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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생활 | 인도인 직원들 알아가기 | 일상 속 항상 즐거운 클래식 음악 | 푸쉬가 아닌 온건함에서 오는 인생 깨달음
Olivia올리비아 2023. 4. 4. 13:54인도 벵갈루루 생활 기록
Good Morning!
아주 오래간만에 10시간 full sleep😴 잘 잤다는 느낌보다도 그냥 기절했다가 눈 뜬 느낌.
어제 아침엔 너무 춥더니 오늘은 또 후끈 더워졌다. 이제 인도 본격 혹서기 시작. 머리가 지끈지끈 울리고 감기 걸린 것처럼 눈이 안떠진다. 나에게도 환절기가 찾아왔나보다~ 커피로 정신 차려보는 아침.
누군가 목이 아프고 편도가 부었다고 해서, 에구~ 환절기 감기 걸리셨구나~ 싶었는데, 나 역시도 걸을 때마다 머리 속이 지끈지끈 울리는 것이 영~ 컨디션이 그렇다. 일시적인 현상인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쉬엄쉬엄 해야겠다.
하지만! Gil Shaham이 연주하는 Camille Saint-Saëns의 Violin Concerto No.3를 듣는데 너무나도 행복💞 음악은 역시 행복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
Jean Sibelius의 Finlandia.
이국적 느낌. 민속적 선율. 참 좋다.
Antonín Dvorák의 Symphony No.1 in c minor "Bells of Zlonice"
Adagio Molto는 오늘도 감동💕
완전 신기해~😍 인도 Methi라는 식물로 시금치같이 무쳐먹으면 독특한 향이 나는 것이 맛있는 식물인데, 어제 메이드가 시장에서 사온 것을 본 뒤 호기심에 한줄기를 물꽂이 해봤는데 오늘 이렇게 흰 꽃이 생겼다! 저녁 먹다가 우연히 발견하고는 밥이고 뭐고 신기해서 막 사진 찍었다. 우왕💕 예쁘다. 정말 신기하고도 경이로운 생명.
집에 텃밭에서 따놓은 상추가 많이 있어서, 상추로 전이 되나? 싶어서 저녁은 요리사에게 상추전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호박나물과 함께 너무나도 예쁘게 구워놓았다. 색이 너무너무 예쁘고 만든 정성도 너무 기특해서 사진을 찍었다. 물론 상추전도 엄청 맛있었다. 소스는 내 스타일대로 간장에 깨 뿌리고 라임즙 뿌려먹으니 너무너무 상큼하고 맛있는 것!
나도 이제 요리를 조금씩 해보면서 한국 음식에 관심많은 우리 요리사들에게 요리들도 가르쳐주어야겠다.
사람을 잘 만났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젯밤, 일을 마치면서 내게 할 말이 있다면서 우리 요리사 중 한 명도 그렇고, house keeper도 하는 말이, 일을 더 많이 배우고 싶단다. 아직 나이도 어린데 그런 꿈과 목표가 있다는 것이 너무너무 기특했다. 그냥 시간만 때우면서 일도 대충하고 괜히 급여만 더 올려달라는 사람들도 많은데 우리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참 기특한 마음이 들고 또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들을 어떻게 더 도울 수 있을지 자연스럽게 나도 고민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문득, 이십 대 초반의 나는 어떠했는지.. 이미지가 스쳐지나가면서 인생을 조금 더 산 사람으로써 이들에게 정말 중요한 인생 교훈들을 말해주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결국 사람. 일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 내가 아직 생명 가지고 이땅에 살아야 한다면, 나의 인생 경험이 다른 누군가를 돕고 살리는 발판이 분명히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상황으로 마음으로 더욱 확신한다.
26 Feb 2019
우리 요리사들과 메이드들, 너무나도 기특해서, 오늘은 special day를 만들어주기로. Chai(짜이)를 만들어보라고 하면서 우유와 찻잎을 내주었다.
चाय चाहिऐ? (짜이 짜히에?, do you want Chai?) 하며 힌디로 언어 유희를 하니 직원들이 수줍게 웃으면서 좋아한다.
