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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학생들을 가르치며 인도 상류층의 교육 철학에 감명받다.
레슨 마치고 나오면 언제나 뿌듯한 남매의 집😊
오늘은 레슨 후 남매의 할머니,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힌디어를 조금 할 줄 아니 일단 인도인들 마음이 확 열린다. 여기에 텔루구어까지 조금 더 할 줄 아니 텔루구어 사용권인 Andra Pradesh(안드라 프라데쉬) 출신인 할머니가 엄청 기뻐하신다ㅎㅎ 잠깐잠깐의 대화를 통해 일상 힌디를 배워서 참 좋다.
남매네 집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엄마, 아빠 그리고 남매 이렇게 3대가 함께 사는 가정이다. 고맙게도 나한테 레슨받고 감동을 받았는지 남매가 매번 3대가 둘러앉은 식탁에서 내 이야기를 하나보다. 그 덕에 모든 가족들이 내게 호의를 가질 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해서도 궁금해한다. 내가 가진 재능, 내가 쉽게 잘할 수 있는 것을 성심성의껏 나누었을 뿐인데 관계가 열리는 것이 신기하다. 그것도 온 가족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이. 가족들은 완전히 나를 신뢰해주고 좋은 선생님이라 인정해주고 있어서 감사하기도 하고 나도 그만큼 더 많은 애정과 책임감에 더욱 열심히 가르치게 된다.
오늘은 남매의 엄마랑 대화하면서 영국 음악급수시험인 ABRSM을 아이들이 준비하고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물어봤다. 솔직히 대학갈 때 advantage를 얻기 위해서라는 대답도 나올 줄 알았는데, 그보다도 먼저 아이들이 배울 수 있을 때 배우게 하고 싶은데 특정 목표를 가지면 더 열심히 하게 될 것 같아서 ABRSM이라는 시험을 봐온 것이라고. level 5가 지나면 아이들 스스로 계속할 것인지 결정하도록 했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해서 즐기면서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래서 큰 아이의 경우 top level인 level 8을 준비 중이다.
그러면서 또 남매 엄마가 하는 말이 인도 음악 선생님들은 그냥 아이들을 가르칠 뿐, proper한 teaching skill이나 철학이 없기 때문에 불만이라고, 그래서 아이들도 지금 나와 배우는 것을 즐기고 부모도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나도 서툴고 부족한 점도 많지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또 내가 무엇에 더 준비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어 참 감사하다.
이 아이들은 부모 덕분에 좋은 환경에 있는 것이 확실하다. 아이들이 그저 음악을 즐기면 좋겠다는 마음에 피아노도 고급 피아노, 한화 약 700만원에 달하는 KAWAI upright piano를 갖추고 있는데, 제아무리 인도 상류층이라고 해도 악기에 이렇게 투자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모습을 봐왔기에 이런 결정이 참 대단해보인다. 아이들은 액션이 탄탄하고 무게와 깊이감이 있는 피아노로 날마다 연습하다보니 확실히 날이 갈수록 손가락 힘과 소리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피아노 자체도 그 덕분에 잘 길들여져서 그 어느 때보다도 상태와 소리가 좋다. 피아노를 사기 이전에도 무게감이 있는 괜찮은 YAMAHA 전자피아노를 사용했었다고 막 퇴근하고 돌아온 남매의 아빠가 웃는 얼굴로 대화에 자연스럽게 참여하신다.
이 뿐만 아니라 딸 아이는 클라리넷도 연주를 하는데 그것은 남매의 엄마가 학생 때 연주했던 경험 때문에 딸 아이에게 악기도 사주고 배우게 했다는 것. 대단.. 20년 전 클라리넷을 배울 정도였다면 집안이 어떤 집안일까. 남편 분도 기타를 연주할 수 있다고 해서 친구들이나 다른 가족들 초청해서 거실에서 미니 콘서트 열어도 좋겠다고 제안을 했더니 좋아하신다.
사실 물질적, 환경적 부분보다도 부모님의 아이들 가르치는 교육 철학도 참 훌륭하고 가진 자원을 잘 활용하여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기 모습을 보면 참 흐뭇하고 보기가 좋다. 물론 최상의 자원이 반드시 최고의 교육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확실한 교육철학 아래 자원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아이들 교육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감명깊어서 나의 미래의 자녀 교육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부모가 너 이거 해, 저거 해야돼 하면서 push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결정권을 주되 하겠다고 하면 최선을 다해 적극 밀어주는 모습이나, 아이들 스스로도 어릴 적부터 몸에 밴 것인지 항상 작은 시간이라도 스케줄을 만들어 계획성 있게 규모있게 움직이는 모습들을 보면 성공하는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구나 싶다. 체질과 습관, 그 이전에 가치관과 철학.
이 만남이 너무나도 감사하다. 피아노를 통하여 인도와 한국 간 민간외교관이 된 것 같고, 내 재능을 나누어서 좋고, 좋은 가족과 아이들을 만나서 좋고, 이와 연결된 미래를 꿈꾸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크다.
11 Au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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