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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28-1 | 무이네에서 달랏으로 이동 | Mui Ne to Da Lat | 베트남 남부 고산 도시 - 달랏
Olivia올리비아 2022. 2. 6. 17:45베트남 여행 28-1 | 무이네에서 달랏으로 이동 | Mui Ne to Da Lat | 베트남 남부 고산 도시 - 달랏
오늘은 무이네(Mui Ne)에서 달랏(Da Lat)이라는 베트남 남부 고산 도시로 가는 날.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씻고 짐 싸고 체크아웃 하고 여권 받고 게스트 하우스를 나섰다.
투어 회사 사무실 앞에 가보니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뭐야, 7시까지 오라더니 정작 문을 닫고 있어..? 슬슬 불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설마하니 무슨 일이야 있겠어 싶은 마음으로 근처 카페에 가서 카페 덴 다(Ca Phe Den Da)를 주문했다. 가격을 물어보니 20,000 VND 란다. 나는 나도 모르게 "왜 이렇게 비싸요?" 했다. 무이네는 왜 이렇게 레스토랑 음식들이 다 비싼지... 어떤 곳은 정말 저렴한데 어떤 곳은 가격이 거의 2배. 극에서 극을 달리는구나. 호치민보다도 더 음식값이 비쌌던 매정한 도시 무이네. 아름다운 자연이 있긴 하지만 이 배낭여행자에게 있어서는 음식 가격이 아주 저렴하진 않아 좀 아쉬웠던 무이네야 안녕...
아직 철문이 안 올라간 문 닫힌 투어 회사 사무실 앞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굵은 설탕이 바닥에 깔린 커피와 빵을 먹고 있는데 철문 사이로 투어 회사 직원이 얼굴을 빼꼼 내민다. 나를 본 그녀는 아마도 버스 기사한테 전화를 한 듯하다. 근데 내게 아무 이야기도 안 해준다. 그러더니 사무실 앞 수많은 모토 중 한 대를 중간에서 꺼내려고 하는데 자신의 힘으로 잘 안되는 것 같아 내가 도와주니 고맙다면서 지금 픽업 차량이 오고 있는 길이라고 알려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토바이 한 대와 소형버스 픽업 차량이 왔다. 내가 탈 버스는 8시 버스인데 픽업 버스는 7시 20분에 도착했다. 오토바이에서 내린 남자는 내게 "달랏?" 하고 물었고 나는 내 표를 보여주었다. 한 남자가 오더니 내 큰 배낭을 가져가 차 뒤에 실었고, 오토바이 남자는 내 티켓을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넣더니 나를 픽업 차량으로 안내한다. 마침 운전기사 바로 뒤 앞 좌석이 비어 있었다. 오토바이 남자는 친절하게도 내게 거기 앉으라고 좌석을 지정해 주었다. 버스 안에는 서양인, 중국인 여행자들이 군데군데 띄엄띄엄 앉아 있었다. 10명도 채 안 되는 소수.
나를 마지막으로 태운 픽업 차량(?)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대형 버스를 타는 정류소에 세워주지 않았다. 흠.. 이거 느낌상 어째 이 차 타고 달랏까지 쭉 갈 것 같은걸..?
아니나 다를까, 픽업 차량(!)이라는 버스는 기름 넣으러 주유소까지 들렀다. 투어 회사 직원 말로 구입한지 얼마 안 된 45인승 신형 버스가 올 것이라더니 그 버스가 이 버스였나... 작은 버스 아니라더니..!!
어쨌든 이렇든 저렇든 새 차에 차량이 작아서 더 좋은 것 같았다. 대형 45인승 버스보다 훨씬 더 속도도 빠르고 멀미도 덜할 것 같아서 차라리 잘 되었다 싶기도 했다.
버스는 레드 샌드 듄(Red sand dune) 쪽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그저께 금요일에 본 레드 캐니언(Red canyon)도 다시 한번 볼 수 있었다.
봐도 봐도 아름다운 무이네 인근 자연 풍경.
달랏으로 가는 길. 버스는 계속 오르막길과 언덕길 내리기를 반복한다.
와우! 아름다운 풍경.
그런데 달랏으로 가는 도로는 곳곳이 참으로 많이 패여져 있었다. 안 그래도 업&다운을 반복하는 버스인데 이 구덩이까지 요리조리 피해 가려 하니 더더욱 버스는 양옆으로 흔들렸다. 호치민에서 무이네까지의 250km 거리보다 무이네에서 달랏까지가 거리상으로는 더 가깝지만 두 구간이 시간이 5시간 정도로 비슷하게 소요되는 것은 무이네-달랏 구간의 도로가 구불구불하기 때문이라는 투어 회사 직원의 말이 생각났다. 그래도 인도의 다르질링(Darjeeling) 가는 길보다는 훨씬 낫군. 나는 아마도 베트남의 고산도시 달랏(Da Lat)이 인도의 다르질링과 비슷한 느낌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마을과 마을을 지나면서 학생들도 눈에 들어온다.
이건 학교인 듯.
이 마을은 참 특이했다. 집 모양과 지붕 모양이 획일적이었는데.. 흠.. 이 또한 사회주의 영향인가..?
달린 지 한 2시 간여쯤 지났을까..? Sinh Tourist 차량도 서있는 한 휴게소에 도착하여 기사는 밥을 먹고 여행자들은 화장실도 가고 간식도 먹었다.
나는 버스에서 내려 이 고산 지역의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심으로 차량 특유의 냄새에 시달렸던 내 코를 달래본다.
다시 달릴 시간이다.
길 가는 중간에 운전기사가 일부러 차를 멈춰서 감상하라며 보여준 뷰 포인트(view point).
정말 아름답구나....!!
달랏이라는 도시에 대한 기대감이 더더욱 높아졌다.
