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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뮤지컬 영화 - 트럭 농장(Truck Farm, 2011) | 실천하고 행동하는 삶 (환경재단 정기 상영회)
Olivia올리비아 2021. 12. 9. 13:25영화 '트럭 농장(Truck Farm)' - 환경재단 정기 상영회
얼마 전에 환경재단으로부터 이런 메일을 받았었다.
메일 제목 : [환경재단 정기상영회] <트럭농장> 어깨가 들썩이는 유쾌한 뮤지컬 영화!
내용 :
트럭에 농장이라니!! 완전 재밌겠다!! 뮤지컬 영화고 뭐고 트럭+텃밭이라는 발상 자체가 무엇보다도 참 신선했다.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상영회를 신청했다. 고 지난 10월 24일 월요일 대학로 CGV에 다녀왔다. 사실 시험기간이라서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좀 하긴 했지만.. 환경재단에서 계속 안내 문자가 오길래 가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문제는... 도착했는데 벌써 자리 100석이 꽉 찼다는 것이다. 난 상영회를 신청한 사람에 한해서 문자를 발송해 주는 것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단다.. 원래 환경재단 정기상영회는 '무료' 상영회라서.. 사람들이 신청을 해 놓고도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주최측은 사람들의 항의에 당황스러워했다. 난 결국 표를 얻어 제대로 된 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볼 수 있었지만.. (비록 맨 앞줄이긴 했으나..) 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들은 영화관 중앙 통로 계단에 앉아 영화를 봐야했다.
그런데 이 날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이 온걸까? 사람들이 원래 이렇게 텃밭에 대한 관심이 많을걸까?아니면 트럭과 농장이라는 조합히 신선해서 그것이 궁금했던 것일까?
아무튼 <Truck Farm(트럭 농장, 2010)> 영화 이야기. 영화는 적절한 상영 시간이 40여분 정도로 길이가 짧았는데, recitative적이고 즉흥적이랄까.. 주인공이 하고 싶은 말을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식의 기타 반주 음악과 함께 애니메이션 효과로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유쾌하고도 재치 있게 만들어진 영화였다.
영화는 커다랗고 삭막한 도시에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먹을 것을 경작할 땅이 없다는 주인공의 고민으로 출발한다. 주인공은 도시 배수 전문가까지 섭외하여 트럭 짐칸에 텃밭 가꾸기 기초 작업을 하고 각종 먹을 채소들을 심는다.
이 'truck farm(트럭 농장, 트럭 팜)'은 'Green vehicle'이 되어 푸성귀를 필요로 하는 고객들의 집 앞으로 직접 달려가고.. 그 자리에서 gram을 재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도 한다. 그리고 이 트럭의 가장 큰 장점은 햇볕을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햇빛이 있는 장소로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겨울이 되어 눈이 내리자 땅은 눈에 뒤덮여 얼어버린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중에는 온실도 만든다.
영화 중간중간에는 이런 트럭 농장과 비슷한 아이디어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 야구장 밭 : 야구장의 한 켠..(?)을 이용하여 일군 이 밭은 도시 한복판에서 채소를 기르고 슈퍼마켓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여 사람들이 이미 잘라지고 뽑혀진 시든 농산물을 사는 것이 아니라 농장으로 직접 와서 신선한 푸성귀들을 구입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 window farm(윈도우 팜) : 말 그대로 창문을 이용한 식물 기르기.
영화에는 그림과 같이 전문적인 관개 시스템이 나오나.. 페트병만 있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영화에 나온 여성은 windowfarms.org 관련 사람인 듯 했는데, NGO 등을 통해서 빈민가들에게 이 window farm 방식을 가르쳐서
가난한 이들이 먹거리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돕는다고 한다!! $100~125면 25종의 식물을 심고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window farm은 디자인 측면에서도 참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이 외에 바지선 안에서 먹거리를 길러 먹는 것도 나오고, 건물의 옥상에 텃밭을 가꾼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왔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던 것은 바로 이것. Truck farm의 'family'가 생겼다는 것!하나의 행동이나 현상이 다른 이들에게 자극을 주고 사람들로 하여금 실천, 행동하게 만드는 것은 무척 의미 있고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운동이 거기서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운동으로 발전하는 것 말이다.
