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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여행 | 통일궁 - Reunification Palace : 베트남 근현대사를 느끼고 공부할 수 있는 역사적 장소

 

전편 포스트에 이어 통일궁(Reunification Palace) 관람이 계속.

 

 

베트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3가지 상. 이것이 Fu, Lu, Shou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Fu, Lu, Shou는 중국 전통 종교의 관념으로 그 기원은 1300년대부터 약 250여 년간 중국을 통치한 the Ming Dynasty(명 왕조)로 추측된다. 3개의 상은 왼쪽부터 Happiness (Fu), Prosperity (Lu), and Longevity (Shou) 을 의미한다.

 

 

 

 

꽃 모양의 조명은 이곳의 분위기를 더욱 부드럽고 화사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라고 박물관 내 안내판에 설명되어 있었다.

 

 

 

 

근데 꽃 등이 정말 예쁘긴 예뻤다. 서양 대사 부인들이 정말 좋아했을 듯.

 

 

 

 

영부인 접견실 앞 복도. 넓직넓직 시원시원하다. 

 

 

 

 

 

그 복도에 난 창으로 보이는 잔디 광장과 정문.

 

직선상에 노트르담 성당과 우체국이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10시 방향에는 1975년 4월 30일 통일궁 문을 부셨던 843 탱크가 전시되어 있다. 

 

 

 

 

베트남 공주 모습.

 

 

 

 

이곳에는 대통령 가족 전용 극장도 있다.

 

 

 

 

 

Projection Room.

 

 

 

 

당구대와 피아노도 있다.

 

 

 

 

이곳은 카드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장소 겸 술 마실 수 있는 bar.

 

재밌네. 이런 레저 장소도 있고.

 

 

 

 

옥상 안테나.

 

 

 

 

 

 

이곳이 Helipad(헬리패드).

 

빨간색으로 표시된 두 지점이 폭탄이 투하된 곳이다.

 

 

 

 

통일궁 뒷쪽 정원. 무척 잘 관리되고 있는 것 같다. 호치민 시내에서 각종 차량, 오토바이가 뿜어내는 매연을 마시다가 이렇게 녹음 가득한 곳에 와서 좋은 공기를 마시니 살 것 같았다.

 

 

 

 

이곳은 지하에 있는 부엌. 솥의 크기가 엄청난다.

 

 

 

 

 

그릴 크기도, 오븐의 크기도 엄청나네.

 

 

 

 

1975년 4월 30일 Duong Van Minh(두옹 반 민)이 Radio Sai Gon(라디오 사이공)에 그의 항복을 발표하러 갈 때 타고 간 지프차.

 

 

 

 

베트남의 근현대사를 말해주는 각종 사진 자료들과 지도, 뱃지, 총, 깃발 등의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자료도 있다.

 

 

 

 

서독에서 1960년대에 생산된 Mercedes-Benz(메르세데스 벤츠) 200 W110. 대통령 Thieu(티에우)가 사용했던 자동차.

 

 

 

 

 

이 오래된 멋드러진 벤츠는 남베트남 자유 20주년이 되던 1995년에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여기 지나면서 무슨 사형장인줄 알고 순간 깜짝 놀랐음...! Shooting gallery.

 

 

 

 

 

통일궁의 관람 시간은 오후 4시까지. 나는 통일궁의 곳곳을 관람하는 데에 심취한 나머지 지하 벙커 사령실, 암호해독실, 통신실, 침실 등을 미처 다 못 돌아보고 나왔다. 단지 사격실 하나 보고 나온 것이 아쉽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녀온 자료를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통일궁은 건물 자체와 그 주변 정원이 굉장히 잘 관리되고 있었다. 통일궁 안 관람객에게 공개된 방들은 벽 부분이 유리로 되어있었는데 그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시시때때로 어찌나 열심히 닦던지..! 정원의 나무들도 하나하나 다 식별번호를 가지고 있고, 이름과 학명이 표시된 나무들도 많았다. 

 

 

 

 

나는 통일궁을 다녀와서 아무래도 베트남의 역사를 좀 더 제대로 알아야겠다 싶어서 약간의 공부를 했다.

 

 

공산주의를 표방하던 소련과 대척하던 냉전 시대의 미국은 베트남 북부에 들어선 호치민의 공산주의 정권에 대항하기 위해 Nguyen(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왕인 Bao Dai(바오 다이) 왕을 몰아내고 스스로 대통령이 된 Ngo Dinh Diem(응오 딘 지엠)의 자유주의 정권을 지지하며 막대한 원조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Diem은 온갖 부패와 비민주적인 독채 정치로 남베트남을 이끌어갔다. 