와, 그런데 여긴 어떻게 이렇게 산을 갈라놓은 듯 단면이 이렇게 드러나 있을까..? 지구 과학 공부하는 친구들은 이곳에 오면 많은 공부가 될 것이었다.
달랏으로 향하는 길목의 한마을.
집집마다 커피를 말리고 있다.
감 파는 아주머니. 고도가 높아지니 사람들의 옷차림이 더더욱 두꺼워진다. 아주머니는 완전 겨울 복장이고, 감을 사러 잠시 내린 버스기사 어시스트는 몸을 부르르 떨며 재빨리 재킷을 꺼내 입었다.
얼마 있지 않아 베트남 남부 고산도시 달랏(Da Lat) 도착.
유쾌한 버스기사 아저씨가 "Welcome to Da Lat~"이라며 달랏 입성을 환영했다.
그러고는 최종 목적지인 한 호텔 앞에 도착. 투어 직원 한 명이 버스에 올라타서는 이곳이 종착지라면서 현재 위치를 알려줄 테니 다른 호텔로 갈 사람들은 참고하라고 했다. 호텔 앞까지 픽업해 준다는 무이네 투어 회사 직원의 말과는 다르잖아..?
어쨌든, 나는 내가 갈 호텔을 찾기 위해 현재 위치를 안내 직원에게 물었는데, 그 직원이 내게 한국인이냐면서 자신의 남편이 한국인이라고 소개해 주었고, 그 남편분은 인상이 선한 분이셨는데 지도 위에 내가 갈 곳을 표시해 주시더니, 지금 비도 오고 내가 갈 곳은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니까 자신이 손님을 다 치르고 나면 오토바이로 내 호텔까지 데려다줄 테니 잠시만 앉아있으라며 wi fi 번호까지 알려주었다. 참으로 감사했다.
나는 고산도시인 달랏에 오면서 호텔을 미리 예약해두었다. agoda(아고다) 사이트를 이용해서 내 평생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해 보았다. 왜냐하면 고산도시에서 왔다 갔다 호텔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즈음이라 혹시 모든 호텔의 예약이 꽉 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호텔 예약을 마음 편히 해두고 이곳 달랏까지 왔다. agoda의 호텔 예약은 무척이나 간편했다. 최저 가격을 보장하므로 사진상으로 봐서 마음에 들고 위치도 마음에 들었던 호텔을 예약해두었다.
나와 같이 달랏까지 타고 온 사람들에 대한 가이드가 어느 정도 끝나자 한국 남자분은 내게 달랏에서 얼마 동안 머무를 것이냐며 내게 달랏에서의 여러 투어들을 권했다. 이곳에서는 요즘 canyoning이라는 것이 hot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사실 나는 투어 프로그램을 통하여 여행하는 것을 즐겨 하지 않으므로 참고만 했다. 이 분은 2006년 달랏에 와서 처음 아내를 만났고 이제는 이곳에서 살기로 결심하여 지난 9월에 와서 투어 회사를 운영 중인데 조금씩 바빠지고 있다고 했다. 부부 사이에는 1년 정도 된 예쁜 딸도 있었다.
한국 남자분은 내가 머무를 호텔까지 오토바이로 바래다주면서 달랏의 볼거리를 내게 간략히 알려주었다. 그런데 내가 agoda 사이트의 지도상으로 본 호텔은 그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근처 Sinh cafe에 문의해 봐도 어떤 호텔인지 잘 알지 못하여 나는 한국 남자분에게 호텔 주소를 보여드렸고, 그분은 그 주소를 따라 나를 호텔 앞까지 바래다주셨다. agoda의 지도와는 달리 호텔은 시내 중심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었다. 남자분은 내게 벌써 호텔 결재 다 했냐면서 자신의 게스트 하우스가 도미토리 US$5라고 홍보를 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면서 자신의 카톡 아이디를 알려주셨다. 참으로 감사했다. 이 분이 아니었더라면 내가 엄청 고생하면서 호텔을 찾아다녔을 것이다.
나는 이미 호텔을 예약하고 결재까지 완료한 상황이므로 호텔을 찾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지 않고 바로 내 짐과 내 몸을 누일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든든했다.
호텔로 발걸음도 당당하게 들어가서 나는 내 예약번호를 보여주었고, 미소가 참으로 밝은 어린 아가씨 둘은 내게 바로 방 키를 내주었다.
그런데 방으로 안내받으러 올라가면서 호텔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니 방 분위기도 정말 영 아니었다. 사진 속의 그 방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agoda 사이트에 올라간 그 사진은 말 그대로 사진발이었던 것이다. 이곳에서 내가 크리스마스를 포함하여 나흘 동안이나 머무른다고 예약을 했다니.. agoda와 호텔 모두에게 속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다시는 agoda를 이용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안내받은 방은 바람이 씽씽 불고 분위기도 어둡고 샤워기도 돌아가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싶다가 나는 주인에게 한 번 더 물어봤다. 다른 방이 있냐고 말이다. 그나마 다행이자 위안거리였던 것은 이 호텔에 손님이 별로 없어서 나는 처음에 안내받은 방보다 훨씬 전망도 좋고 샤워기도 좋은 방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그나마 호텔 옥상에서 바라본 달랏의 모습,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나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사실 내가 고산 도시를 좋아하는 것은 인도의 다르질링(Darjeeling)의 영향이 크다. 베트남의 달랏에서 인도 향수병을 달래보고자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어쩐지.. 호텔 때문뿐만이 아니라 이 도시의 첫인상은 나로 하여금 그리 기대감을 갖게 만들진 않았다.
하지만, 안녕 달랏. 앞으로 너의 아름다운 모습을 하나하나 보고 느끼게 해줘..!
to be continued....
22 Dec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