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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7시 되기 15분 전, 정말 신기했던 하늘

 


그리고 정말 특별했던 저녁 🍷🍸🥂

 

 

 

 

[4월의 어느날 밤 + 생각]

우왓..! 오늘 밤하늘 뭔가요😍 밤인데도 구름이 엄청 많이, 그것도 잘 보이는데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런데 밤 온도가 7도는 무엇.. 비온 뒤에 정말 너무 추워서 덜덜덜~🤕🤒 4월의 한국은 이미 꽃샘추위를 넘어서서 마일드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추워서 깜짝 놀랐어욤😁😜😂 그런데 하늘이 정말정말 아름다웠다. 하지만 서울에 오니 육안으로 별들이 잘 보이지가 않는다. G의 말로 밤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을 만나면 많은 확률로 Sirius일 것이라고 했는데.. 흐음🤔 그럼 구름과 숨바꼭질하며 유일하게 빛나던 그 하나의 별이 시리우스였을까, 하늘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태양과 달과 별과 우주를 알려주는 G와 오늘 좀 투닥투닥했다(싸웠다기보다 생각을 짚어가며 의견 교환). 누군가의 잘못이라기보다 상황에 대한 서로의 견해 차이에서 온 안타까움이었는데,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G가 훅 들어오는 포인트가 있었으니... "Lyla가 그냥 내 삶에 있어! 내 삶에 Lyla가 있다구! 저걸 봐! 내가 Lyla를 좋아하니까 나라면 관심도 없었을 저 많은 것들이 저기에 있는 것이고, 난 저것 때문에 애인이랑 무려 두 시간을 투닥투닥하기까지 했다고(정확히는 다행히도 그 물건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지만). 음악도, 공연도, 미술도, 차도, 커피 등등 내가 Lyla를 좋아하니까 관심가지고 마음에 두는 것이지 Lyla가 아니였다면 난 그 분야들에 관심가질 생각도 안했을거야. 내가 Lyla를 정말 엄청 좋아해"

내가 그냥 그 사람의 인생에 그냥 있다니.. 갑자기 훅 들어온 말 한마디에 이건 뭐... 애인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순간 너무나도 마음 설레이는 심쿵이었다..💕 내가 아는 사람이 이런 말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나.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너무 고맙고 나를 너무 생각하는 나머지 언제나 내 편에서 내 입장에서 생각해주려고 노력하고 자신의 불편 정도는 언제든지 기꺼이 감수해주는 친구... 이런 친구가 내 인생에 있다는 것이 너무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데서 온 안타까움과 속상함이 컸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보니, 결국 어떤 상황이 있다 할지라도 우리의 default는 정말 애정과 신뢰와 사랑(우정)이 바탕이구나... 그리고 우리 관계는 예전보다 더 편해진 것이 과연 맞구나. 상대방도 그렇게 편안하게 느끼고 있었구나. 싶어서 정말 감사하고 기뻤다.

이 친구는 내게 세상에 대해 알려주고 문을 열어준 친구이다. 어린 시절부터 10년 넘게 음악만 공부해 온 내게, "답답해. 좀 나가보고 싶어."라는 한 마디 했을 뿐인데 인도라는 나라의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다리가 되어준 친구도 이 친구이고(물론 인도는 막연한 미지의 세계인 것만 같았던 곳을 경험해보고 싶었던 나의 선택 1순위이긴 했었다.), 세상 이곳저곳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세상을 알게 해주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고 또한 그속에서 의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도와준 친구도 이 친구이다. 그 친구가 누구인지는 당장 밝히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이 공간에서는 말하지 않겠다. 그는 정말 내 인생의 스승이자 훌륭한 어드바이저이기도 하다. 그는 종종 나를 두고 존경스럽다는 이야기까지 하며 내가 하는 일에 힘을 실어주며 나를 응원해준 고마운 친구이다. 그런데 사실, 그 친구가 훨씬 더 존경스럽고 생각이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성숙하다. 무엇보다도 사람 중심의 사고를 정말 잘 하는..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을 가진 멋진 친구이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아무리 내가 맞는 말을 한 것 같아도, 결국은 내가 좀 더 성숙하지 못한 데서 온 부분이 큰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들고 또 그런 나를 받아주려고 이해해보려고.. 또한 자신이 어떻게 하면 내가 편하겠는지 배려해주느라고 애쓴 그 친구에게 대해 너무 고마우면서도 너무 미안한 마음과 너무 짠한 마음에 어쩔줄을 모르겠다.. 휴... 나는 도대체 언제 클까. 조금 grow up한 것 같으면 또 여지없이 드러나는 어리광과 생각이 짧음에 한없이 반성이 된다🤕 좀 더 나은 내가 되어서 그 친구가 내게 주는 도움보다 내가 그 친구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4월의 어느날 밤🌠

