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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학생-교사 삼박자의 하모니 | 교육은 큰 보람과 더불어 교사 스스로도 성장

 

[학부모의 서포트 - 학생의 노력 - 교사]의 가르침, 그 삼박자의 하모니

교육의 큰 보람, 불굴의 의지로 노력해주는 학생에 대한 대견함과 고마움

 

 

피아노를 3년이나 배웠지만 기초가 확실하지 않아 악보 보는 것마저 서투른 한 학생이 5월 학교에서의 music concert를 앞두고 나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지 어느새 4개월.

 

피아노의 기본기부터 다시 차근차근 하면서 콘서트 곡을 준비하는데, 욕심이 많은 친구라서 하필이면 어려운 버전의 앙상블 악보를 준비해왔었다.

 

그래도 4개월이나 남았으니 악보 보는 법부터 찬찬히 해보자는 생각이었지만, 콘서트를 일주일 앞둔 지난주까지도 준비가 너무 안되어서 자칫 이것 때문에 학생이 낙심할까 싶어 학생 마음을 충분히 알아주는 말을 해준 뒤, 다시 쉬운 버전으로 지금이라도 바꿔서 준비하고 내년에 어려운 버전으로 다시 준비하자고도 달랬었다.

 

학생은 그럴까도 잠시 망설였지만 자신이 꼭 해내고 싶다고, 끝까지 해보겠다면서 지난 주말부터 월,화요일 연속 내게 계속 레슨을 받았다.

 

오늘도 다른 학생 레슨이 있어 그 동네에 갔었는데 그 학생이 오늘은 혼자 연습해도 될 것 같다고 해서 그 학생의 부모님도, 나도 그냥 학생을 믿고 맡겼는데, 학생 어머님께서 밤 늦게 자신의 딸이 연습한 내용이라면서 내일 콘서트에서 연주할 곡을 녹음까지 해서 보내주셨다.

 

 

 

 

녹음 내용을 듣기 전부터도 그랬지만, 녹음 내용 들으면서 얼마나 학생이 고맙고 자랑스러운지.. 진짜 감격스러웠다. 물론 학생의 마음을 생각해서 한 말이긴 했지만, 선생님조차도 포기할까 생각했었는데 학생은 본인이 악보도 못 보고 힘겨운 상황에서도 이 곡을 좋아하는 열정과 하고자 하는 의지로 결국은 해낸 것이다. 녹음 내용에는 곡을 다 연주한 학생이 스스로도 자랑스러운지 "Ta~Da~~" 하는 내용까지 들어있다.

 

이런 결과를 보고 있자니 한편으로는 내가 지레 먼저 겁을 먹고 쉬운 버전을 제안하자고 했던 말이.. 학생에게 미안해지기도 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진짜 되는구나..! 오히려 학생에게 배운다. 이 학생과 학생 부모님에게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이다. 내일 콘서트에서 아주 멋지게 연주를 할지, 실수를 할지,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이걸로 됐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은 이 과정 가운데 단순히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을 넘어서서 얼마나 자기 존중감, 자부심,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생각.. 등등을 학습하게 되었을까. 그 가치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값지다. 또한 학생-학생 부모님-선생님이 하나의 팀이 되어 무엇인가를 이루어낼 수 있음이 참으로 벅차고 감격스럽다.

 

학생들 레슨을 하면 할수록 시작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참 많이 배우게 된다. 앞으로도 레슨 그 자체보다도 그것을 넘어서서 더 높은 것, 그 다음 것, 앞뒤좌우을 볼 수 있는 안목을 더 갖고 싶다. 참 감사하고 뿌듯한 밤이다.

 

19 May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