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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시금치 룰라드 만들기 레시피

Olivia올리비아 2021. 10. 18. 14:21

크림 치즈와 파프리카로 속을 채운 시금치 룰라드

Spinach with Cream cheese & Red pepper Roulade

시금치 룰라드 만들기

 

외국 요리책을 보다가 발견한 룰라드! 색이 너무 예쁘고 시금치를 갈아 만든 룰라드 베이스가 너무 궁금해서 꼭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마음에 드는 음식을 발견하면 당장 만들어보고 싶지만 막상 냉장고에는 원하는 재료가 없고.. 장을 봐온다 해도 조금만 쉬었다 해야지- 하다보면.. 만드는 것을 미루게 되더라구요. 아~ㅠ.ㅠ 스스로의 게으름에 대한 자책과 후회가 마구마구~~ 이제부터는 조금 더 부지런해지려구요^^;

 

 

자~ 오늘의 주인공인 룰라드(Roulade)!! Roulade는 음악 용어이기도 하고 음식 용어이기도 해요. 음악에서의 Roulade는 2개의 중요한 선율 사이를 빠른 경과음으로 연결하는 기법으로 일종의 꾸밈음이에요. 요리에서의 Roulade는 프랑스어로 '말다' 라는 의미인 'rouler' 에서 나온 말로 롤 요리를 뜻하며 Swiss roll이라고도 해요. 형태는 얇게 썬 고기 조각으로 치즈나 채소, 고기 필링 등을 말아 놓은 것인데요, 이 재료들 외에도 잼, 버터크림, 레몬커드, 가나슈 등의 달콤한 재료를 채워 말아 놓은 것도 룰라드라고 해요~ 그러니까 롤케익도 룰라드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룰라드는 나라마다 이름과 그 만드는 방법이 다양해요. 나라별로 특징적인 룰라드의 종류로는 아래와 같아요.

 

이탈리아 - Braciole

파마산 치즈, 빵가루, 달걀을 소고기, 돼지고기나 치킨 등으로 말아냄.

 

프랑스 - Paupiette

채소, 과일, 사탕절임 등의 재료를 넣고 송아지 고기로 말아낸 요리. 굽거나, 튀기거나, 포도주나 스톡으로 브레이징을 함.

 

독일, 헝가리 - Rouladen

양파, 베이컨, 피클 필링을 고기로 말아놓은 요리.

 

이런 것들이 있어요~ 이렇게 룰라드는 안에 들어가는 재료는 다양하지만 겉은 고기로 감싸서 만드는데, 전 고기 대신 시금치를 갈아 룰라드 베이스를 만들고, 속재료로 크림치즈와 파프리카를 넣어서 채소 룰라드를 만들어 봤어요-

 

 

시금치 룰라드 만들기 재료 및 만드는 방법

-룰라드 베이스-

(17 x 23cm 틀 1개 분량 - 롤케익 틀이나 롤케익을 만들만한 틀 아무거나 괜찮아요.)

시금치 250g

버터 7.5g

달걀 2개(흰자, 노른자 분리)

소금, 후추 약간

넛멕 약간

 

 

-속재료-

크림치즈 125g

우유 약간

빨강 파프리카 1/2개

 

-노랑 파프리카 소스-

노랑 파프리카 1개

마늘 1쪽

물 300ml

말린 타임 가루 약간

버터나 올리브 오일 1Tbsp

소금, 후추 약간

카이얀 페퍼 약간(생략 가능)

 

 

STEP 1. 파프리카 구워서 껍질 벗기고 썰기

200℃로 예열한 오븐에 파프리카를 넣고 20분 정도 굽습니다. 굽는다기보다 사실 겁 껍질을 태운다고 하는 것이 더 알맞겠네요~ 껍질을 태우면 속 살과 껍질이 잘 분리되고, 파프리카의 단 맛이 더 잘 우러나와요- 파프리카 꼭지 부분을 포크로 찍어서 직화로 태우셔도 되요- 그런데 다만 직화는 겉만 타고 속은 잘 안 익을 수 있으니 그건 주의해 주셔야 해요~

 

 

파프리카를 구운 후 비닐에 넣어 두면 3번째 사진처럼 뭉방울이 몽글몽글 맺혀요~ 이렇게 하면 수분 때문에 껍질과 속살이 더 잘 분리되요.

 

 

비닐 안에 10~20분 정도 넣어 둔 파프리카를 꺼내 껍질을 벗기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둡니다.

 

 

STEP 2. 룰라드 베이스 만들기

오븐을 200℃로 예열하고, 틀에 유산지를 깔아 둡니다.

 

 

시금치는 꼭지를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팬에 넣어 익힙니다. 팬에는 물이나 기름을 안 두르셔도 되요. 시금치를 씻고 나서 생긴 물과 시금치 자체의 수분만으로 2번째 사진처럼 물이 생기면서 잘 익혀져요- 7~10분 정도 시금치를 잘 익히고 물기를 빼 놓습니다.

 

 

시금치, 달걀 노른자 2개, 버터를 넣고 시금치를 곱게 갈아 줍니다. 소금, 후추, 넛멕 약간을 넣어 간을 합니다.

