든다.

 

추우니까 나도 모르게 빨라지는 발걸음에 몸에는 열기가 생기기 시작한다.

 

태양이 떠오르고 대기는 점점 더 포근해진다.

 

태양이 있음에 참 감사한 매일매일이다.

 

나는 베트남에 오고 나서 위 건강이 상당히 많이 좋아졌다.

 

이전에는 고기를 먹지 않았었으므로 많은 로컬 음식들을 맛볼 기회들을 상당히 많이 놓쳤었지만 이제는 궁금했던 음식들을 하나하나 맛보면서 이것은 이런 음식, 이런 맛이었구나 하고 느끼고 있다.

 

베트남에는 베트남만의 음식 문화가 있다.

 

나는 그것을 가능하면 대부분 다 경험해 보고 싶었다.

 

 

 

 

달랏 시장 근처 버스 정류장에 날마다 이 상인이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무엇인지 구경이나 할까 다가가보니 흑미, 옥수수(?) 등의 찐 곡물을 튀김 빵 사이에 끼워 넣고 다양한 소스를 뿌려 맛을 내는 음식이었다.

 

튀김 빵 속에 찐 밥, 그리고 설탕과 코코넛 채, 달걀, 튀긴 마늘 채라... 어떤 맛일지 궁금하여 먹어보기로 했다. 가격은 10,000 VND.

 

 

 

 

캄보디아도 그렇고, 베트남도 그렇고 참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찐 쌀과 코코넛, 설탕을 함께 먹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쌀을 약과처럼 달게 찐 음식은 일종의 디저트가 되고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하여 반찬 맛으로 밥을 먹는 한국과는 달리 동남아에서는 쌀이 주식이되, 디저트도 되는 것이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사실 한국에서도 쌀을 간식이나 디저트로 많이 이용하고 있긴 하네. 식혜, 약밥, 뻥튀기, 떡 등.

 

어쨌든, 튀김 빵 속 찐 곡물... 이 음식을 뭐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지만 내 나름대로 '밥 버거'라 이름 짓는다.

 

 

 

 

밥 버거를 사서 milano cafe에 왔다.

 

설탕 넣은 black coffee가 10,000 VND다. 그리고 맛있는 차.

 

달랏에서 커피와 함께 내주는 차들은 대부분 맛이 달았다. 설탕을 섞은 인위적인 맛은 아니고 차 그 자체의 독특한 단 맛이 느껴져서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나는 이것이 arichoke tea(아티초크 차, 현지어로는 Tra Atiso)라는 것을 이날 오후에 알게 되었다.)

 

 

 

 

milano cafe는 상당히 '모던'한 카페 분위기에 커피 가격도 저렴하여 꽤 마음에 드는 곳이었지만, 여자 손님은 테이크 아웃 손님들이 대부분이고 카페 안에는 담배 피우는 남자들만 앉아있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특히 담배가 너무너무 싫었다. 캄보디아에서는 담배 연기를 일부에서만 느낄 수 있었지만 베트남에서는 어딜 가나 담배 향을 맡아야 해서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왜 이렇게 담배를 많이 피우는 걸까? 어쨌든, 베트남 카페에서는 담배가 허용되는 곳이 대부분이고, 남자들이 담배+커피 마시러 오는 곳이므로 내겐 불편해도 이 현지 문화를 이해하는 수밖에 없었다.

 

남자들의 시선과 담배 연기가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나는 이곳에서 내 나름의 아침 묵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커피만 마시기가 출출하여 나는 밥 버거를 함께 먹었다.

 

나는 튀김 빵을 평소에 즐겨먹진 않지만 이 밥 버거의 맛이 무척이나 궁금했고,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튀긴 음식을 커피(특히 블랙커피)와 함께 먹으면 나쁜 기름이 몸에 흡수되는 것이 줄어든다는 생각이 들어 튀김 음식을 먹을 때면 커피를 찾게 된다.

 

밥 버거는 질 낮은 기름의 맛이 느껴지긴 했어도 상당히 괜찮은 맛이었다. 빵과 밥의 조화라...!! 게다가 코코넛 채, 깨, 튀긴 마늘 등의 조화는 밥 버거를 베어 물 때마다 다음은 어떤 맛이 느껴질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아침 시간을 보내고 나와 달랏의 거리를 다시 걸었다.

 

 

앗! 이건 dk가 내 생일 때 사주었던 그 세덤(Sedum) 인가..!!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는다. 

 

dk에게 카톡으로 보내줘야지~~

 

 

 

 

베트남에서는 어느 도시를 가나 웨딩드레스 숍을 만날 수 있었다.

 

베트남의 화이트 드레스의 디자인은 자신들만의 문양을 넣어 재해석한 캄보디아 드레스보다는 더욱 서양 나라의 문화와 가깝다.

 

 

 

 

붉은 잎의 부겐빌레아(Bougainvillea)가 노란색 건물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나는 달랏 중심가에서 6km 정도 떨어져 있다는 valley of love(밸리 오브 러브)를 운동 겸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사랑의 계곡이라. 뭐 하는 곳인지 잘 모르지만 이름이 낭만적이어서 한번 찾아가 보기로 했다.

 

 

달랏 대학교를 지나자 고산 마을이 펼쳐진다.

