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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여행 Dubai | 멋진 최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 Burj Khalifa | 영국-중동을 거치면서 확연하게 느끼는 문화 차이

 

UAE(아랍에미리트) - Dubai(두바이)의 Burj Khalifa(부르크 할리파)

 

 

 

두바이에서는 금요일, 토요일이 주말이기에 오후 시간이 될수록 The Dubai Mall에 사람들이 바글댄다. 여기에 중국인 관광객 무리는 또 왜 이렇게 많은지...

 

아무튼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사람들과 부딪침이 잦은데, 런던에서는 그렇게도 자주 듣던 "sorry"를 여기서는 한 번도 못 들었었다.. 특히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의 부주위로 발이 몇 번 부딪쳤는데 무슬림 여자는 굳은 표정으로 미안한 기색 하나 없다. 

 

화장실에서도 무슬림 여자들은 으레 그렇다는 듯 그냥 입장해서 아무 문 앞에나 가서 서있고, 먼저 줄 서 있던 서양 여자들은 당황한 얼굴로 줄이 있다고 알렸다. 영국에서는 항상 "Are you in the que?" 라고 묻는 것을 듣고 봤다(영국에서는 보통 줄을 line이 아닌, que라고 표현).

 

지하철에서도 어린 아이가 자꾸 자신의 발로 내 다리를 툭툭 치는데도 히잡 쓴 무슬림 여성은 내게도, 자신의 딸에게도 묵묵부답. 런던 호텔에서는 영국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탈리아 부부의 아들들이 식당에서 런던버스 장남감 가지고 놀다가 내 테이블에도 와서 막 놀았는데, 그렇게 하자마자 부부는 특히 아빠가 바로 정색을 하면서 아주 단호하게 "NO"라고 일러주었다. 심지어 내가 애들 노는거니 괜찮다고 해도 아빠는 아니라면서 자녀에게 굳은 표정을 보이니 자녀들은 눈치를 보더니 다시 자기들만의 장소로 가서 얌전히 놀았다.

 

UAE, Dubai에 와서 이렇게 엄청난 문화 차이를 느끼고 있다. 영국에서 인도로 바로 갔었더라면 못 느꼈을 법한 것. 이렇게 문화권마다 소위 '흔히 통용되는 것', '상식'이라는 것이 이렇게나 다른가 싶다. 누구를 비하하고 누구를 높이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내가 상대방을 배려하고, 상대방 역시 나를 배려하고 있구나를 느끼면 사람들은 존중받는 느낌과 함께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고 보니 참 신기하다. 서양권이 개인주의가 발달했기 때문에 내가 침해받고 싶지 않는만큼 나도 남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마음 때문에 sorry와 please가 일상 용어가 됐는지도 모르겠지만 영국에서는 거꾸로 care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부분의 가게에서 점원들은 손님들이 있건말건 일하다가 자신의 동료를 만나면 아끼고 care해주는 모습이었고, 나도 영국에서 많이 들은 말 중에 "are you okay?" 또는 "are you alright?"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이 말은 영국에서 "how are you?"라는 뜻인가..? 글 쓰다가 점점 미궁 속으로... 어쨌든 영국 사람들은 타인에게 무척이나 친절하면서 이방인들을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는 분위기였다.

 

그 반대로 동양 문화권은 상당히 가족적, 공동체적이어야 하는데 두바이도 그렇고 오늘날 도시의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타인에게 말 걸기를 두려워하고 심지어 말 섞기도 꺼려하며 남들이 어려움 당할 때 자신이 혹 그 일에 연루되거나 불이익을 당할까 쉽사리 도와주지 못한다. 오죽하면 한국에서도 만약 여성들이 길거리에서 위험한 일을 당하고 있으면 도와주다가 자신이 해를 입게 될까 그대로 발길을 돌린다고 하지 않는가. 