 

 

물기가 묻어 있지 않은 깨끗한 볼에 달걀 흰자를 넣고 거품기로 머랭을 만듭니다. 제과를 할 때에는 설탕을 넣고 머랭을 만드는데, 설탕을 넣지 않아도 이렇게 각이 잘 서는 머랭을 만드실 수 있어요. 머랭이 너무 푸석푸석하지 않도록, 적당한 윤기가 돌도록, 머랭이 힘 있게 서는 정도까지 휘핑해 주세요~

 

 

 

시금치 갈아 놓은 것에 머랭의 1/3을 넣고 머랭이 꺼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섞습니다. 3번째 사진처럼 흰자가 어느 정도 보일 때(흰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 섞으면 머랭이 꺼질 수 있으므로) 다시 남은 머랭의 반을 넣고 섞습니다. 흰자가 대충 섞였으면 남은 머랭을 다 넣어 반죽을 완성합니다.

 

 

완성된 반죽을 준비한 틀에 넣고 오븐에서 12~15분 정도 굽습니다. (가운데를 꼬치로 찔러봤을 때 묻어나오지 않으면 다 익은 거예요-) 저는 집에 유산지가 없어서 급한대로 그냥 호일을 깔고 구웠는데요- 유산지나 테프론시트를 깔고 구우시는 것이 나중에 시트를 제거할 때 훨씬 잘 떨어져요. 저처럼 정 호일을 사용하시려면 호일에 버터나 오일을 충분히 바른 후 사용하세요~

 

 

STEP 3. 크림치즈 필링 준비하기

 

실온에 두어 말랑말랑해진 크림치즈를 거품기로 부드럽게 풀고 룰라드 베이스에 부드럽게 발릴 수 있게 우유를 적당량 넣어 부드러운 크림 상태로 만듭니다.

 

 

STEP 4. 필링 넣어 말기

 

룰라드 베이스보다 큰 크기의 유산지나 종이 호일을 깝니다. 그 위에 구워낸 룰라드 베이스를 뒤집어 놓고 유산지를 떼어냅니다. 준비해 놓은 크림치즈를 원하는만큼 골고루 바르고 썰어 둔 파프리카를 그 위에 얹습니다.

 

 

룰라드 베이스 끝부분을 칼등으로 살짝 누르고 그 부분을 앞으로 한 번 접어줍니다. 그 다음 룰라드 베이스 아래에 깔린 유산지를 앞으로 밀어가며 김밥 말듯이 말면 완성입니다!

 

 

STEP 5. 노랑 파프리카 소스 만들기

룰라드만 만들어 드셔도 되지만 여기에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소스도 한 번 만들어 볼게요~

 

 

노랑 파프리카는 꼭지와 씨를 제거하고 균일한 크기의 청크로 썰어 놓고, 마늘은 편으로 썰어 놓습니다. 물과 파프리카, 마늘, 타임가루를 넣고 파프리카가 부드러워지도록 10분 정도 끓입니다. 마늘을 제거하고(넣으셔도 되요-) 파프리카와 파프리카 삶은 물을 잘 갈아 퓨레를 만듭니다. 버터나 올리브 오일을 넣고 다시 한 번 갈아주고 체에 거른 후 소금, 후추로 간을 하고 카이얀 페퍼를 조금 넣습니다.

 

 

 

이 소스는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혀서 드셔도 되고 따뜻하게 다시 데워서 룰라드와 함께 드시면 됩니다! 

 

 

완성된 시금치 룰라드

 

 

 

 

 

 

룰라드의 생생한 컬러~ 마음에 들었어요! 맛은 시금치와 파프리카의 채소 본연의 향이 잘 느껴지는 맛이에요.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은은한 매력이 있는 그런 맛이요~ㅎㅎ 자칫 크림치즈 때문에 느끼할 수 있는데요. 크림치즈에 생 레몬즙을 넣으시면 상큼한 향이 풍겨서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소금과 후추로도 약간 간을 하시구요~ 그리고 룰라드 베이스를 만드실 때 소금과 후추 간을 넉넉하게 하지 않으면 다 만들고 났을 때 자칫 느끼하거나 맛이 없을 수 있으니 간을 넉넉하게 해주세요~

 

 

파프리카 소스는 아주 특별한 맛은 아니에요. 이것 역시 재료 본연의 향을 잘 느낄 수 있는 소스! 소스라기보다는 그냥 묽은 soup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구요~ 소스와 함께 먹으면 파프리카 특유의 향이 풍기면서 룰라드의 맛이 더욱 잘 살아나는 것 같아요. 채소 요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보세요~ :D 

 

이번 글 쓰는 것도 시간이 꽤 걸렸네요- 글도 빨리빨리 쓰고 싶고, 사진 선정이나 편집도 재빨리 하고 싶은데.. 하다 보면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가는지요^^;; 글 쓰는 것도 자꾸 하다 보면 속도가 빨라지겠죠? 그래도 이것저것 자료도 찾고 하다 보니 공부가 많이 된 것 같아 뿌듯해요^^

 

무엇인가에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 그만한 시간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은 것은 그것이 그만큼 제게 가치 있고 흥미로운 일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요리를 그렇게 잘 하진 못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재료를 다루는 스킬이나 조리 기술도 많이 늘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어제 dk와 칵테일을 마시면서 생각한건데, 지금까지 맛보지 않았던 것들을 맛보는 일도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것 같아요. 처음 맛보는 칵테일의 맛에 눈이 번쩍 뜨이면서 제 자신이 넓어지는 것을 느꼈거든요-

 

앞으로도 더 많은 요리들을 배우고, 만들고, 맛보면서 제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싶습니다:) 요리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라면 더욱 행복할 것 같네요! 덧글과 공감으로 요리에 관한 행복하고 즐거운 이야기들을 함께 나눠봐요:D

 

18 Jul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