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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프놈펜(Phnom Penh) 생활 중.
지난 일요일.
최근 몸이 너무 무겁다 느껴서 운동을 하고 싶었다. 집 앞 Parkway square의 fitness center나, 친구가 좋다고 추천해 준 Intercontinental Hotel(인터컨티넨탈 호텔)의 gym에 가서 treadmill도 한판 달리고 수영도 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인위적인 운동보다는 야외 공기도 좀 쐬고 뜨거운 태양 아래 땀도 좀 흘려보자! 싶어서 밖에 나가게 되었다.
프놈펜에서 지내면서 river front까지는 운동 삼아 너무 지겹게 다닌 터라.. 새로운 곳, 새로운 장소를 가보고 싶어졌다. Tuol Kork(뚤꼭) 쪽은 프놈펜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프놈펜 외곽 지역으로 좀 위험하다고 들어서 그쪽으로 가보기는 좀 꺼려졌으나.. 낮 동안에는 그나마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용감하게 이쪽을 가보기로 했다.
사실 나의 관심사는 뚤꼭보다는 프놈펜 빈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Stung Meanchey(스텅민쩨이)였다. 우리 센터 이전 관련해서 이쪽 지역조사가 내 담당이었는데, 몸이 좋지 않아 다른 사람이 조사를 대신했었던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스텅민쩨이를 가보기로 했다. 스텅민쩨이에 가게 되면 우리 센터와 이전에 협력을 했었다는 기관들, 그리고 그 주변 마을을 다시 한번 방문해도 참 좋겠다 싶었다.
여긴 271번 도로이다.
271 도로는 프놈펜 서쪽 외곽을 횡단하는 넓고 긴 대로이다. 나는 북쪽, Tuol Kork(뚤꼭)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캄보디아에도 인도처럼 이렇게 붉은 꽃을 피우는 나무가 가로수로 많이 심어져 있다. 나무 이름이 뭘까..? 바람이 불면 하늘하늘 나풀거리는 초록 잎도 너무나 아름답다.
프놈펜 시내의 전형적인 flat house.
플랫 하우스는 가로 폭이 좁고 높게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대로에 있는 플랫 하우스들의 1층은 대부분 약국이나 슈퍼마켓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길 한쪽에 모여 있는 쓰레기봉투들. 밤 8~9시가 되면 쓰레기차가 와서 쓰레기들을 수거해 가므로 낮에는 이런 풍경이 흔하진 않다.
프놈펜 시민들의 약속일까..? 사람들은 낮 시간에 쓰레기를 바깥에 내놓지 않는 것 같다. 쓰레기를 햇빛이 강한 낮 시간에 오래 방치해 둘수록 쓰레기에서 물이 흐르고 악취가 나기 때문이다. 특히 강한 햇빛에 발효(?) 된 음식물 쓰레기의 국물은 봉투를 뚫고 나와 길거리에 줄줄줄 흘러 상하수도로 여과 없이 그대로 들어간다. 이런 상태에는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하여 배수가 잘 안되는 프놈펜 시내에 스콜성 비라도 내린다면... 각종 오염물과 비가 섞여 도시는 전염병이 돌기 쉬운 환경이 될 것인 불 보듯 뻔하다.
프놈펜 외곽으로 향하는 길이 있는 271번 도로에는 이런 대형 화물 트럭들이 많다.
271번 도로에는 Khmer-Soviet Friendship Hospital이 있다. 일명 '러시아 병원'이라고도 불리는데 Soviet라는 말이 과거 캄보디아가 사회주의 국가였음을 느끼게 해준다.
병원 정문이다. 나는 2 달여 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곳에 방문한 적이 있다.
이 병원은 Teaching hospital.. 즉 대학 병원인데, 병원 옆에 여러 단과 대학들이 몰려 있어 그런지 부지가 엄청나게 넓고 규모가 크다.
병원 길 건너편에는 약국들이 참 많다.