밤인데도 하늘이 환하고 구름이 아름답게 흐르던 밤.

Sirius(아마도..?)가 구름 사이로 숨바꼭질하며 빛나던 밤.

또한 나를 성찰해보게 된, 의미있었던 날.

 

 

 


토요일 아침, 정말 오래간만에 Édouard Lalo의 Cello Concerto in d minor.

정말 몇 년만에 듣는 듯..! Saint-Saens도 그렇고 Édouard Lalo도 그렇고 음악 들으면서 또 학창 시절 친구들 연주 생각 물씬 나고~ 마음을 울리는 깊은 첼로 소리는 ❤

 

 

 

오전 시간 다소 빡빡한 시간을 보내고 오후 산책🌿

어머니께서 오늘 아침에 날씨가 정말 좋다 하시더니, 공기에서 느껴지는 이 봄 내음🌸 분홍 장미들도 참 아름답게 피어있고 사방이 온통 연두 초록빛~

그렇다. 4월의 막 피어나는 생동감 넘치는 풋풋한, 연두연두한 봄의 시간들이 좋아서 훌쩍 떠나려는 4월을 많이 아쉬워하였었는데, 5월은 여왕의 계절이 아니던가!👑 모든 식물들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계절. 누군가는 시샘 나도록 꽃들이 참 아름답다고도 하는 그런 계절.

 


나도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5월이 참 좋았던 것 같다. 5월의 결혼식들도 참 아름다워서 나도 오월의 신부가 되고싶다는 꿈도 꾸었었던~

5월에 태어난 기쁨, 이 계절을 만끽해보도록 하자💕

마침 음악을 듣고있는데 이 기분에 딱 어울리는 것이 Johannes Brahms의 Symphony No.1의 2악장 Andante Sostenuto와 3악장 Un poco Allegretto e grazioso. 정말 분위기가 정말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지는 아름답고도 우아한 곡❤

Wolfgang Sawallisch의 지휘는 1악장에서 굉장히 차분한 느낌이었는데, 2악장 - 3악장 - 4악장으로 흐를수록 깊이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아...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자연은 아무리 봐도 도무지 질려지지가 않는다.

산책하며 아름답다 느꼈는데 사진으로 다시 봐도 너무너무 좋다. 마음에 감동이 되도록 뭔가 꽃사진 통해서.. 말로 설명하기는 조금 어렵지만, 마음이 슬퍼서가 아니라, 깊고도 잔잔한 위로를 받는 느낌.

 

 

 

 


부들부들 부드러운 식물.

내가 은근히 부드러운 식물들을 좋아하네..? 🤔 이번에 한국 와서 나도 몰랐던 나의 발견.

 

 


오후 시간은, 날 좋은 토요일 오후! 맛있는 커피도 마시면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리라~ 다짐하였건만, 멍 때리기는 도저히 안되고 또 책들을 뒤적뒤적거리다가 Vincent van Gogh(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에 심취하여 열심히 생각하고 사색하고 작품 감상하다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훌쩍~ 휴식이 휴식이 아닌 공부 그리고 공부가 노동 같이 되어 살짝 녹초가 되었지만, 그래도 고흐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생산적인 쉼이었다.

