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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조각들, 균열의 예술 - 킨츠키(Kintsugi) 공예 | 균열도 우리 역사의 일부이다.

 

일본 킨츠키 공예

 

킨츠키(KintsugiㆍGolden Joinery, 킨츠쿠로이(金繕い,きんつくろい)) : Japanese art of repairing broken pottery with lacquer dusted or mixed with powdered gold, silver, platinum.

 

 

 

미국 의학 드라마 Grey's Anatomy(그레이 아나토미)를 보다보면 드라마의 내용에 공감은 다 못하더라도 클로징 멘트들이 마음에 와닿을 때가 있다. 어제도 Seaseon14 Episode23을 보다가, 고대 일본 예술에서 도자기를 수리할 때 금이나 은으로 갈라지거나 깨진 도자기 사이를 수리하는 기법인 ‘킨츠키' 기법에 대한 내용을 인용하여 에피소드 마무리하는 장면을 보았다.

 

 

 

 

 

 

영국의 추리소설이었던가.. 어디선가 이 기법을 읽었던 기억이 흐릿하게나마 남아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는데, 킨츠키는 깨진 부분, 그 흠집을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장식이라는 개념으로 생각을 전환하여 오히려 깨진 도자기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새로운 예술품이 되도록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온 이 기법이 참으로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상처’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데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좀 써야겠다. 인생에 있어 상처 없는 인생 없고 실수 없는 인생이 없을 것인데, 과거의 그 경험들은 개인의 삶의 경험과 생각들과 결부되어 때론 더 큰 상처로 남게 되고 열등감, 낮은 자존감, 비교의식, 때론 우월감과 수치감 등등 개인의 내부 속에서의 숱한 고민들과 싸움하며 치열한 전쟁을 치르게 되고 사람들 앞에서는 때론 나를 위장하고 포장해가면서 어떻게든 그 상처를 드러내지 않으려 애를 쓴다. Grey's Anatomy(그레이 아나토미)라는 드라마가 정말 막장 드라마이긴 하지만 이 드라마가 마음에 드는 포인트는, 한 개인 개인마다 다 상처와 트라우마가 있는데 그것을 숨기거나 은폐하지 않고 ‘나 이렇게 아프다.’라고 드러내어놓고 표현하며 때론 자기 성찰 속에서, 때론 의학 기술을 연마하다가, 때론 사람간의 관계 속에서 상처의 원인과 근본을 깊이 관찰하여 상처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거나 상처를 재해석하며 결국 개인 치유를 해나가고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서이다. 물론 개인 치유라는 부분이 꼭 드러내어서만 되는 부분은 아니겠고 사람마다 치유의 방법은 다르겠지만, 드라마를 보다보면 과거와 현재의 나를 돌아보며 나 역시 한번쯤 더 생각해볼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어서 이 드라마를 자꾸 보게 된다.

 

 

 


드라마에서 ‘균열도 우리 역사의 일부다.’라는 이야기를 한다. 난 이것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도자기에 비유한다면 흠 없는 도자기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흠이 있는 나, 지금 그 상태인 나를 먼저 인정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이후 그 흠이나 갈라진 부분을 무엇으로 어떻게 메꾸어 나가고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결국 인생을 살아나가는 힘과 지혜를 얻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깨어진 부분, 그 깨어진 흠을 가지고 그것을 그냥 상처로만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 그 흠조차도 나의 일부로 인정하면서 또 하나의 인생의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그 흠 때문에 도리어 더 아름답게 빛나는 도자기가 될 것인가. 그것은 내가 내 인생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흠을 흠으로 놔둘 것인가, 흠이 나의 힘과 강점이 되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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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 마음에 드는 글이 아니고 아직 정리된 글도 아니지만 이 또한 오늘의 내 기록의 일부이니 이 공간에 남겨본다.

4 Jul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