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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김밥(..!) - 해외 생활 중 처음으로 한식이 좋아짐

 

인도 음식을 꽤나 좋아해서 한국에서도 이태원에 있는 Indian food mart에 가서 각종 향신료 냄새로 후각을 만족시켜가며 재료를 구입해서 인도 음식을 종종 만들어 먹었었다. 맥주와 어울리는 세계요리대회에서도 중동음식 팔라펠(falafel)을 만들어 무려 3등을 했었던 경험이..!!

 

캄보디아에 가나, 베트남에 가나, 라오스에 가나, 태국에 가나, 두바이를 가나 어디를 가도 인도인들이 보였고 인도 현지보다 서너배는 더 비싼 인도음식이었음에도 인도에 대한 향수가 밀려와서 어딜 가나 인도식을 찾았었다.

 

2년 전 인도를 다시 찾고서는 원 없이 인도식을 즐겼다. 아침은 이들리(Idli)와 도사(Dosa)로 시작하여 점심은 인도정식 meals를 먹고, 저녁은 파라타(Paratha)와 오믈렛, 커리를 먹어도, 그렇게 삼 시 세끼 인도식을 먹어도 인도식이 맛있기만 했었다.

 

그러다가 췌장(..?!)에 문제가 생겨서 한 두 달여간을 앓고 나니 입맛이 변했는지 몸이 변했는지 인도식보다는 영 한식이 너무나도 그리운 것이었다. 상추에, 겨자에 두부를 얹고 고추장, 된장 쌈싸서 된장국이랑 먹으면 어찌나 행복하던지. 인도식'만' 먹으면 영 비실대는데 한식을 먹으면 힘이 불끈 솟는 것이, 이래서 한식이 건강식이구나를 몸소 체험하며 오직 삼 시 세끼를 한식 먹기를 갈망! 나는 한국인이긴 한국인이구나 싶다. 현지까지 와서 한식을 꼬박꼬박 챙겨먹는 분들을 보고 어릴 땐 이해가 안되었었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이해가 되는 이 기이한(?) 현상이..?

 

(가끔씩 한식당에 초대받아 가서 불고기 낙지덮밥, 불고기 전골.. 이런 음식들을 먹으면 어찌나 만족감이 들던지. 사실 20대 내내 고기를 전혀 안 먹다가 20대 후반에 들어 몸이 고기를 필요로 하는지 그때부터는 고기가 너무나도 맛있고 한식당 가면 채식보다도 꼭 고기를 찾게 된다. 아님 스테이크나 fish cutlet이라도 꼭 먹게 됨.. 추위를 엄청나게 많이 타던 내가 이젠 열이 많이 나는 체질로 변했는지, 찬물은 엄두도 못냈었는데 찬물이 자꾸만 당긴다.)

 

사실 그러는 중에도 아침으로는 여전히 인도 vada(와다; 으깬 콩,견과류,채소 등을 섞어 튀긴 음식)나 Dosa, Idli가 먹고 싶어서 종종 사먹긴 하지만 한식이 너무나도 그립다.. 

 

 

 

 

그리하여 노래노래 불러서 인근 한식당에서 사다주신 김밥 한 줄. 김밥 한 줄에 여긴 거의 한화 5천원 돈이니 정말 비싸긴 하다. 그럼에도..간만에 이 김밥을 보니 김밥이 아름답게 보이기까지..ㅎㅎ 이마저도 혼자 차마 먹지 못하여 나눠먹어서..금방 끝난 김밥이 너무나도 아쉽다... 중학생 때는 동생이랑 김밥 한 7줄 사다가 둘이 2~3줄씩도 거뜬히 먹었었는데.. 암튼 김밥을 원 없이 먹어보고 싶다. 

 

오늘의 결론 : 한식은 최고의 밥상!

 

7 Mar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