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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두근두근 인도(Exciting India) - 너무 아쉬운 방송

 

인도는 미지의 세계가 아니다. 심지어 '더 이상' 미지의 세계가 아니라고 하는 말도 실수하는 말이다.

 

나는 몇 개월 전 Mumbai(뭄바이) 답사를 하며 뭄바이에 대해 알고자 자료들을 검색하던 중 작년 봄 무렵 방영되었던 KBS의 <두근두근 인도>를 보게 되었다. 인도에 대해 이제는 선입견이 많이 줄었는지 걱정 반, 또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새로운 인도를 보게 될까 기대 반인 마음으로 봤다.

 

'두근두근 인도'에 대한 KBS의 소개는 다음과 같다.

 

'특종’을 향한 스타 특파원들의 살아있는 취재 여행기! 대한민국 최고의 K-POP스타들이, KBS 보도국의 스타 특파원이 되어 K-POP스타의 시선으로 인도의 K-POP 진출 가능성을 취재, 9시 뉴스에 도전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KBS 이름을 내세우고 소위 한류 스타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내세워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실망스럽기만 하다. 짧은 시간 동안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런 촬영을 한 것인지.. 연예인들을 내세울 것이면 그에 완전히 포커스를 맞추던지 할 것이지, 인도 국가 이미지는 물론 한국 국가 이미지도 떨어지게 하는 언행들이 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팬들이야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봤겠지만, 인도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기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이미지에 한계를 그어놓고 인도를 대하는 출연자들이나 이를 편집한 제작자들의 생각에 너무나도 실망했다. 

 

 

 

 

 

인도는 장구한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오늘도 끊임 없이 변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도 이미지는 아직도 정리되지 못한 길거리의 모습이나 손으로 식사를 하는 식문화 또는 소위 '사기꾼' 호객꾼 등으로 인도의 모습이지만 그것이 곧 인도의 전부가 아니다. 물론 인도를 무조건적으로 예찬하자는 것도 아니다. 인도는 사회적 제도나 경제구조, 시민의식 등 앞으로 극복하고 바꾸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다. 그럼에도 인도는 광대한 국토, 풍부한 천연자원, 세계 2위의 인구(중산층 3억명) 등 거대한 성장잠재력과 구매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세계 6번째 위성발사국이자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3명)를 배출한 과학기술 강국이며 IT 분야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첨단산업 선도국가이다. 또한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뛰어난 문화,역사,철학,인문을 기반으로 시민의식 또한 더욱 성숙되어가고 있고 사회 부조리들을 바로 잡기 위한 여러 노력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도 이미지는 걸인들이 길거리에 즐비한 콜카타(Kolkata)의 서더 스트리트(Sudder street)와 같은 모습이겠지만 그 부분의 극히 일부임을 말하고 싶다. 인구 거의 13억에 육박하기 때문에 인도에는 부자도 많고 가난한 사람도 많다. IT 산업으로 유명한 남인도 카르나타카(Karnataka) 주의 대도시 벵갈루루(Bengaluru)를 예로 들면 이곳은 생활 수준이 정말 높은데 사람들 지갑에 Rs.10(한화 약 180원)가 가득 들어있던 때는 저 먼 옛날 이야기이고 대부분이 Rs.500 / Rs.1000(한화 약 9,000원 / 18,000원)쯤은 아주 가볍게 들고 다니고, 많은 사람들이 슈퍼에서 음료수,과자 몇 개 사면서 신용카드를 내미는 모습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인도 모디(Modi) 총리의 경제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인도 곳곳 대도시에 'Smart City' 가 들어서고 있는데 소위 serviced apartment라고 하는 이곳의 월 임대료는 1 Lakh(한화 약 180만원)을 훨씬 상회한다. 방 3~4개가 딸린 30~40평형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는 2~3 Crore(한화 약 3억 6천~5억 4천)가 기본이다. 물론 인도에는 29개 주가 있으므로 위에 언급한 것이 인도 평균은 아니지만 교육수준과 문화적,경제적 수준이 높은 뱅갈루루 도시는 이런 수준이라는 것으로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소위 그 '인도'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도는 높은 경제성장률만큼이나 물가상승률도 높아서 식료품,생필품을 구매하는 데에도 한국에 준하는 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인도에 대해서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기존의 이미지로만 대하고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가난하다거나 문화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나 미개한 것이 아닌데 도대체 우리는 언제부터 우리와 다른 것에 대해 높낮이를 두고 대하게 된 것인지 너무나 안타깝기만 하다. 더욱이 인도가 어떤 나라인지 알기도 전에 한류 스타라는 사람들이 자기를 아냐면서 인도인들에게 인터뷰하고 다니는 장면은 우리의 생각과 기준, 콧대가 얼마나 어이없게도 높은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인도인의 문화,사고,삶,경제.. 인도라는 나라를 알려고도 하지 않고 어떻게 나를 알리고 그들과 관계를 맺는단 말인가. 

 

아래는 기사의 몇몇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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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이 취한 방식은? 사람들이 밀집한 인도의 광장에서 '한류를 아십니까?' '슈퍼주니어를 아십니까? 샤이니, 엑소를 아십니까?' '저를 본 적이 있습니까?' 등을 묻고 다니는 것이다. 그도 안되니,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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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제작진이 멤버들에게 여행지에 대한 최소한의 학습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는지도 궁금하다. 첫방 속 멤버들은 21세기를 사는 인도를 찾아가면서, '여전히 손으로 음식을 먹을테니 숟가락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거나 마치 아프리카 오지라도 가는 듯 물을 캐리어 몇 개씩 담아가는 행동을 보였다. 이를 만약 인도 현지인들이 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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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현재 그곳의 실정 정도는 제대로 알고 관심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게 해 주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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