 

 

 

 

그리고 달랏의 유명한 와인과 건과일, 차를 파는 상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참 동안 길을 걷다 보니 관광버스들이 정차해있는 곳이 있었다. 

 

XQ Histrocal Village (달랏 자수 박물관).

 

예상치 못했던 반가운 만남이다.

 

historical village라고 하니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뭔가의 명상, 철학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덴마크의 왕후도 이곳을 다녀갔다고 소개되어 있다.

 

 

 

 

박물관 입구.

 

이곳은 알고 보니 XQ 자수 마을이었다.

 

자수 장인들이 이곳에서 자수를 하며 이곳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해 주고 있었다.

 

 

 

 

일부 작품들은 360도로 관람이 가능하며, 자세한 관찰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돋보기를 구비해놓고 있었다.

 

 

 

 

자수에서 빠질 수 없는 꽃과 나비.

 

우리 어머니도 젊은 시절 자수를 놓으셨었는데, 어릴 적 어머니의 그 작품들을 보며 어머니를 대단하게 생각했었던 기억이 난다.

 

 

 

 

자연 소재로 꾸며져 있는 박물관.

 

 

 

 

거대한 자수 작품이 많았다.

 

 

 

박물관은 각각의 테마를 가진 방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이 작품은 꼭 사진과도 같았다.

 

여행객들은(대부분이 러시아 관광객들이었다.) 이곳의 많은 작품들을 사진기에 담느라 바빴다.

 

조금 안타까웠다.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거나 생각할 시간 없이 사진 한 번 찍고 재빠르게 이동하는 그들의 모습이.

 

 

 

 

 

이 역시 자수 작품이다.

 

어린아이가 자수를 하고 있는데 오른손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하고 있는 여인이 눈에 띈다.

 

 

 

 

이 역시 전부 다 실로 한 땀 한 땀 박은 자수 작품.

 

 

 

믿어지는가. 이것이 자수라는 사실이.

 

 

 

 

아저씨의 오른쪽 가슴의 꽃.

 

 

 

 

나는 그저 인간의 능력에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이것은 양쪽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수 작품인데, 튀어나온 실밥 하나 없이 앞. 뒤가 똑같았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앞. 뒤가 동일한 작품.

 

붕어가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 같았다.

 

실로 꼬리와 지느러미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 

 

이곳은 자수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말로 다양하고 수많은 작품들이 있어 어느 한 공간을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었다.

 

누가 이런 공간을 만들 생각을 한 것일까?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마음을 탁 트이게 하였다.

 

 

 

 

베트남의 생활 문화도 엿볼 수 있다.

 

 

 

 

마음에 들었던 아름다운 작품 중 하나.

 

 

박물관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곳은 정말로 하나의 Village였다.

여러 동의 건물들이 각각의 테마를 가지고 모든 것을 다 자수로 연결시키고 있었다.

​그야말로 자수 천국이었다.

 

 

 

 

자수 마을 안에서 자수 놓는 여인.

 

 

 

 

자수 테크닉을 소개하고 있는 사진.

 

 

 

 

자수와 함께 베트남 사람들의 전통문화도 엿볼 수 있다.

 

 

 

 

식물의 뿌리로 만든 신발.

 

 

 

 

황실 자수.

 

 

 

 

이곳은 유네스코(UNESCO)로부터 인정받은 곳으로써 각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자수라는 문화 하나가 각국과의 외교 관계를 만들어내고 있다니.

 

앞으로의 내 인생에 있어서도 내가 꼭 지향해야 할 단 하나의 가치와 더불어 이러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valley of love(밸리 오브 러브 - 사랑의 계곡)로 빨리 향해야겠는데, 이곳은 정말이지 부지도 넓고 볼 것도 정말로 다양했다.

 

날 잡고 하루 종일 관람해도 좋을 듯.

 

 

 

 

따뜻한 햇살도 느끼고 쉬엄쉬엄 구경하기에 참 좋은 자수 마을.

 

이 XQ 자수 마을은 베트남 전통 자수 공예 교육센터를 운영하던 부부가 아내 Hoang Le Xuan과 남편 Vo Vna Quan의 각각의 이름에서 1996년 문을 열었다.

 

 

 

 

방문객들의 관람 장소와 함께 비공개 교육 센터로 나누어져 있으며 최고급 실크와 자수 작품의 판매와 더불어 전통음악 공연도 선보인다.

 

 

 

 

쉬어가는 중.

 

이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기억하고 싶다.

 

 

 

 

 

전통 집수 장치.

 

 

 

 

전통 마을 모습.

 

 

 

 

과일과 차를 판매하는 곳.

 

 

 

 

결혼 의상.

 

 

 

 

이 풍경을 바라보면서 매일 자수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있다.

 

 

 

 

그 유명한 <최후의 만찬> 작품도 자수로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참으로 인간의 모든 것들을 다 자수와 연결시키고 있었다.

 

 

 

 

자수를 통한 명상, 내면의 성찰을 이야기하는 이곳에서의 자수는 그야말로 인간 삶의 모든 것을 자수로 통합하고 있다.

 

이들에게 자수란 삶 그 자체였다.

 

to be continued....

 

26 Dec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