 

남베트남 국민들은 독재와 가난에 시달리며 Diem(지엠) 정권에 대해 반발하게 되었고 민심은 차라리 베트남의 호치민과 베트남 민족해방전선(National Liberation Front(NLF), 일명 베트콩(Viet Cong, VC))을 지지하게 되었다. 

 

 

 

 

Nguyen(응우옌 왕조의 내무대신을 지낸 Diem(지엠)은 귀족 가문 출신으로 그의 가문은 매우 친프랑스적이고 대대로 카톨릭 집안이었다. 그는 국민 대부분이 불교를 믿는 베트남에서 지나친 카톨릭 우대 정책을 펼쳐 Diem(지엠)의 불교 탄압정책 및 부정부패와 독재정치에 대항하는 승려들이 잇따라 분신하는 일들이 발생되었다. 그 중 미국 기자 Malcolm Browne(말콤 브라운)이 촬영한 승려 Thick Quang Duc(틱 쿠앙 둑)의 분신하는 장면은 미국 전역에 파장을 일으키고, Malcolm Browne은 이 사진으로 퓰리쳐 상(Pulizter Prize)을 받았다. 미국 내에서는 Diem 독재 정권에 대한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여론과 함께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한 반전여론이 확산되어갔다. 통일 전쟁은 점점 북베트남에 유리하도록 돌아갔고 미국은 1973년 파리 평화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마침내 승산 없는 전쟁에서 손을 떼고 베트남에서 완전 철수하였다. 

 

1972년 미국의 워터 게이트 사건(Watergate affair: 1972년 선거에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던 맥거번(MacGovern)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자 베트남에서의 평화 협상 진전, 중국과의 국교 수립이라는 외교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재임 기간 중 별로 인기가 없었던 닉슨(Nixon)의 재선을 확신하지 못한 백악관의 참모들이 워싱턴 시내 워터게이트 호텔에 자리한 민주당 선거운동 본부에 도청 장치를 가설한 사건. 이로 인하여 닉슨은 재임 기간 중스스로 대통령을 사임한 미국 내 첫 대통령이 되었음.))으로 미국 내 입지가 좁아진 워싱턴 정부가 다시 개입하지 못할 것을 확신한 호치민이 1975년 월남으로 대대적인 진군을 감행하여 1976년 사이공이 함락, 베트남의 오랜 독립통일 전쟁은 끝을 보게 되었다. 

 

베트남에서 호치민의 영향력은 참으로 크다. 중요 기관마다, 집집마다 호치민의 얼굴 사진이 걸려있고, 심지어 베트남의 작은 단위부터 큰 단위의 화폐까지 모든 화폐에 호치민의 얼굴이 있다. 자본주의 정권의 부패와 독재를 경험한 베트남 국민들은 자연히 호치민의 청렴함과 애국심에 더욱 존경심을 가지고 따랐을 것이다.

 

 

 

 

베트남의 근현대사가 담긴 역사적 건물, 통일궁.

 

프랑스 식민 통치 시절 총독의 관저로 시작되었던 이 통일궁은 전쟁 중에는 미군이 사용하고, 베트남을 이끈 주요 대통령들이 사용했던 역사적인 장소로써 현재도 여전히 중요 행사 때 사용되면서 베트남 사람들의 산 역사 공부의 장소가 되고 있다.

 

입장료 30,000 dong 으로 나는 베트남의 근현대사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이 글은 지금까지 포스팅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글 중 하나이다. 

 

역사 공부 참 재밌네. 역사 공부를 하니 호치민 시의 모습이 더욱 새롭게 보이고 하나하나가 더 의미있게 느껴진다. 이런 것이 역사 공부의 힘인가보다.

 

그러니까 생각나는 것은 캄보디아 아이들이다. 캄보디아에서는 역사 책을 만들려고 해도 인쇄 자체가 정부 검열에 의해 제한되어 있으니... 정부 지도자의 부패와 무능이 국민들을 이렇게 무지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무척이나 무섭고 위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 권리를 박탈당한 채 정부의 독재정치라는 사회적 배경 속에서 어릴 적부터 부정부패를 보고 자라나는 아이들은 기성세대의 그 모습을 그대로 닮고 후대에게도 그 모습을 그대로 물려주고 있다. 세대와 세대를 통해 대물림,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무기력과 무능, 가난이라는 현실이 바로 캄보디아의 오늘날 모습인 것이다.

 

to be continued...

 

8 Dec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