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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헥.. 아.. 힘들어!! 지금 이곳은 Chennai, Pantheon Rd.의 Subway Sandwich(서브웨이 샌드위치) 가게! 결국 또 왔다! ㅎㅎ 잠도 2시간밖에 못 잔데다.. mocha, Barista, coffee day.. 등등 커피집 찾느라 엄청 걸었다. 걷다 보니 6월 말 첸나이에 왔을 때에는 가보지 못했던 거리도 걷게 되었고, 첸나이에서 유명해 보이는 Apollo heart hospital 등을 보며 첸나이 사람들의 일상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그렇게 걷다가 mocha 커피집에 너무나 가보고 싶어 지도를 보면서 외교구역 거리를 걷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우연히 'Naturally Auroville'라는 shop을 찾아서 구경하게 되었다.
Naturally Auroville은 Pondicherry(폰디체리)에 있는 Auroville(오로빌)에서 만든 제품들을 파는 고급 샵인 것 같았다. 이곳에는 이것저것 향이 좋은 인센스와 오일, 비누 등을 많이 팔고 있었는데, 뭘 살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나를 위해 샴푸랑 massage oil을 샀다. mind relief 향수가 있어서 사고 싶었는데.. 인공의 향이 나서 그건 pass!
어쨌든 제품들을 보고 있자니 당장 폰디체리에 있는 Auroville(오로빌)로 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인도 북부 지방을 먼저 여행하기로 했고.. 기차표도 이미 끊었으므로.. 어쩔 수가 없다. Naturally Auroville은 인도에서 첸나이 이곳이랑 또 어디 한 군데 있다던데.. 앞으로 인도 여행길에서 또 만나게 될 것 같진 않다.
어쨌든 인상적이었던 것은 Naturally Auroville에서 물건을 사니 이렇게 신문지로 만든 쇼핑백에 담아준 것이었다. 이 쇼핑 봉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직접 신문지로 쇼핑백을 만들어.. 오로빌 로고만 프린트 한 것이다.. 정말 인도는.. 오염이 많이 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렇게 재활용, 친환경 제품들을 잘 만들고 캠페인을 하기로도 참 유명하다. 이 신문지 쇼핑백을 보자, 나도 한국에서 이런 '재활용 봉투, 종이봉투 실천 운동'을 하고 싶어졌다. (인도 북부의 Himachal Pradesh(히마찰 쁘라데쉬) 주를 여행하면 정말 환경운동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많이 나올 것이니, 일단 오늘은 패스!)
Naturally Auroville shop을 나오니, 그 옆에 Ayurvedic massage shop(아유르베딕 마사지 숍)이 있었다. 생각보다 저렴해서 스리랑카에서 못 해봤던 아유르베다 마사지를 받아볼까 싶었는데.. 아쉽게도 저녁이 깊어 문 닫을 시간이었고, 내일 아침에 예약 가능하다고 했으나.. 아침에는 짐 싸고 기차역에 가야 하므로.. 아쉽지만 그냥 패스!!
어쨌든 난 서브웨이 샌드위치, 이곳에서 손글씨로 오늘의 일기를 쓰고 있다.
인도에 오니 확실히 사람들 색깔이 뚜렷하다. 스리랑카는 어딜 가든 현지인들이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하는데, 인도는.. 뭔가 쉬크하달까? 도도하다. 대도시라서 그런가.. 암튼 뭔가 큰 대륙의 느낌이 든다.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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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과를 돌아보자면, Sri Lanka(스리랑카)에서 오전 9시쯤 비행기를 타고 점심때가 거의 다 되어 인도 Chennai(첸나이) 도착. 혹시 거주자 등록 문제로 입국할 때 문제가 되진 않을까.. 긴장 했었는데, 다행히 입국 심사 잘 통과하였다. 다른 사람보다 심사가 길어져서 은근 걱정하였는데... 입국 도장 '찰칵' 소리에 어찌나 마음이 안도 되던지... 도장 찍어준 아저씨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ㅎㅎ
공항을 나서는데 누군가를 기다리는 수많은 인파.. 호텔 안내인들.. 릭샤 기사.. 택시 기사들이 내 눈에 들어온다. 택시 기사들은 어디로 가냐며 내게 자꾸 따라붙는데.. 3주만에 인도식 영어 억양을 들으니 이제 정말로 인도에 온 것 같다. ㅎㅎ 난 이곳에서 Egmore(에그모어) 역으로 가기 위해 첸나이 공항 바로 근처에 있는 Tiruslam(티루술람) 역으로 suburban을 타러 가기로 했다. 가는 길을 약간 헤맸는데, 내가 헤매자 나를 '지켜보던'ㅎㅎ 택시 기사들이 지하도를 알려주었다.
티루슬람 역에 도착하여 표를 끊으려고 인도 루피를 꺼냈다. 3주간 스리랑카 루피를 쓰다가 갑자기 인도 루피를 쓰니 정말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에그모어 역까지 가려고 티켓을 끊는데,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던 인도인 아저씨를 또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이 아저씨는 부자인지, 짐꾼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뭐하는 사람이었을까....
