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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행 7-3 | 런던 여행 London 

로얄 알버트 홀(Royal Albert Hall) - 클래식 공연 : 클래시컬 스펙타큘러(CLASSICAL SPECTACULAR)

 

London Day 7.

 

 

Royal Albert Hall (로얄 알버트 홀) -  《CLASSICAL SPECTACULAR 클래시컬 스펙타큘러》

 

 

 

 

 

서양 음악 전공자로서 영국의 연주 홀은 당연한 궁금증으로 다가왔고, 호텔에서 도보 10분 이내 거리에 있어 늦은 시간에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로얄 알버트 홀에 다녀왔다. 이 홀은 매년 여름 세계 최대의 클래식 음악 축제인 BBC PROMS으로 유명하기도 한 홀이다.

 

호텔에서 만난 영국 청년에게 음악으로 유명한 대학을 물으니, 글쎄..? 하면서 미술과 스포츠로 유명한 대학은 있지만 음악은 잘 모르겠는 듯한 모습이었다. 사실 나 역시도 묻긴 물었지만 서양 음악 전공자들은 보통 유럽의 독일이나 미국으로 많이 유학을 가고 영국은.. 왕립음악원 정도(..?)가 유학하는 곳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영국은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고 이를 즐기기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유수의 공연장들을 잘 갖추고 있는 듯 보인다.

 

 

 

 

오늘은 공연은 《CLASSICAL SPECTACULAR - 클래시컬 스펙타큘러》로, 사람들이 익히 들어 알만한 클래식 음악들이 연주되면서 다양한 빛깔의 컬러들이 공연 내내 비춰지는 완전 SPECTACLE!한 호화 SHOW였다.

 

 

 

 

나는 단지 공연장을 방문해보는 것에 의의를 두고 제일 꼭대기 층인 Rausing circle 좌석을 구매했는데, 아름다운 빛의 쇼는 물론 런던 최대 규모의 오르간(파이프가 9,999개)과 오케스트라석, stall로 종종 뛰어들어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댄서들 등등 이 모든 것을 보기에 정말 좋은 자리였다. 

 

 

 

 

 

 

공연의 압권은 빛의 쇼도 쇼였지만, 홀의 음향이었다. 마이크 없이도 어떻게 꼭대기 층까지 풍부한 음향이 울릴 수 있는지, 시종일관 오케스트라석과 홀의 천장을 올려다보며 그저 감탄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여기에 영국의 공연 문화도 경험할 수 있었는데, 뮤지컬 라이온 킹(The Lion King)의 전용극장인 라이시움 극장(Lyceum Theatre)에서도 볼 수 있었지만 공연장 내에 음료나 샴페인, 진, 위스키 등의 주류가 반입 가능하다는 점(홀 곳곳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판매) 그리고 또한 공연 내내 엄숙해야 하고 다른 관객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관념이 큰 한국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관객이 얼마든지 연주자들에게 환호를 보내고 리액션을 한다는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연주는 예고된 공연 프로그램 외에도 더 추가되었는데, 영국의 유명 작곡가 엘가(Edward William Elgar)의 유명한 행진곡인 <Land of Hope and Glory>를 연주할 때 사람들이 일제히 영국의 국기인 Union Jack을 흔들면서 환호하고 함께 노래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마지막은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서곡인 <1812 Overture>가 연주되면서 웅대하면서도 장엄한 실내 불꽃 쇼가 열렸다. 사실 차이코프스키 곡이 마지막이었고 2시간 여 음악을 들었고 밤이 깊어가니 몸이 노곤노곤해질 무렵 갑자기 영국 근위병 복장을 한 사람들이 저 위에서 대포와 총으로 불꽃을 발사하니 다들 정말 깜짝 놀랐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즐거워하는 장관이었다. 빛, 레이저, 실내 불꽃쇼, 거기에 풍선과 색종이까지 떨어지면서 조용하고 엄숙해야만 하는 것이 관례인 클래식 음악회가 완전히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거대 호화 쇼가 되었다. 

 

 

 

 

공연을 마치고는 모두가 질서 있게 퇴장하는 매너에 반했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는 런더너들 무리에 끼어 걸으면서 그들의 재잘대는 공연 후담도 엿듣고, 길 건너려고 혼자 보도에 서 있었을 뿐인데 정지선 지켜 사뿐히 멈추더니 손수 손을 흔들면서 먼저 지나가라고 했던 정말 GENTLE 그 자체인 한 영국 신사를 만나고서는 몇 배로 감동.

 

호텔로 걸어오면서, '아, 영국 정말 어떤 나라기에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키고 혼을 쏙 빼놓지?!' 싶었다. 다른 나라에 가면 또 다른 그들의 것들을 느끼고 생각이 많아지겠지만, 일단 영국 런던은 오래된 건물, 빈티지, 역사 등을 넘어서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있는 그들의 깊은 문화 관습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그래서 사람들이 영국에 반할 수밖에 없는 것이구나 하고 느꼈다. 

 

 

 

 

호텔에 돌아와서 Royal Albert Hall의 유래를 찾아봤다.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 앨버트 공이 주도한 1851년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Great Exhibition of the Works of Industry of all Nations)가 대성공을 거두자, 앨버트 공은 박람회의 정신을 후손 대대로 이어갈 수 있는 ‘산업과 문화 교육을 위한 건물’을 지을 것을 제안하여 1871년에 개관, 현재 약 5,000석 규모의 영국 최대 규모의 콘서트홀을 만들었다.

 

홀의 건물 외벽을 삥 둘러선 대형 테라코타 프리즈에는 1851년 만국 박람회에 각 나라에서 가져온 건축, 농업 등의 문화.과학 기술이 그려져 있고 그 위에는 이렇게 씌여 있다.

 

“이 홀은 앨버트 공의 계획에 따라 만국의 예술, 과학, 산업의 진보를 위해 건립되었다. 부지는 1851년 대 박람회의 수익금으로 매입했다. 빅토리아 여왕이 참석하여 1867년 5월 20일 정초식, 1871년 3월 29일 개관식을 거행했다. 오 주는 위대하시도다. 능력과 영광과 승리와 위엄이 하늘과 땅에 충만하시도다. 지혜와 모든 피물이 신의 손에 있도다. 높은 곳에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로다" (중앙일보_세계 공연장 순례 발췌)

개관한 지 150여 년 되는 현재까지 클래식 음악회, 오페라, 팝 콘서트, 박람회, 전시회, 권투 경기, 마라톤, 강연회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로얄 알버트 홀. 

 

가장 와닿는 부분은 '박람회의 정신을 후손 대대로 이어갈 수 있는..' 이란 부분과, 어떤 특정 종류의 공연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수용한다는 점, 특히 영국이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부분이 바로 '대대손손' 후대 정신에 있는 것 같다. 현재 영국의 젊은이들은 영국의 왕실을 별로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영국의 왕실은 역사와 전통을 세워가면서 많은 훌륭한 유.무형의 유산들을 후손들에게 전달하고 있고, plus.. 여기에 엄청난 경제적 가치들을 만들어내고 있기에 영국이라는 나라가 전세계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오늘날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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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제 공연의 후기를 오늘 아침에 기록해보며 교과서나 각종 매체에서만 보던 영국 이외의 것들이 현지에서 직집적으로 부딪쳐오는 경험 또한 하나하나 적어보고 있다. 영국이라는 나라가 내 인생에서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내 인생의 필연적 장소인 영국. 그래서 감사하고 힘이 나는 아침! 이 힘으로 오늘은 영국의 유명 박물관들 방문하러 간다 :-)

 

20 Mar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