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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설록(OSULLOC)의 제주 아일랜드 드림 그린티(Green tea with Spring flowers and Apricot flavor)

 

오설록 - 제주 아일랜드 드림 그린티

 

봉투를 개봉하니 기분 좋게 만드는 강한 시트러스 향이 올라온다.

패키지에 '제주의 화사하고 향긋한 봄꽃을 담은 녹차' 라는 설명이 있어서 은은한 차일줄 알았는데, 패키지의 강한 오렌지 색처럼 향이 강렬해서 의외다.

영어 설명은 'Green Tea with Spring Flowers and Apricot Flavor' 라고 되어 있어서 그때 알았다. 아, 이것이 복숭아 향이구나..? 그러고 보니 복숭아 향 같기도 하고.

차나 커피를 접하면서 향 감별을 해보면 실제로 내가 그 향을 감각적으로는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참 많다. '라벤더' 라는 글자가 씌여 있으니 이것이 라벤더 향이라고 머리로 인식하는만큼 감각적으로 수용되고 인식되는 정보의 양은 그만큼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 같다. 실제로, <어둠 속의 대화(Dialogue in the dark)>라는 공연 중 어둠 속에서 음료를 마시는 체험이 있는데, 환타와 콜라, 2% 부족할 때(이름도 가물가물.. 맞나..? 아무튼 복숭아맛 이온음료) 등등 평소 익숙하게 마시던 음료를 먹어본 사람들은 이것이 오렌지인지, 복숭아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만큼 우리는 보고 아는 것에 참 많이 의지하는 존재인 것 같다. ( + 인간이 그런 존재기에, 경험하지 않은 것이나 안 보이는 것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은 정말 대단한 신념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느 차들이 그렇듯이 차를 우리면 향이 엄청 감소되는데, 이 차는 그래도 은은한 복숭아 향이 살아있어서 맛도 그러할 것이라고 그 기대감을 가지고 맛을 봤는데, 마셔본 순간, 어?! 진한 작설차의 맛이 올라오고 끝은 달콤하다.

복숭아 향 + 작설차의 풍미 + 달콤한 끝맛.

이상하게 작설차를 마시다보면 그 강한 향 때문인지 머리가 아파오는데 이 차는 수색도 은은하게 노란빛이 감도는 연두빛.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차😊

외국인 친구에게 소개하기 좋은 한국의 퀄리티 높은 제주도 녹차. 차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요즈음, 오설록의 차들은 차에 대한 설명들이 참 로맨틱하다.

27 Januar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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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차의 내용물이 바뀐 것인지, 차의 맛이 '영귤의 과실향과 동백꽃의 향이 어우러진 깔끔함'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2018년에 마신 것은 복숭아 향이 가미되었다고 표현되어 있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이 차는 곧 단종될 예정이라고 하니 왠지 아쉬워기도 한다.

 

29 May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