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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arat Banh 바라트 반드 | 달리트 계급의 차별 항의 시위 - 인도 대법원의 달리트 보호법 완화 결정에 반발 - 2018년
Olivia올리비아 2022. 6. 6. 15:55Bharat Bandh (바라트 반드) - 인도 달리트 계급의 차별 항의 시위
(Bharat Bandh는 'close India'라는 뜻으로 일종의 총파업의 개념이다. 파업의 종류에 따라 대중교통, 상점, 공공기관 등이 몇일 동안 문을 닫기도 한다.)
지금 인도 난리났다.
인도의 카스트 계급에도 속하지 않는, 이른바 불가촉천민(Untouchability)이라 불리는 Dalit(달릿; 달리트)들이 인도 대법원의 '달리트 보호법 완화 결정("dilution" of SCs/STs (Prevention of Atrocities - 달리트에게 폭력을 행하거나 다치게 하거나 인간 존엄에 벗어나 모욕을 주는 행위 등 부당한 행동을 하였을 경우 즉시 체포된다는 법이 완화된 것)에 반발하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로 북부 Punjab, Rajastan, Odisha, Bihar, Haryana, Kolkata와 중부 Madhya Pradesh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시위가 점점 과격해지고 폭력 사태로 커지고 있어 경찰과 충돌한 시민, 학생이 현재 9명 사망한 것으로 뉴스에 뜨고 있다.
이번 시위는 달리트를 위해 마련된 scheduled castes, scheduled tribes에 대한 보호 법률이 남용될 우려가 있다며, 1989년 지정되었던 가해자 즉시 체포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지난 20일 대법원이 이를 변경하면서 촉발되었다.
시위대가 철로를 점거 중이므로 몇몇 열차편은 취소되었으며 라자스탄 주를 포함, 북부 지역은 Wi-Fi 이외 3G 통신망을 끊어놓았다고 한다. 또한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인도 10학년들이 졸업과 동시에 Pre-College에 입학하기 위해 치루는 총정리 시험인 Board Exam 역시 미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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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오래된 역사 속, 인도 북부로 침입하여 들어온 유럽계 아리안족이 인도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그 침략자가 만들어낸, 인도의 신분/계급 제도인 카스트 제도. 그 카스트 제도에도 들지 못하는자들이 바로 신체가 접촉되어서도 안되고 말도 섞으면 안되는Dalit인데, Dalit은 'broken/scattered'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힌디어이다.
그래서 Mahatma Gandhi(마하트마 간디)가 이들을 Dalit라 하지 말고Harijan(하리잔)이라고 부르자는 운동도 했었다. Hari는 힌두교신 비슈누의 다른 이름이며 Harijan은 '신의 자식들'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힌두교였기에 불가촉천민에 대한 차별 발언을 많이 한 간디에게 대항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달리트 출신이면서 불가촉천민 해방운동을 하여 카스트 제도를 헌법적으로 폐지한B.R.Ambedkar(암베드카르)이다. 그는 인도에서 간디만큼이나추앙받는 인물이다.
암베드카르의 영향을 받아 달리트라는 신분을 극복하고 현재 인도상원 Rajya Sabha의 상원위원이자 경제학자, 사회학자, 작가, 교육자가 된 Narendra Jadhav(나렌드라 자다브)는 자신의 이야기를 쓴 책 <Untouchables(신도 버린 사람들)>로 유명하다.
공식적으로는 인도에서 달리트에 대한 공직 및 대학 쿼터 할당제가법으로 제정되어 달리트의 사회진출이 크게 늘어났었다. 인도사회도 이제 그렇게 변화되나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외모와 이름만 봐도 계급을 알아볼 수 있는 인도에서는 보이지 않는 차별이 계속되고있으며, 그러한 가운데 사실 이번에 이 "dilution" 이라는 조치는달리트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한 것 같다.
인간은 다 똑같은 인간인데, 계급이라는 것으로 사회 지배를 정당화한다는 논리 자체에 참으로 많은 분노가 생긴다. 달리트들이 자신의존엄성과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지금, 많은 정치인들이 자신의 트위터에 달리트들에게 위안이 될만할 바른 말들을 하고는 있지만 과연... 현재 Modi 정부는 'Make in India'로 제조업을 육성하고 신권 발행으로 화폐개혁을 단행하여 블랙머니와 테러리스트들을 청산하고 Aadhaar라는 홍채, 지문 등록 ID 카드로 전국민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은행 계좌와 휴대전화 심카드와 연결하도록 푸쉬하고 외국인 비자여건 강화 등등 세금도 기가 막히게 챙겨가며 경제만큼은 끝내주게 엄청난 성장가도로 달리도록 이끌어가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극우 힌두주의 성향인 여당은 은근슬쩍 특정계급에 대한보호법을 바꾸면서 또 무언가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사람들이 다치고 죽고.. 참 떠들썩한 인도이다. 요즘 흐릿흐릿한 날씨만큼이나 내 마음도 참 감정적으로는 슬퍼지는데, 그렇기에 더더욱 인도에는 살리는 지도자, 그 한 사람이 필요함을 생각해보게 되는 밤이다.
주인도 한국 대사관이 교민에게 시위 관련 안전 유의를 당부하고 있다.
3 Apr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