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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시절의 추억 돋는 Donaudy - Vaghissima Sembianza(아름다운 그대 모습) : 나 학생 때 참 행복했었네
Olivia올리비아 2024. 4. 17. 01:30Stefano Donaudy(스테파노 도나우디, 1879-1925)가 작곡한 Vaghissima Sembianza(아름다운 그대 모습)
무슨 강박증 같은 것이 있는지, 이전 기록들이 완벽히 정리되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가기가 참 어려운 요즘의 내 자신.. 정리되지 않은 기록들이 뭔가 마음 속 실타래처럼 마구마구 엉켜 있는 가운데, 최명기 정신과 원장님께 조언을 받은 결과, 나는 밤을 새서라도 이전 기록들을 어떻게든 정리하는 게 내 성질머리에는 좋겠다는 결론이 났다.
그러나 이 결심을 하기까지도 근 1년이 걸렸다.. 하.. 힘든 내 인생. 표면적으로는 힘들 것이 없어 보이나 마음 속은 아주 방황 그 자체. 하지만 결심했어! 오늘부터 다시 외장하드 꺼내서 지울 것은 지우고 정리할 것은 정리하는 가운데, 2004~2005년 기록을 정리하던 중에 악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무슨 악보지? 하고 열어봤는데, 딱 두 마디까지만 봐도 알겠더라! 바기시마 셈비안짜~ 가사까지 생각날 정도.
예고 시절 성악 친구들의 반주를 꽤 해줬었는데, 참 반주도 많이 해주고 또 그러면서 많이 들었던 곡이었다.
이 노래를 간만에 정식으로 다시 들어보고 싶어서 유튜브에서 곡을 찾아보는데, 한국에서 성악 공부하는 학생들이 이 노래를 얼마나 많이 공부하고 부르면 글쎄 입시 관련 정보부터 나오고 제대로 녹음된 정식 음반은 찾기가 참 힘들었다.
그리고.. 초 절대음감으로서 말하자면, 제아무리 한예종 다니는 친구들이라도 음정 왜 이렇게 틀리는 것임 ㅠ.ㅠ 음대 학생이라고 해서 올린 영상들 중 정확한 음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한 사람도 못 봤다.
개인적으로 Vaghissima Sembianza 이 노래는 테너보다는 소프라노가 부를 때 훨씬 더 아름답다고 느껴서 소프라노 버전을 많이 찾아봤으나, 대부분 학생들이 부른 곡들이 올라와 있어서 아쉬웠다.
Sumi Jo님의 음반이 올라와 있기는 한데 개인적으로 (저음에서의 그 무언가가) 내 취향은 아니라서.. 처음에는 스킵했지만 소프라노 정식 음원이 없어 결국 들어봤는데, 역시 수미 조님의 스킬이 대단하다는 것은 정말 인정! 이게 프로의 고음 처리구나 하는 점을 확실히 느낄 수가 있다.
아래 영상이 조수미가 부른 Vaghissima Sembianza
https://youtu.be/f_chTpb4ZjA?si=ftY7iZw19WPLDQnC
학생들 버전으로 몇 곡 들어보다 보니 결국 아래 영상의 분이 소프라노 톤이나 음정 등 그나마 가장 마음에 들긴 했다. (홍보 아님) 음정이 약간 틀리는 부분도 있으나, 그나마 가장 정확한 음정을 구사하심!!
https://youtu.be/7hVSvuhF21U?si=ZqhjscyJzo4z5Laj
사실 많은 영상들 속 사람들이 꽤 잘하는 실력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히 내 마음 속에는 이 곡의 분위기와 느낌에 따른 내가 바라는 그 무언가의 이상향이 확실히 있는 듯 하다.
Vaghissima Sembianza 이 곡의 가장 아름다운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위 악보 기준 3~7마디 부분이다. 특히 7마디의 high A는 정말정말 너무 아름답다. 반주를 하면서도 저 아르페지오 굴릴 때 소름이 돋는 부분. 특히 성악 친구가 노래를 잘한다면 연주를 하면서 전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아름다운 high A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그래도 그나마 잘 표현해 준 사람이 테너 Juan Diego Florez(후안 디에고 플로레스)이다. 목소리도 완벽하게 내 취향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테너 톤에 가까운 톤을 가지고 있다.
https://youtu.be/rvGPQ3siEjw?si=tYOpqDz-H31peSsi
음악을 듣다 보니 예고 시절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내가 어린 시절에 얼마나 행복하게 이런 음악들에 둘러싸여 지냈었는지, 그 사실에 또 새삼 감사하게 되었다. 나 정말 어린 시절에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하게 자랐구나.. 그리고 그런 추억을 가지고 있는 내 자신이 갑자기 스스로 귀하다고 느껴졌다.
(2004-2005년 추억 중 일부를 이렇게 소환하여 글이라도 쓰니 뭐라도 하는 느낌이 들어서 약간의 충족감이 든다. 외장하드 얼른 하나하나 빨리빨리 정리해야지! 그리고 2024년 현실에도 집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