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인도 벵갈루루 생활 기록

 


늦은 밤, 비가 내려 공기가 촉촉하고 풀벌레가 찌르르 우는 밤. 풀벌레와 시계의 또각또각 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이 답답해서 정리해보려 써보는 글.

남 이야기, 남 걱정을 듣고나니 정말정말정말정말 기분이 좋지가 않다. 모이는 자리에서 왜 자꾸 누가 이렇고 저렇고를 이야기할까. 정말 이런 이야기를 듣고나면, 듣는 당시에는 그렇구나,그런가보다 하고 듣지만, 그 후 한동안 기분이 너무 안좋다. 정말 남 이야기는 나하고는 안 맞는 것 같다.

나는 절대로 남 이야기하고 다니는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 인정으로 계속 만남을 가져왔더라도 이제는 그냥 아무런 기대도 않기로, 마음을 접기로 한다.

그리고 상황 확인을 해보지도 않고 남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거나 과장하는 사람은 아예 내 관계의 테두리 안에서 제외이다.

그리고, 경험이 오래되었든 적게 되었든, 앞뒤좌우 따지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내세우고 순서없이 일하면서 더더욱 공치사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왜들 이렇게 사람들 앞에 잘보이려고 난리일까. 잘보이려고 하는 것이 정말 친해지고자 함인지, tention이 있는 상태에서 관계를 위해 웃고만 있는 것인지는 상대방에게 전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상사가 이렇고 저렇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훌륭한 직원도 아니고 더더욱 기독교인으로써의 자세도 아니라고 본다. 상사가 직원에게 리더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지만, 거꾸로는 훌륭한 아랫사람이 훌륭한 상사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오랫동안 있었고, 직접 경험해본 결과 이건 정말 이게 맞는 것 같다. 상사의 스타일과 성격을 파악하고 내가 거기에 맞출수도 있어야하고 거꾸로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서도 상사를 기쁘게 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제 한 법인장님과 밤늦도록 대화하면서 기독교인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진짜 믿음과 기복신앙, 그리고 기독교인들은 세상에서 힘도 없고 경제도 없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것이 지금의 기독교 현실이다. 무엇을 믿느냐. 믿는 그 대상의 실체는 정말 신이 맞는가. 맹목적 신앙이 만들어내는 현실에서의 나태함이나 세상에서 차지하는 지위나 위치의 한계 등등. 법인장님께서 교회를 믿냐는 질문을 하셨다. 나는 교회를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다고 했다. 진짜 기독교인으로써,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누리지 못한다면 당연히 관계의 불만이나 남걱정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구나 싶다.

좀 많이 뭔가 답답하다. 결국 나도 이 상황이 싫으니까 나 또한 어쩌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있는 꼴인데, 나는 도대체 뭐에 이렇게 분이 나는걸까.

남 이야기를 가득 듣고나니, 솔직히 좀 많이 외롭다. 또 다른 종류의 외로움이다.

결국, 사람은 연약하고 연약한 존재여서 무언가에 부당함을 느끼면 혼자가 아닌 무리를 지어 그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대상이나 상황에 대하여 대응을 하게 되어있는 존재구나 싶다. 그래서 바벨탑이 탄생하기도 한 것이고 말이다.

어쩌면 이 상황은 하나님께서 나를 돌아보라고 주신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영적 힘이 없다면 결국 세상에 이끌려가고 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남 걱정하고 남 이야기하느라 진짜 본질을 놓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바쁘고 바쁜 하루, 세상에 이끌려갈 것인가, 세상을 이루어갈 것인가.

그래도 이 글의 끝에.. 결국 다른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게 이 사건을 주신 이유를 생각해보면서 나 자신에게 포커싱이 되니 조금 마음이 가라앉는다. 동시에 나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된다. 이런저런 만남들과 이런저런 일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내게 주고 계신 메세지와 말씀은 무엇일까. 더욱 말씀을 놓치지 않는 굳건한 삶이 되어야하겠다.

 

 

 


Good Morning!
오늘도 예쁜 하늘.

 

 

 

 

인도에서의 아침 - 모닝 다즐링 티


Morning Darjeeling Tea 🍵

 

 

 


주방 전기가 나가서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는데 5분만에 두 사람이, "Yes. Madam." 하며 짠! 하고 나타나서 엄청 놀람. 일이 지연될 때는 엄청 지연되는 인도인데 이 관리사무소의 오늘 아침 서비스에 폭풍 감동ㅠ.ㅜ

그 김에 계속 멀티탭이 나가고 고장이 나서 어쩌나 싶었는데 인도에서 멀티탭 꽤 비싸서 고쳐서라도 쓸 수 있는 것인지 확인 한번 부탁했는데, 멀티탭 분해하더니 뚝딱뚝딱 고침 완료 ㅎㅎ 고쳐놓고 "프라블럼 꼬이 네히 해(nothing will be the problem.)" 하고는 생색도 안 내고 신속하게 퇴장. 완전 쿨하고 쉬크하당 ㅎㅎ 멋져멋져.

자기 일에 전문성 가지고 뚝딱 해내는 사람들을 만나면 정말 감동이고 나도 이렇게 살아야지 싶다. 툭하면 핑계대고 뭐가 되고 안되고를 따지면서 돈만 요구하는 사람들 유형도 많은데 오늘은 정말 또 다른 인도인의 모습에 감동.

