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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 후카무시 차(深蒸し茶, Fukamushi sencha) - Japanese Deep Steamed Green tea

 

밤의 후카무시 차

 

낮엔 커피를 마시고 낮잠을 자느라 티타임을 놓쳐서 밤에 가지는 티타임.

밤이니까 홍차는 부담이고 일본 후카무시 차를 꺼냈다.

향긋하니 맛있다😌🌿 귀한 차라면서 지인이 주신 차인데, 어떤 분은 몸이 아플 때마다 수시로 이 차를 마시면 좋다고 하신단다.​

맛이 살짝 깊어지자 약간의 속쓰림이 있을까 말까 위태위태한데 사실 빈 속에 마시기보다 식후에 마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겁도 없이 부주의하게 원목책상에서 뜨거운 차를 붓다가 흘려서 결국 테이블에 하얀색 water mark가 남았다. 별다른 사고 안치고 매사에 차분하고 조심성 있던 나였는데 평생 안 치던 사고들을 요즘 몰아서 치는 듯 자주 덜렁댄다😆ㅠ.ㅜ 왜 이런대ㅠ.ㅜ 그래도 한편으론 약간의 일탈감(?)마저 느껴지기도 한다. 사고칠수도 있지 뭐.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 있어. 말썽 부려도 나는 여전히 나야. 하는 그런 마음들?

말썽꾸러기인데도 왠지 즐거운 마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음악을 하면서도 완벽에 대한 강박은 어쩌면 음악가의 필수(?)조건이기도 한데, 그렇게 살았던 나를 요즘 재조명해보면서 내 스스로도 내 자신에게 얼마나 혹독했었던지,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들이 들면서 내가 실수하는 부분까지도 스스로 용납도 되고 심지어 그런 나 자신까지도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 데에서 오는 즐거움, 자유, 해방감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요즘 틀리고 실수하고 내 마음에 썩 들지 않는 연주까지도 내 개인의 기록으로써 올려보고도 있고 그럴 수 있게 된 것 같다. 스쳐지나가는 그 순간이라도 내 자신은 여전히 귀하고 아름답기에, 그렇게 나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기에 나에 대한 기록 하나하나가 참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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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잤는데도 밤이 깊어가자 하품이 나온다.

그래도 안 자고 싶어서 버티고 버티다보니 벌써 새벽 2시 반.

그냥 늦은 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시간(동네 개들은 짖어대며 제일 활발한 시간이지만). 음악도 듣고 글도 읽고 쓰고 생각도 하고 필요한 공부들도 하고 스케줄도 짜고 여러가지 일들을 하다보니 이 또한 괜찮은 시간이다.

매일 느끼는 것이지만 하루24시가 너무 짧다. 잠은 왜 자야하는 것일까🤔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자는 시간이 참 아깝다고 자주 느낀다. 체력이 허락한다면 안 자고도 싶지만, 사람에게 있어 결국 삶의 리듬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한 것을 알기에... 가능한 잠자는 것과 생활하는 부분에 균형을 맞추어가도록 해야겠다.

7 May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