 

동/서양을 가르자는 것도 아니고, 인종차별도 아닌.. 두 나라를 여행했으니 아무래도 비교를 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작년 여행 시에도 느꼈지만, 여기 두바이는 돈은 많지만, 그래서 중동문화의 특성상 또 치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겉모습이 화려한 사람이 많지만, 그 이면에는 이곳은 생생하게 살아있다기보다도 건조한 느낌이 먼저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최대 규모의 쇼핑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세계 최초의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 등.. 두바이는1833년에 설립된 이래로 매우 짧은 역사 속에서 '세계'라는 타이틀을 여러 개나 달고 있음이 대단하지만, 한편 사람들은 공허가 가득하고 뭔가가 경직되어 보이며, 타인에 대해 무관심하고 차가워보이기까지 한다.

 

영국에서는 그곳의 깊은 역사와 문화, 관습 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굉장히 뭔가를 얻은 느낌이고 배우는 점이 많았는데, 두바이에서는 몇 안되는 역사적인 곳들을 방문하면서도 작년에도 사실 그렇게 많이 와닿진 않았었다. 물론, 영국은 역사가 깊은 나라이니 그 나름의 특징과 매력이 있는 것이고, 두바이는 생긴 지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나라인만큼 역사적인 기반보다도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이루며 각종 오락거리를 제공하는 최고의 도시로써 그 명성을 자랑하고 있을테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영국은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고 그 역사와 문화, 유산을 후대에게 잘 전달해주려는 노력들이 굉장히 많았음이 생각났다. 두바이도 물론 잘하고 있겠지만, 워낙 관광지로 더 정평이 나서일수도 있겠지만, 전세계 사람들이 두바이에 대해서 알고 가기보다도 쇼핑하고 리조트에서 쉬는 정도에 그치는 것 같다. 아니면, 무슬림이라는 특성상 워낙 자기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결속력이 있기 때문에 알리지 않아도 되는걸까? 두바이 공항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들어오는 광고가 신도시들 광고일 뿐, 두바이의 역사적 부분과 연관지어진 스토리텔링을 찾지 못했다(두바이에 대해 찾아보니 두바이는 1833년에 세워진 도시로 역사가 무척 짧은 도시이다.).

 

뭐.. 각 도시마다 운영 방법과 추구하는 모습이 다르니 무엇이 더 낫다고는 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는 개인적으로 영국을 한번 경험하고 나니 영국의 신사 매너에 흠뻑 빠져서, 바로 그런 훌륭한 관습과 문화가 사회 분위기는 물론 정치, 경제에까지 어떻게 영향 미치고 있는지, 그렇다면 한국은 과연 어떤 모습인지 생각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17시간 여 정도 잠시간 두바이에 체류하면서(의도적으로 비행 플랜을 그렇게 선택했음) 그렇게 이것저것.. 느껴지고 있다.

 

* Burj Khalifa(부르즈 할리파)는 다시 봐도 어마어마하고 멋있다. 그 세련미는 분명 인정을 하는 바이지만, 영국의 오래된 건축물의 그 아름다움에는 역시 비할 바가 못 된다. 특히 런던의 Tower Bridge는 가히 최고..!! 겉에서 봐도 아름답지만, 다리 걸어가면서 다리 내부에서 탑 쪽을 올려다보면 그 장관에 진짜 넋을 잃게 된다. 타워 브릿지가 런던의 명물이 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다리 내부를 꼭! 걸어봐야 한다!!

 

25 Ma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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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글을 다시 읽어보니 영국 여행에 대한 감동으로 글이 약간 감상주의로 치우친 면도 없잖아 있는 것 같다.

 

영국에서 좋은 경험을 했던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었고 그것은 분명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언제나 본질을 정확히 볼 수 있어야 한다. 영국 사회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문화권과는 비교되는 그들만의 고충과 갈등들이 많을 것이다. 

 

살아보지 않으면 그 문화에 대해 깊숙이 알기가 참 어려운데, 영국은 정말 내 인생 가운데 한번쯤 살아보고 경험해보고 공부해보고 싶은 나라임에는 분명하다.

 

18 Apr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