사실, 인도는 계급 사회이다보니, sir/madam과 servant의 상하관계는 매우 명확하여, 특히 나 같은 외국인이 조금만 친근하게 대하기 시작하면 금방 상하 앞뒤 좌우가 무너지게 마련, 그래서 좀 조심스럽긴 했지만, 일하는 사람들 격려 차원에서 가끔 한 번쯤 긴장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느껴서 오늘은 마음을 썼다.
인도 Bollywood movie, Hindi Song, 인도 배우들, 크나큰 인도의 각 지역들의 특성, 기후, 언어 등등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니 직원들이 막 신나서 이것저것 설명을 했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싶어서 마음이 좀 짠하기도 했다.
집에 masala가 없어서 그냥 생강만 넣고 인도 Assam tea를 이용해서 한 직원이 짜이를 끓였는데 설탕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인도 특유의 짜이 향이 나는 것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짜이를 마시는 직원들의 모습도 한 컷 기념으로 남겼다.
선심을 쓰는 김에 퇴근도 일찍 시켜주고 고기도 내주었다. 고기 먹고 아프지 말고 더 힘내라고~ 일하는 사람들이 예쁘게 나오니 마담이 오늘 크게 쐈다! ㅎㅎ 고기랑 함께 먹을 채소도 있는지 점검해주고 모자라는 것은 더 가져가게 했다. 그 마음을 알고 그 진심을 알아주는 직원들은 90도 인사를 하며 함박웃음, 몇 번이나 고맙다고 good night 인사를 연거푸 하면서 떠나갔다. 이들이 집에 돌아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또 마음이 짠...요리하고 청소하는 직원들로 북적이던 집이 텅~ 비고 그 집에 혼자 들어와 문을 닫는데 마음이 허전.. 하지만 내 마음은 더더욱 꿈에 부푼다. 사람들을 잘 키워서 이들을 통해 또 다른 좋은 리더들이 양성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러니까 나 역시, 나부터도 작은 일에 충성된 자가 되어야겠다. 일하는 직원들을 바라보며 나 역시도 힘이 나고 동기부여가 된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더워해도 나는 더위를 잘 안 타서 한여름에도 에어컨도 안 틀고 팬도 안돌리는 사람인데(기본적으로 인위적인 바람이 정말 별로. 기계 바람을 쐬면 몸이 안좋아진다.), 오늘밤은 왜이렇게 더운지..! 연거푸 얼음물에, 인도에서도 1년에 한 번 입을까말까 한 반바지와 반팔을 다 입었다. 게다가 에어컨도 틀었다. 서프라이즈~ ㅎㅎ 게다가 너무 목이 너무 말라서 과일도 한움큼. 이제 인도가 본격 혹서기로 더워지긴 더워진 것이 사실인데 추위 많이 타는 나는 이게 뭔일인지, 스스로도 엄청 신기신기. 사실 이럴 때 찬물 함부로 마시고 찬바람 쐬는 것이 탈이 나는 주범이긴 한데 오늘만은 어쩔수가 없다. 몸에서 너무 열이 나고 덥다더워🔥 내 몸의 이상기온 ㅎㅎ
내가 좋아하는 Franz Liszt의 Hungarian Rhapsody.
피아노 연주가 무척 멋진 곡인데, 오늘은 Zubin Mehta가 Israel Philharmonic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들었다.
역시 주빈 메타의 곡들은 참 부드럽고 섬세하고 우아하다. 인도 본토에서도 연주 자주 해주셨으면😊
Emil Gilels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 참 좋다.
개인적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특유의 느낌을 별로 안좋아하는데(지극히 개인 취향이지만), 4번만큼은 사운드나 진행 면에서 정말 명곡이라고 느껴진다.
몸이 열 개였으면 좋겠다고 느껴질 정도로 너무 바쁜데, 바쁜건 얼마든지 괜찮지만 아무리 기업의 사장이라 할지라도 진짜 일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요 근래 처음으로 살짝 신경질 나고 폭발 직전의 감정을 느끼는데, 음악이 워워워~ 하고 조금은 나의 템퍼를 다운시켜준다.
Emil Gilels라는 피아니스트는 의사 친구와 더불어 좋은 추억이 있는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좋은 감정을 떠올리며 캄 다운~~ 휴휴~~ 어휴 ㅠ.ㅜ 일은 못하면서 목소리만 큰 사람은 정말 그릇이 작은 사람이라는 생각. 이걸 받아줘야돼 말아야돼. 너무 화가 나서 잠시 음악에 집중해보고 글을 쓰면서 한 템포 쉬어간다.
