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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지와 사랑 | 한국에 오면 꼭 가는 일식 레스토랑 | 닌텐도 스위치 - 마리오카트 | 4월의 꽃들 | TWG - English Breakfast Tea
Olivia올리비아 2023. 4. 14. 23:26오래간만에 한국에서의 여유로운 일상
이봐, 우리 두 사람은 해와 달, 바다와 육지처럼 떨어져 있는 거야. 우리의 목표는 상대방의 세계로 넘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식하는거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고 존중해야 한단 말이야.
Hermann Hesse, <Narcissus and Goldmund> - 헤르만 헤세, 지와 사랑
오래간만에 책을 읽는데 문장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물론.. 100%까지는 아니다. 위의 문장은 기본 뼈대는 이해하고 동의했지만, 디테일적인 측면에서 조금 더 생각해보고 싶은 문장.
그런데 어쩜.. 이름이 Narcissus임에 감탄했다.
마치 내 마음을 읽고 그대로 옮겨다놓은 듯 오늘은 책 속에서 만나는 반가운 문장들이 많았다.
한국에 오게되면 꼭 일식집을 가게 된다. 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한식보다는 일본 음식, 특히 스시 그리고 일본식 조리법으로 만든 고기(red meat), 또 라면은 잘 안먹지만 라면의 진한 육수가 먹고싶어진다. 이번에도 한국에 온 다음날 바로 일식집을 찾았고 이후에도 몇 번을 더 갔다.
레스토랑을 둘러보다가 벽면을 보았는데 일본의 성(castle) 그림이 있었고 일본 성에 대해 갑자기 궁금해졌다. 지인이 말하기를 일본에는 성이 많이 없다고 하는데 보통 일본 성은 fortress의 기능을 한다고 했었나.. 아무튼 역사적으로 정치변화에 따른 인위적인 파괴도 많았고 지진에 의해서도 많이 파괴되어, 나무와 석조 중심의 성들이 현재는 복원하면서 많이 콘크리트로 변했다고 한다. 그렇게 일본의 성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 성에 관한 이야기도 하였는데 시간이 더 있다면 세계 각국의 성 이야기만 해도 무척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이 훌쩍 흘렀다.
일식당 인테리어를 보다보면 알고싶은 흥미로운 것이 많다. 고양이도 그렇고 우산, 검, 일본의 벽면 구조물을 흉내낸 인테리어 등등. 대학 교양시간에 일본의 중정의 기능과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배운 기억도 나는데, 일본은 정말 한국과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문화적으로는 아주 다른 고유의 문화와 특수성을 지닌 나라이구나 싶다. 일본에 대해 사실 많은 관심이 있지 않았지만, 인도에는 일본 사람들이 정말 많이 거주하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일본인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래서 일본에 대해 알고싶은 마음이 들게 되었다. 인도에 주재하고 있는 일본 기업인들은 대부분 friendly하며 영어에 능통(와이프들 역시 대부분 고급 영어 구사), 사소한 디테일이라도 중시 여기고 사업에 있어서 철저하고 함께하는 인도 사람들도 자기 사람으로 잘 만들기도 하여서 인도 사람들도 기본적으로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
사실 이번에 한국에서 충분히 못 본 벚꽃이 아쉬워서 벚꽃이 늦게 개화하는 나라를 알아보니, 일본 훗카이도 지방이 4월 말~5월 초가 벚꽃 만개 시점으로 마침 생일 주간과 맞물리기도 해서 생일 기념 일본 여행도 고려하였고 드디어 일본을 경험해보는건가 싶었으나, 장경인대염이 다시 재발하여 다리 구부릴 때마다 악 소리가 절로 나서 도저히 걷기가 무리이고 몸 컨디션이 도무지 좋지 않아 비행기 타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 일본 여행은 그냥 자연스럽게 스킵되었다😢 아쉬운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일본 도쿄가 가장 궁금하기도 하였으므로 언젠가 기회가 닿겠지 싶기도 하다.
일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일본 문화 이야기로 즐거웠던 4월의 어느 날.
