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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 랑랑 연주 - 발레리 게르기에프 지휘 -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
Olivia올리비아 2022. 8. 11. 13:05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 Sergei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2 in c minor Op.18
피아니스트 랑랑(Lang Lang) 연주 - 발레리 게르기에프(Valery Gergiev) 지휘 -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Mariinsky Theatre Orchestra)
피아니스트 Lang Lang(랑랑)이 Valery Gergiev(발레리 게르기에프)와 함께 연주하는 Sergei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2(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어쩌다가 요 몇 일 이 곡을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몇 번 듣긴 들었었는데 오늘은 조금 더 집중해서 듣게 되었다.
1악장을 들으니 마치 Lang Lang을 눈 앞에서 보고 있는 듯 Lang Lang의 소리를 통해 Lang Lang 특유의 제스쳐가 상상이 되는 듯 했다. 음악에 대한 상상력이 참 좋은 랑랑. 그의 특유의 터치를 통해서 랑랑이 표현하고자 했던 라흐마니노프는 무엇이었을지 상상해보게 되었다. 당겨줄 땐 엄청 당겨주고 여유로운 부분은 엄청 더 여유로워서 의외이기도 하였다. 약간 논 레가토 터치를 하는데 3악장에서도 종종 일관적인 터치를 보여주었다.
2악장은 생각보다는 건조했다. 오히려 피아노보다도 오케스트라의 관악기 독주들이 더욱 귀에 들어왔다. 생각보다는 단조로운 연주여서 그런지 오케스트라가 귀에 더 들어오기도 했는데 2악장에서 현의 피치카토 소리가 미세하게 들리는 것은 정말 오래간만의 경험이었다. 오케스트라에 비해 피아노가 약간 플랫된 느낌인데 그래서 그런지 오케스트라가 더욱 색채감 있게 들리는 효과를 가져다주기도 하였다. 피아노가 플랫된 느낌은 어느 정도냐면 음악을 따라서 머리속으로 연주를 하는데 내가 아는 음이 아닌 다른 음을 랑랑이 짚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2악장은 자칫 정신줄을 놓으면 묘하게도 4박자가 3박자 음악이 될 수 있는 곡이다. 마치 Maurice Ravel의 Piano Concerto in g minor 2악장처럼 말이다.
3악장은 좀 더 템포를 낼까 싶었는데 여전히 스피드를 급하게 하진 않는 연주였다. 오히려 랑랑 맞나 싶을 정도로 답답하고 종종 지루한 느낌마저 주었는데 그때마다 다시 곡에 집중할 수 있도록 나를 끌어오는 것은 오케스트라였다. 3악장으로 갈수록 금관의 화려함과 Gergiev 특유의 드라마틱함이 짠! 하고 나타나 순간순간마다 마음이 설레였다. 자칫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부분들을 오케스트라가 텐션과 릴렉스를 통해 들려줄 때에는 마치 Gergiev의 지휘 동작을 보고있는 듯 상상이 되기도 하였다. 이에 부응하듯 랑랑 역시 소리와 음향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피아노는 특유의 둥그런 소리가 나는 것이 스타인웨이 같긴한데 랑랑이 소프트 페달을 밟는 효과까지 자세히 들려서 신선했다. 내가 이 음악을 듣는 데에 메인으로 집중하고 기대했던것이 어쩌면 무의식중에 새겨진 '적절'한 템포었다면, 랑랑과 게르기에프는 그 템포가 아닌 음향효과에 총력을 기울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쩌면 조금 난해하게도 들리는 연주였지만, 3악장이 끝나갈 때 즈음에는 그런 깨달음이 오는, 나의 생각을 뒤바꿔준 신선한 충격의 좋은 연주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또 하나의 가르침을 가져다 준 좋은 연주였다.
1 Dec 2018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 Sergei Rachmaninoff Piano Concerto in c minor Op.18
피아노 : 랑랑 (Lang Lang)
지휘 : 발레리 게르기에프 (Valery Gergiev)
오케스트라 :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 (Orchestra Of The Mariinsky Theatre)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 Moderato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 Adagio sostenuto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3악장 Allegro scherza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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