사장은 너도 나도 사장될 수 있지만, 덕과 리더쉽을 갖춘 사장은 참 흔치 않다. 좋은건 보고 배우고, 나쁜건 교훈 삼고.
27 Feb 2019
폴리니의 슈만은 역시 영롱해.
폴리니
아바도
베를린 필
Robert Schumann의 Piano Concerto in a minor.
Op.54
이 곡은 Opus number도 안 잊어버리고 있다.
Lock screen을 live gallery로 해두었더니 매번 다른 사진들이 즉각즉각 업데이트가 되서 재미가 있다. 문득 입 벌리고 있는 아가들이 귀여워서 스크린샷.
SAMSUNG은 S10, 이제 와서야 on-screen fingerprint sensor를 내놓았는데, 나는 이미 다른 폰으로 쓰고 있었지요~ㅎㅎ S10 지문인식 속도를 보니 사람들은 꽤 빠르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실상은 내가 쓰고있는 것보다 훨씬 느리다.. 사실 삼성이 더 좋은 기술로 개발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삼성은 디자인도 그렇고 쫌 많이 분발해야할 듯.. 인도에서도 여러가지 다양한 스마트폰을 보면 삼성이 아무리 기술이 뛰어날지언정 디자인은 도저히 너무 떨어진다ㅠ.ㅜ 많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아무튼, 5G 폰은 언제 나오려나. foldable phone..? 그건 또 진부한 디자인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기대기대~
자나깨나 남자 조심!
대놓고 데이트 신청에, 손금을 봐주겠다느니, 같이 여행을 가자느니, 은근슬쩍 자기 취향도 흘리고.. 근데 그게 기분이 좋은게 아니라 아주 무례하게 느껴지고, 이런 말 표현은 뭐하지만, 기분이 아주 더럽고 불쾌했다. 몇 일 전부터 이상한 기운을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그냥 모르는 척 넘어갔었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까지 도가 지나쳤다. 모르겠다. 상대방은 호의였을지 몰라도 받아들이는 나는 유쾌하진 않았던 것이 사실. 아.. 한편으로는 사실, 내가 너무 사람을 홀리게 했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그렇지, 세상엔 정말 별사람이 다 있구나. 아휴😡😠 이제 내 옆에 든든한 보디가드도 써야할 판😂 은근히 무슨 일 생길까봐 무섭기도 하구... 어휴... 털어버리자 ㅠ.ㅜ
한편.. 나와 자신은 레벨이 다른 것 같다면서.. 나를 위해 어떤 재력이든 받쳐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고 하면서, 그럼에도 나에 관한 모든 좋은 아이디어는 다 가져다주는 사람... 아니.. 왜 나랑 상의도 없이 마음을 접고 안접고를 결정해 ㅠ.ㅜ
___
어떻게든 작업 걸어보려는 사람들, 그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정말 기본적으로 나를 생각해주고 자나깨나 내가 어떻게 하면 잘될까 많은 아이디어도 주고 조언도 해주고 배려를 해주는 사람도 있다. 자신을 희생해주면서까지.. 자기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문득 그런 것이 하나님의 사랑인 것일까 하는 마음이 스쳐서 마음이 짠했다.
겨우 마음을 추스리고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데도 그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서 또 순간 울컥. 나는 마음이 너무 약한걸까. 아니면 그 사랑이 큰 것일까. 사실 이 관계가 가장 힘들었던 관계라는 생각이었는데, 지나고나니 그 관계는 하나님께서 가장 축복하시는 만남이었다... 나라는 존재는 무엇이며 하나님께서는 왜 그런 만남을 내게 주셨을까. 하나님의 크나큰 사랑과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 그 관계 앞에서 내 것만 주장했었던 지난 날에 대한 너무나도 미안한 마음과 자책감이 떠오른다. 이 세상에는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도 훨씬 더 깊은 사정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이만큼만 이해하는데 그 사람편에서는 결코 그게 전부가 아님을 말이다.. 그럼에도 나를 받아주고 아껴주는 그 사람이 참 너무너무 고맙다.
UNDERSTAND.
under에서 stand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꽤 그래왔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 멀었나보다. 그 연습을 좀 더 많이 해야겠다.
28 Feb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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