오늘은 어버이날🌹
오래간만에 한국에서 어버이날. 이런 기회가 정말 오래간만이라서 부모님께 카드를 썼는데, 부모님께서 너무너무 좋아하시고 고맙다고 하시니 내가 더 감동이었다. 부모님은 그런 분들이신가보다. 자녀가 조금만 마음 표현해도 기뻐하시고, 자녀의 사소한 것 하나에도 기쁨과 슬픔을 느끼시는 분들이라는 것을... 아직 부모가 되어보지 않은 나는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통해 부모의 마음과 심정이 어떤 것인지를 아주 조금이나마 느끼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부모님의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그 깊은 사랑, 나도 부모가 되어 경험해보고 알고 싶다.
음악을 플레이 시켜놓았는데, 갑자기 첫 시작이 바순의 선율... 한 마디 듣고서 아... 너무 좋은 감동.. 어, 이거 어느 음반이지! 하고 찾아보니 Valery Gergive(발레리 게르기에프)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이 음악을 들으니 부모님, 특히 아빠에 대한 향수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물밀 듯 밀려온다. 어린 시절 주말 오전이면 아빠는 꼭 아빠가 아끼는 오디오로 클래식 교향곡을 온 집안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볼륨 업해놓으시고는 집 안의 난들과 수석을 가꾸셨다. 난의 숫자가 한 두개가 아니었기 때문에 나 역시 난에 물 주기에 동원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커다란 음악이 싫지가 않았다. 항상 연말 연시는 신년 음악회, 제야 음악회와 함께했고, 가족이 모두 한 달에도 몇 번씩은 클래식 음악, 특히 교향곡 공연에 다니는 것이 우리 가족의 문화로 자리잡았었기 때문인지, 주말에 일어나는 일은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 같이 여겨졌었다. 그래서 장대한 교향곡들을 듣고 있다보면 아빠가 생각나는 때가 많다. 특히 해외에서 교향곡 듣고 있다보면 아빠 생각이 많이 난다.
오늘도 차이코프스키 비창 교향곡 1악장의 제 2주제를 들으니 어린 시절의 추억과 그리움이 물밀 듯 밀려온다. 이 곡은 꼭 내게는 고향과 같은 음악이랄까.. 정말 너무너무 좋다. 그냥 듣기에도 참 아름다운 곡인데,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기 때문에 이 음악이 더한 감동과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 음반은 예전에도 한번 피드로 남긴 적이 있었던 음반이다. 오늘은 1악장 서주의 바순 소리에 매료되어 그대로 얼음이 된 나는 또 스피커에 귀 쫑끗, 완전 집중하여 감상을 하였다. 오늘 또 집중해서 들으니 이 음반이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뭐랄까. Valery Gergiev의 생각을 읽고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전에는 그렇다고 못 느꼈었는데, 오늘은 이 교향곡이 약간은 템포를 낮추어 상당히 곱씹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1악장의 2주제는 그냥 폭넓은 낭만적 느낌으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은데, Valery Gergiev는 아니었다. 템포가 느리기 때문에 그런 상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각과 감정의 flow가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전달되는 느낌이랄까. 굉장히 상세한 친절함이라고 할수도 있겠고, 꼭 지휘자가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 2주제만이 갖는 깊은 감동을 표현해내기에는 너무 절제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무렵, 2주제를 한 번 더 반복할 때에는 밀고 당김을 통하여 깊은 카타르시스를 표현해주었는데 그게 그렇게 멋질수가 없었다.
아, 한 가지 더 남기고 싶은 감동은, 1주제 마치고 2주제 시작되기 전 5초 정도 공백이 있는데, 너무 고요해서 갑자기 커넥션이 끊어진건가 확인해보려던 찰나 2주제가 시작되었다. Valery Gergiev는 이 잠깐의 pause를 통한 '연주', 그리고 연출을 참 잘한다. 악장과 악장을 연결하는 그 타이밍도 정말 예술... 그 'pause'하는 순간이 너무나도 적절해서 뒤에 나오는 부분들은 더한 감동으로 다가오게 하는 Valery Gergiev만의 지휘. 이건 정말 특출난 재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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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맞아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좋은 음악을 듣게 되어 더욱 뜻깊다는 생각이 든다. 음악은 꼭 이렇게 언제든지 추억과 함께하며 또 다른 추억들을 차곡차곡 쌓아주는, 내 영혼의 저장 창고랄까. 결코 그 어떤 것으로도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움과 감동이 음악에 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그렇게 내 인생의 음악이란.. 내 개인에게 다가오는 특별함과 감사함이 크다. 정말 너무너무 좋다.
