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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핑커 - 언어 본능 | Steven Pinker - Language Instinct | 특정 언어의 사용이 그 문화권의 사고 방식으로 이끔 | EBS 동과 서
Olivia올리비아 2022. 5. 24. 00:36스티븐 핑커(Steven Pinker)의 <언어 본능(Language Instinct)>를 읽다가 든 개인적인 생각들
요즘 자꾸 한국말보다 영어가 앞선다. 한국에 오면 한국 말이 늘 줄 알았는데 더 어버버버..ㅠ.ㅜ 6년 간의 해외생활, 영어사용 환경이 영어식 사고를 익숙하게 한 것이 사실인가 보다. 글을 쓰다가도 한국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한참을 생각하다가 영어로 대신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나를 발견.
중학생 때부터 미국에서 살아오신 한 한국인 학부모님께서 나와 메신저 대화 시 왜 영어가 더 편하다고 하시는지, 그 분은 오죽하실까도 싶어서 깊은 이해가 된다. 당장 자판을 칠 때 한국어는 자음과 모음을 조합시켜야 단어가 완성되는 데 비해, 영어는 그냥 알파벳의 수평적 나열을 통해 단어가 완성되니 훨씬 속도도 빠르고 쉽긴 하다. 한국어가 굉장히 과학적 언어라고는 하지만, 자판에서 한국어 사용 시에는 (나 같은 경우에는) 자꾸만 오타가 나서 백 스페이스를 엄청 많이 쓰게 되는데 비해 영어 자판 쓰면 오타의 수가 확연하게 줄어들어 정말로 영어가 편리하긴 하다.
그리고 때로는 한국 말보다 영어 단어 한마디가 더 상황을 단순, 명쾌하게 설명하고 이해시킬 때가 있어서 경제적 차원에서도 영어를 쓸 때가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본다면 한편 머리가 그리 좋지 않고 단순한 것이라고도할 수 있는데^^;;(굳이 셀프 비하도 아니지만..) 한국어, 한자의 어휘들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영어보다도 훨씬 더 어려운 고급 언어에 속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기본적으로 언어 능력과 말재주가 탁월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한국에서 노벨 문학 수상자들이 잘 배출되지 않는 것은 한국어의 아주 디테일한 어휘들을 영어로 옮기는 데에 대한 한계 때문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한국어는 굉장히 세밀한 고급 언어인 것 같다.
생각이나 마음의 검열을 거치지 않고 본능적으로 어느새 튀어나오고 있는 것이 언어이고, 단순히 언어의 기능을 넘어서서 그곳의 문화까지도 담고 있는 것이 언어이기에, 결국 어떤 언어가 본능적으로 먼저 나오느냐는 그 사람의 사고방식을 대변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최근 한국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깜짝 놀랐던 점이, 소위 '한국적, 동양적'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고찰과 고민이 내겐 고민이 아닌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다가오는 현상을 발견하고는 나 스스로도 깜짝 놀랐던 것이었다.
또한 일례로, EBS 걸작다큐멘터리 <동과 서>의 2부 인트로에서, 일렬로 서 있는 세 개의 물체를 보고 어떤것이 앞쪽에 서 있을까? 하는 질문이 나온다. 물체는 같은 모양이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크기가 점점 커지는데, 나는 너무 당연하게도 윗쪽에 제일 작은 물체가 있으니까 위가 제일 앞이라고 판단했는데, 아주 신기하게도 이는 서양인들의 보편적인 사고방식과 일치했다. 동양 나라의 사람들은 대부분 제일 아랫부분의 큰 물체가 내게 가까이 있는 것으로 인식해서 그것을 제일 앞에 있다고 사고하는 모습이었다. 이것이 동.서양을 넘어서서 단순히 사고방식의 차이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근 6~8년 동안 서양 나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영어를사용하면서 그 언어 속에 숨겨진 문화적 뉘앙스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이것이 옳다 그르다 좋다 싫다 동양이냐 서양이냐를 떠나서 언어는 확실히 그곳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같은 사람인데도 영어를 쓰면 영어적 제스처가 나오고 한국어를 쓰면 한국적제스처가 나오는 것 또한 그것의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언어는 곧 문화적 정체성이자 사고방식 반영의 결과물이다. 정도로 결론을 내려본다. 그러니까 사람은 살아가는 지역 및 소통하는 언어를 통해 문화와 사고방식을 학습하게 되는 것 같다. 더 나아가 생각해본다면 영국에서 영국 사람이랑 소통한다는 것과, 인도에서 영국 사람이랑 소통하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도 싶은데.. 그건 전문가들만이 말할 수 있는 영역이므로 패스.
뭔가 잘 말해보고 싶은데 끝마무리도 잘 안되고 글이 점점 이상해진다 ㅠ.ㅜ 그냥 생각의 나열 정도로 해두자.
내 머릿속 수많은 언어들 중 때와 상황에 잘 맞는 적합한 언어를 잘 구사하고 싶다. 한국어, 영어, 힌디어, 크메르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언어구조를 통해 한 나라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습득해가는 언어 공부는 언제나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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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책의 중심 논제와는 아주 약간 무관한 개인의 떠오르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쓴 것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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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guage Instinct
Steven Pinker
언어 본능
스티븐 핑커
동녘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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