전기 기술자들을 신속하게 보내준 관리사무소에도 감동. 고마워요ㅠ.ㅜ 굳이 성별을 가르자는 것은 아니지만 여자 혼자 집 관리하자면 이것저것 은근히 손도 많이 가고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에 직면하게 되서 정말 난감할 때도 많은데 콜하면 이렇게 달려와주니 정말 든든😊

문제가 해결되어서도 기쁘지만 서비스의 신속성과 정확성, 그리고 직원의 태도에 감동. 오늘도 또 하나 배웠다.

11 Feb 2019

 

 

 


너무 아파서 응급실에 오게 되었다. 아파서 정신이 없는데 긴급하게 일처리는 해야하고 끙끙대면서 일처리 하고 있는데 긴급하게 달려와준 드라이버의 차를 타고 병원에 왔다. 병원에 오는 길에도, 응급실에 와서도 계속 문자, 전화, 미팅 요청 등 일의 연속이었다😂 나 아픈데도 일해 ㅠ.ㅜ

그래도 아플 때 걱정해주며 뛰어와서 약을 내어주신 법인장님들과 전화 한 통에 신속히 달려와준 드라이버, 바로 병원까지 달려와주신 분과 나의 일을 잠시 백업해주러 먼 길에서 오신 분, 출장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전화도 주시고 문자도 주신 분들, 또한 걱정해주신 많은 분께 너무너무 죄송하고 감사해서 뭐라 드릴 말씀을 못찾겠다ㅠ.ㅜ 오늘 나 한 사람 때문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움직이신건지ㅠ.ㅜ 아프면 본인이 우선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쉽게 아파서도 안되는건가보다.

 

 

 


그래서 또 오게 된 병원. 인도 벵갈루루에서 Top 3 안에 드는 제일 좋은 호텔식 병원의 응급실이다. 기자 정신이 발동해서 응급실에 와서도 매의 눈으로 이것저것 관찰ㅎㅎ 의사가 내게 하는 질문을 들어보니 수준이 높은 것이(환자에게 꼭 물어봐야 할 질문을 건너뛰어서 생기는 의료사고도 다수인데), 단순히 값비싸기만 한 병원이 아닌 양질의 의료 수준을 갖춘 병원임을 파악하게 되었고 간호사의 주사 솜씨는 정말 감동적일 정도로 최고였다. 그렇게 주사를 많이 맞아봤어도 몸이 아프니까 또 주사맞는 것이 은근 떨리는데 정말 농담하면서 주사 놓는 솜씨가 최고..! 이제 혈압이 제법 오른건가 싶었는데 응급실이 내겐 너무 춥게 느껴져서 몸도 떨리고 수치가 50 이하로 떨어지니 내 기계가 막 삑삑 울리고 또 내 전화도 바쁘다고 삑삑 울리고. 아무튼 진통제가 있으면 그나마 살 만한데 없으면 너무너무 아프고 또 아프다. 한 몇 일 아플 것이라는데 어흑ㅠ.ㅜ

누군가는 내가 너무 바빠서 조금 쉬라고 일어난 일 같다면서 위로를... 나도 생각을 해보았다. 오늘 같은 일이 왜 일어났어야만 했는지.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어제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 또다른 종류의 외로움을 느꼈었는데, 오늘은 긴급하게 달려와주신 정말 많은 분들의 걱정과 도움으로 너무나도 마음이 참 훈훈하고 감사했다. 하나님께서는 참 관계를 통해 여러모로 많은 축복을 주시는 것 같다. 이렇게도 깨닫고 저렇게도 깨닫도록 말이다. 더불어 인도 의료는 어떤 수준과 단계인지도 더욱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정신이 없어서 아직 많이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인도가 워낙 빈부 격차가 크고 이곳은 도시이기에 약간 특수할수도 있으나 인도 의료 수준은 결코 낙후되어있지 않음을 보면서... 흠..🤔 인도에 대해 더욱 알아가고 싶어진다.

 

 

 

 

 

 


내가 응급으로 가게 된 인도 벵갈루루의 한 병원.
깔끔하게 잘 되어있다.

 

 

 


음악은 역시 내게 힐링💕

저녁이 되고 밤이 되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데 음악을 들으니 아픔이 가시는 것 같다. 아니, 아픔이 있어도 안 아픈 것 같다.

해가 약해지는 저녁 무렵, 초록 식물을 바라보며 새소리 같은 플룻 소리를 들으니 참 좋다😊

13 Feb 2019

 

 

 


음악은 역시 치료제~!! 포레의 음악을 듣고 있자니 학창 시절도 떠오르고 고향에 온 듯 너무너무 편안하고 좋다. 음악하던 시절이 너무나도 행복했음이, 그 시절의 mood가 떠오르며 행복해지고 그리고 연주가 너무너무너무 하고 싶다. 하지만 일단은 머리로 음악을 따라가보며 나 같으면 어떤 스타일로 연주했을지 여러모로 구상해보는 감상.

Naida Cole이 연주하는 Gabriel Fauré의 Ballade Op.19을 들으며 육신의 아픔을 뛰어넘게 만드는 행복에 젖어서.

14.Feb.2019

 

 

 


Murray Perahia가 연주하는 브람스의 헨델 바리에이션.

조용조용, 조곤조곤한 연주일것만 같은데 해석하는 방식이 은근 박력있어서 놀라웠던 연주. 그런데 이런 스타일도 꽤 마음에 들었다.

17.Feb.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