오후 시간 출출해져서 간식을 찾는데,
이거이거~ 내가 Lyla 오면 주려고 어제부터 외우고 있었던건데 깜빡할 뻔 했다! Lyla 생각이 나서, Lyla가 출출해하면 이거 줘야지 하고 내가 안 먹고 고이 가지고 왔어~
하는데, 이 한 조각의 쿠키가 그렇게 귀엽고 고마울수가 없었다😘 생각해주었다는 자체가 너무 고맙고 그냥 그 자리에서 먹을수도 있었을 그걸 또 고이 싸왔다는 것이 감동이었다😢 세상에 수많은 종류의 쿠키가 있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내게는 금과 같은 너무나도 귀한 쿠키였다.
솔직하게 기호에 딱 맞는 쿠키는 아니었지만, 그 고마운 마음 생각하면서 한 입, 한 입 다 먹은 쿠키 :-) 고마움과 감사함을 이렇게 사진으로 기록해보았다.
못다 본 벚꽃, Nintendo Switch(닌텐도 스위치)의 MARIOKART(마리오카트)가 충족시켜줄 줄이야🌸 ㅎㅎ
동물의 숲이 온통 벚꽃 길이어서 게임이지만, 예쁘다~ 예쁘다😍 하면서 달렸다.
게임에서 벚꽃을 만날줄은 생각지도 못했던터라 즐거움이 더했고, 만개한 벚꽃은 정말 그래픽적으로 잘 표현이 되어서 예뻤다.
게임은 싱글 플레이, 200cc, 100% 자이로만 사용해서 우승~ 스틱보다 자이로를 쓰는 것이 더 재미있다. 달리는 스릴이 있었지만 계속 달리다보니 더 빠른 것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내 안의 질주 본능🏍
그런데 꼭 생각없이 달릴 때마다 1등을 했다. 그래. 역시 생각을 too much하지 말고 힘을 빼야한다🤔 그냥 그렇게 flow를 타면 되는 것을. 인생 역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너무너무 예쁜 4월의 꽃들💕
Lyla의 4월🌸
그린그린🌿
Lyla의 4월🌸
Tea Lover로써 또 Tea 피드가 빠질 수 없지 않겠습니까~
TWG의 English Breakfast Tea.
모슬린 티백일줄 알았는데 개봉해보니 의외로(?) 모슬린이 아니라서 첫 인상이 의외였던 차.
사실 TWG는 가향 차와 이미지 마켓팅으로 성공을 이룬 회사라서... 가향 차는 정말 맛있긴 하지만 한편 클래식 차는 괜찮을지 개인적으로는 기대치가 좀 낮았었는데, 마셔보니 오~~ 좀 하는데~ 느낌.
English들의 아침 차는 일단 Assam의 몰트향이 올라오긴 하는데 탄닌은 뒤로 주춤주춤, 부드러웠다. 솔직히 very strong까지는 아니고 아주 full body는 아닌걸로 보아 Ceylon의 Nuwara Eliya 같은 고지대 차가 블렌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TWG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India, Nepal, Ceylon의 Tea가 블렌딩되었단다😉 솔직히 Nepal 차는 경험해본 바가 없어서 Nepal의 향과 맛까지 캐치하진 못했지만 Ceylon이 섞인 것이 확실하다니, 내 미각이 살아있구나~ 왠지 기쁘다 ㅎㅎ
맛있었는데, 내포성은 낮아서 딱 한 번 우렸을 때 가장 맛있었다.
8 Ma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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