사실 고흐의 작품들이 유명한 것은 작품이 가진 예술성과 에너지에서도 비롯되겠으나, 한편으론 미디어 편력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도 없진 않았다. 전시나 비즈니스 등을 통해 노출 빈도가 높아질수록 당연히 대중들은 작품에 친숙해지고 작가에 대해 알아가기가 더 쉬워지니 말이다. 이번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David Hockney(데이비드 호크니) 전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면에서 나는 청개구리 같게도 클래식 음악도 조금 덜 알려졌지만 알고보면 보석같은 곡들을 탐구해보고 싶고, 연주가들 역시 마찬가지다. 한 시대에 훌륭한 연주자가 등장하고 그의 예술성을 충만히 느끼는 것 역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누릴 수 있는 권리이자 혜택이지만, 한편으론 언제든지 한 쪽으로만 지나치게 편중되어 보이는 문화나 분위기에 대한 약간의 반발심이 나는 약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너무 유명해서 극찬하는 것들에 대해서 나는 조금은 거리두기를 한 후 그 열기가 조금 사라졌을 때 찬찬히 살펴보는 편인 것 같다. 아직도 나도 나를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 확언이나 속단은 언제든지 금물이지만 그냥 지금 떠오르는 생각에 나는 그런 것 같다. 음.. 뭐랄까. 소위 아름답고 좋다고 하는 '보편적'인 기존의 통념이나 관념을 깨고, 또 다른 것들도 하나의 미(美)나 통찰의 기준이 될 수 있음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함께 이런 것도 누려봐요~ 하고싶은 마음이랄까. 잘 설명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는 한 가지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수많은 스펙트럼의 다양한 아름다움이 있음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서 사실 고흐의 작품은 좋긴 해도 한편 약간 거리두기를 하고 싶기도 했는데, 오늘 이렇게 다시 보게 되다니😂 미디어와 담 쌓고 살지 않는 한 미디어의 힘은 정말 이렇게 엄청난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가 아니라 하더라도 고흐의 그림은 이상하게 더 살펴보고 싶고 고흐는 이상하게도 더 알고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그가 가진 매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여러 가지 마음을 사로잡는 부분들이 있지만, 고흐 역시 당시 기존 통념에 반하는, 소위 classical한 것에 대한 저항을 통해 본인의 정체성이나 색채를 드러내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든다. 이 부분은 여기에 다 기록하긴 어렵지만 계속 생각해보고 싶은 부분이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이 작품.

Garden with Courting Couples: Square Saint-Pierre
Vincent van Gogh(1853-1890)
Paris, May 1887.

고흐의 인생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이 그림은 그냥 아름답게만 비춰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인생을 알고보면 이 그림 역시 고흐 삶의 수많은 슬픔 중 일부분이 담긴 그림이라는 사실. 너무나도 아름답지만 한편 작품 앞에 숙연해지기도 한다.

그런 생각도 든다. 고흐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지지해주었던 고흐의 동생 테오같은 사람이 고흐의 인생에 연인으로 한 번쯤 등장해주었다면 고흐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지나친 결벽과 완벽주의로 자녀에게 상처 아닌 상처를 준 고흐의 부모님, 부모로부터의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였지만 끝끝내 이루어지지 않은, 부모에게 조건없이 사랑받을 그 자격에 대한 좌절과 깊은 상실감, 그 유년 시절의 깊은 상처는 내내 고흐를 괴롭게 하는 인생 전반에 깔린 ostinato와도 같았다. 으~😢 역시 한 사회의 가장 작은 구성단위인 가정이 정말 중요하구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결혼을 하더라도 반드시 가정과 배우자와 자녀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겠구나. 그런 것들이 바로 가정과 후대를 망치지 않고 건강한 미래를 만드는 진정한 신부수업이겠구나. 생각도 든다.

글 쓰다보니 또 이거 쉼이 아니라 일이 되었다. 인스타그램에 피드를 올리다보면 시간이 너무 훌쩍 지나간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한편 기록해보면서 또한 사색해보는 이 시간은 내면이 풍부해지는 시간 같다😊

 

 

 


그런 의미에서 Thomas Augustine Arne의 Symphony No.4 감상.

책 읽으면서 감상했는데 너무너무 좋았다.

Larghetto 악장은 이 토요일 오후에 평화로움을 가져다주고~ Vivace 악장은 새가 노래하는 듯한 예쁜 악장🕊

영국 후기 바로크 음악들도 참 좋다.

11 May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