캄보디아의 약들은 대부분 유럽 쪽에서 값싸게 들어와서 가격이 저렴한데, 종종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약들을 파는 곳이 있으므로 expired date를 잘 보고 약을 사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약을 살 때면 꼭 날짜를 확인하고 사고 있고, Naga clinic이나 SOS clinic 등의 '좋은' 병원에서도 각별히 약품 날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약국에서 약을 사려다 보니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약 이름을 대면 약사는 그냥 약을 팔던데.. 의사 처방전이 없어도 누구나 약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취약점 같다. 누군가는 약물 과다나.. 약물 남용으로 건강을 더 해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병원 정문 앞에는 병원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겨냥한 Tuk Tuk 기사들과 오토바이 운전기사들.. 그리고 볶음면이나 구운 바나나 등의 주전부리를 파는 상인들이 많다.
난 얼마 전 Battambang(바탐방) 출장을 다녀오다가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구운 바나나를 한 번 사 먹어 봤다. 길거리에서 하도 많이 팔길래 맛이 어떨지 궁금하였는데, 가격은 4조각에 1,000 riel(약 US$0.25) 정도. 맛은 겉에 소금을 쳤는지 좀 짭짤하면서도 바나나 특유의 달콤한 맛이 났고.. 식감은 쫄깃..?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참으로 애매하다. 캄보디아에는 길고 큰 초록색 바나나부터 크기가 작은 노란색 바나나.. 그리고 겉에 광이 나는 노란색 바나나 등등등.. 바나나 종류가 정말 많은데, 캄보디아인들은 이를 구워 먹거나 튀겨 먹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하여 먹는다.
각종 음료수와 물을 파는 이동식 가게. 형형색색 가지런히 모아놓은 병들이 참 예쁘다. :-)
프놈펜에서 무엇인가를 보고 느낄 때마다 기록용으로 사진을 찍어두고 싶은데, 왠지 길에서 장사하시는 분들에게는 죄송스럽고 조심스러워서 대놓고 사진을 찍기가 어렵다.
러시아 병원을 지나쳐서 계속 길을 걷는다. 좌회전하면 Koh Kong(350km), Chom Chao, Phnom Penh Airport, Kampong Speu(48km), Sihanouk Ville(230km), Kampot(148km)으로 갈 수 있다.
이것은 캄보디아 가정집이나 가게 앞에서 볼 수 있는 기도드리는 곳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아침 일찍(아마도 일을 시작하기 전) 이곳에 향을 피우며 기도를 드린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신상(?)의 방향은 가게나 집 방향과 일치하거나 똑바로 나 있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 45도 각도로 비껴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슬람인들이 사원이나 성전의 방향을 두고 기도하듯 이는 같은 의미인 것일까..?
자전거에 물건을 싣고 다니는 street vendor. 이들은 대부분 자전거를 타지 않고 이렇게 끌고 다니면서 장사를 한다.
곳곳이 공사 중인 프놈펜 시내. 도시 개발이 한창인 프놈펜에서는 요즘 고층 빌딩을 많이 짓고 있어 몇 년 전과 비교하여 스카이라인이 확연하게 달라졌다고 한다.
코코넛 리어카. 캄보디아에서 코코넛을 '떡 동'이라 부른다. 더운 날씨에 지쳐 목이 마르면 음료수를 마시는 것보다 사탕수수 주스나 코코넛 주스가 갈증 해소에 더 도움이 된다. (그래도 그중에 내가 추천하는 최고의 주스는 마시면 눈이 번쩍 뜨이고⊙.⊙!! 정신이 번쩍 드는 라임 주스, 레몬주스다.)
캄보디아에는 TOYOTA 자동차가 참 많다. 그리고 이처럼 뒤에 짐칸이 딸린 차가 참 많이 다닌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많이 타는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필수품인 헬멧. 신기하게도 길거리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헬멧을 쓰고 있는데, 만약 헬멧을 안 쓰면 경찰관에게 걸려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 오토바이나 자전거 운전자들은 헬멧을 쓰는 데 비해, 오토바이 뒤에 앉은 승객들은 헬멧을 잘 안 쓴다. 나도 아직 헬멧을 구입하지 않아 헬멧을 안 쓰는데,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다니다가 오토바이가 갑자기 급정거하거나 방향을 틀 때면 몸이 뒤로 넘어가 아찔한 순간이 연출되곤 한다. 오토바이에 이제 많이 적응됐다고 가끔씩 오토바이를 안 붙잡고 탈 때가 있는데.. 적응되고 편안해질만하면 생기는 것이 사고거나 질병이므로 언제나 정신 바짝 차리고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23 Aug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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