대학원생인 두 사람은 논문 주제를 찾다가 truck farm을 보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두 사람은 오래된 FORD 250으로 Truck farm의 가족인 Urban Truck Farm 'Denver' 버전을 만들었다.
Truck farm Denver도 직접 사람들에게 달려가 싱싱하고 향긋한 '살아있는' 채소를 제공한다.
이 영화는 2010년 작품인데, 2011년 봄, 미국 전역에 25개의 Truck farm family들이 생겼다고 한다.
이렇게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운동은 Truck Farm project를 영화 상영에서 그치지 않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투어하고 교육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참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나도 이렇게 사람들과 무엇인가를 함께 꿈꾸고 만들고.. 운동화 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
아이들은 Truck Farm의 방문을 통해 자연을 배우며, 식물을 직접 키우는 즐거움을 알아간다.
영화에는 트럭 농장 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이 이렇게 장난감이나 장화, 도시락 박스 등 어느 곳에서도 식물을 심고 가꿀 수 있다는 것을 배우며 실천하는 모습이 나온다.
(Google 검색을 하다가 이런 만평도 발견했다. 미국에서 그 영향력이 정말로 컸었던 모양이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나서는 <베란다 채소밭>의 저자, 박희란님(인터넷에서는 VAKI님이라고 한다.)과의 대화의 시간이 있었다. 사람들은 바키님에게 베란다 텃밭 관련하여 궁금한 이런저런 사항들을 물어봤고.. 바키님은 모든 질문에 성심 성의껏 대답을 해주셨다. 바키님 역시 아이가 태어나면서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채소를 직접 심을 생각을 했었고.. 도시에서 텃밭을 가꿀 마땅한 땅이 없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 베란다였다고 한다. 그래서 베란다 텃밭을 가꾸면서 수확한 지 2년이 되었다고하는데.. 베란다는 빛이 부족한 곳이라서 채소들이 빛을 언제든지 잘 쐴 수 있도록 들고 다닐 수 있는 '가방 텃밭'도 생각해 보셨었다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지구 건너편 젊은이들의 영화를 그린 이 영화가 더 반가웠다고 하시며.. 상영회에 참석한 100명의 사람들을 위해 손수 준비한 텃밭 키트를 통해 또 다른 트럭 농장의 가족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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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영화 도중에 길가에 주차해 놓은 Truck Farm에서 라벤더가 뿌리채 도난당하는 사건이 나오는데.. 트럭 뒷면에 부착해 놓은 비디오 카메라로 범인을 추적해 보려 하지만.. 누가 훔쳐갔는지 그 증거를 찾을 수가 없어 주인공이 속상해한다. 그런데 영화 시사회 때 감독은 라벤더가 다시 돌아왔다며 기쁜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ㅎㅎ
아무튼 Truck Farm. 문제 제기부터 행동, 실천까지.. 영화의 아이디어 자체가 딱 내가 지양하는 삶이라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니 나만의 텃밭 가꾸기 꿈이 더욱 더 간절해진다. 영화를 보면서 결심했던 것 하나가 있다. 바로 관심만 갖고.. 그동안 실천은 하지 못하고 있었던 Rogpa 작목반 참여. 지난 금요일날 <사직동, 그 가게> 일을 하고 있는데, 그 날 운이 좋게도 작목반 모임이 있었고.. 매니저 지연 언니는 내가 작목반과 채식 베이킹에 관심을 보이자 작목반 분들에게 나를 소개해 주셨다. 그래서 이제부터.. 졸업 연주라는 큰 산을 넘고 나서는 작목반에 열심히 참여할 계획이다. 신기하다. 영화를 보면서 노트에 '록빠 작목반 꼭 해야지.' 라고 적었는데.. 그 일을 정말로 하게 되어서 말이다!
실천하는 행동가가 되어야지~♬ 룰루~♪
2 Nov 2011
Youtube.com에서 찾아보니 고맙게도 누군가가 <트럭 농장(Truck Farm, 2010)> 영상들을 올려놓았다. 반가운 마음에 :-)
Episode 1
Episode 2
Episode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