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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라 - 우바 페코 | Ranra - UVA Pekoe | 중국 기문 Keemun, 인도 다즐링 Darjeeling과 더불어 세계 3대 홍차인 스리랑카 우바 UVA
Olivia올리비아 2022. 5. 31. 20:32오늘의 정오 차 - 스리랑카 Ranra Tea(란라 티)의 UVA Pekoe(우바 페코) 차
차를 개봉하니 향긋한 꽃향이 피어오르고 좀 더 자세히 찻잎 향을 맡아보니 찻잎 특유의 비릿한 향이 진하게 난다.
아침에 Darjeeling tea(다즐링 티)를 마시면서, Ceylon tea(실론 티)보다도 강한 캐릭터의 Darjeeling(다즐링), Assam(아쌈)이 내게 맞나보다 싶었는데, 이 UVA Pekoe(우바 페코)를 마시자...! 맛에 놀라서 순간 듣고 있던 팟캐스트를 중지시키고 연신 차를 홀짝거리면서 맛에 집중하게 되었다.
실론의 차는 인도의 차보다도 훨씬 마일드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이 우바 홍차를 마시니 왜 이 차가 중국의 기문, 인도의 다르질링 차와 더불어 3대 홍차로 불리는지 알겠다 싶다(물론 이 3대 홍차는 차에 대한 인식과 생산량과도 관계가 있는 것이지만서도). 이 우바 홍차는 분명 우바만의 강한 특색을 가지고 있는 차인데, 일단 달콤하고 뭐라 형용할 수 없는 풍미가 나는데 그것이 단어로 떠오르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검색해 본 결과, 내가 느낀 그 독특한 풍미는 장미향에 가장 근접하게 비교할 수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하지만 장미차와는 분명 다른 종류의 풍미.
첫 물을 우렸을 때 굉장히 산뜻하고 수렴성보다는 달콤함이 먼저 느껴지고 바디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두 번째 물에서는 묵직한 바디감과 함께 더욱 깊은 농축된 차 맛이 우러져 나온다.
맛이라는 세계는 사실 이미지인 것 같기도 하여서 그 맛을 설명하기에는 굉장한 언어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하지만 내 미각이 그 맛을 기억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음식에 대한 입맛은 쉽게 변하지 않는 듯 하지만, 차라는 음료는 음식과는 또 달라서 계절별로, 상황별로, 나의 기분과 상태에 따라서 그때그때마다 마시고 싶은 차의 종류의 취향이 결정되는 것 같다. 그것이 바로 집에 있는 수많은 차들이 쉽사리 소비되지 않고 쌓여져 있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지만😅
스리랑카 여행의 최고 수확은, 여느 유명하고 화려한 브랜드들의 차가 아닌 Ella(엘라)에서 만난 Ranra tea(란라 티)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일 같다. 가향 차나 블렌딩 차보다도 순수 스트레이트 차를 좋아하는데, Ranra tea는 다른 차 브랜드들의 화려한 패키지, 그로 인해 차의 품질보다도 패키지 디자인으로 인해 가격이 높아지는 다른 브랜드들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가장 기본에 충실하여 양질의 좋은 찻잎을 공급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그래서 이곳의 잎차들을 꽤 구입하였는데 마시는 것들마다 모두 기대한 것 이상으로 맛이 좋아서 기쁘다. 홍차의 생산지에서 섬세하게 관리한 좋은 품질의 잎차를 만나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스리랑카 고지대의 우바 홍차. 인도의 다르질링 차와 더불어 즐겨 마시게 될 홍차가 될 것 같다.
17 February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