전철을 기다리며 잠시 플랫폼에 앉아 전철 선로를 바라봤다. 스리랑카의 해양성 기후와는 또 다른 인도 특유의 더위가 내 얼굴을 감쌌다. 이제 이 큰 대륙 인도에서 약 6개월 동안의 혼자만의 여행이 펼쳐질 것이다. 떨리거나 두렵진 않았다. 그렇다고 '기대가 되서 가슴이 벅차올라!'는 아니었다. 그저 담담했다. '아, 이렇게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되네.' 정도?
얼마 지나지 않아 전철이 왔다. ladies 칸에 타게 되었다. 큰 배낭을 멘 동양 여자 아이가 신기했는지 인도 여인네들이 흘끗흘끗 나를 바라봤다.
난 배낭이 너무 무거워서 내리고 메기가 다시 버거울 정도였다. 그래서 그냥 조금 어깨가 아프더라도 이렇게 배낭을 메고 서 있자, 싶었는데.. 좌석이 없어 바닥에 그냥 철퍼덕 앉아 있던 인도 여인네들이 통하지 않는 언어로, 가방을 내리고 편히 앉으라며 내게 손짓을 했다. 순간 그 바디 랭귀지가 얼마나 고맙던지... 내키지는 않았지만, 무거운 가방 때문에 앉는 순간 내 몸이 뒤로 기우뚱 하리란 것도 예상을 했지만, 난 그 여인네들과 똑같이 바닥에 철퍼덕 앉았다.
아... 이제야 이 달리는 전철 안에서 인도에 왔음이 정말 실감이 난다. 3주만에 색색의 Saree(사리)와 Punjabi dress(펀자비 드레스)를 입은 빼빼 마른 인도 여인들과 소녀들을 보니 느낌이 새로웠다. 그들에게서 풍기는 인도인 특유의 체취.. 향신료 냄새... 스리랑카와는 다른.. 뭔가 인도 특유의 깔끔치 못함... 어찌 보면 더러움... 하지만 난 인도의 이런 것들을 사랑한다. 이런 것들을 다시 만나니 고향을 찾은 듯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스리랑카는 확실히 국민성이 인도보다 깔끔, 수줍. 인도인들은 뭔가 도도, 시크, 뻔뻔.)
달리는 기차 문간에 서 있던 한 소녀의 바람에 펄럭이는 펀자비 드레스를 바라보며... 앞으로의 인도 여행을 잠시 머릿속에 그려본다. 음... 인도... 참 녹록하지 않으면서도.. 때론 두려우면서도..(사람이 아니라 자연 환경이) 때론 뻔뻔한 인도인들 때문에 약이 오르면서도... 정말 미워할 수 없이 정 많은 인도인들이 사는 곳.... 흠... 앞으로 어떤 여행이 펼쳐질까. 약간은 흐릿한 첸나이의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Egmore 역에 도착했다. 전철에서 방송이 안 나와 어디서 내려야 할지, 전철이 역에 정차할 때마다 영어 표지판을 찾으려고 애를 썼는데 (영어 표지판이 많이 없고, 타밀어나 힌디어가 많이 씌어 있었다.) 내가 에그모어 역까지 간다는 것을 안 주변에 앉아 있던 인도인들이 여기서 내리라고 알려주어서 무사히 잘 내릴 수 있었다.
에그모어 역에 내린 나는, 에그모어 역 바로 앞에 있는... 스리랑카 가기 전 친구들과 함께 묵었던 Tourist Home을 찾아갔는데... full이란다! 근처 다른 숙소들도 대부분 full.. 3주가 지났다고 이 곳은 성수기가 되어 있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습하지만 더블 배드에 욕실까지 있는.. 나 혼자 쓰기에는 정말로 큰 방을 Rs.350에 잡았다. (이곳은 3주 전에도 어떤 사람에게 소개를 받았었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 묵지 않은 곳이었다. 하지만 성수기라 대부분의 호텔이 full이니 이 곳이라도 묵어야지.. 달리 방법이 없었다. 방은 습해서 들어가기도 싫었지만, 큰 TV가 있는건 맘에 들었다.)
샤워를 하고 짐 정리를 좀 한 뒤, H 언니, Q, T와 갔었던 Srvana Bhavan 식당을 또 찾았다. 아무래도 오늘은 익숙한 곳에 또 가는 것이 정신적으로 더 나았다. 지난번과 달리 오늘은 AC room에 들어가서 veg. noodle이랑 lime juice를 먹었다. 확실히 non AC hall보다 이 곳에서의 서비스가 훨씬 좋았다.
밥을 먹고 나서는 Egmore 역에 가서, touch(!) screen으로 내 PNR No. 쳐서 내가 끊은 기차표 state를 확인했다. 다행히도 confirm! 인도를 떠나기 전부터 기차역이나 기차표 예매 웹사이트에서 인도 기차 Time Table이 7월 1일부터 바뀐다고 홍보를 했던터라, 혹시나 바뀌었을지도 모를 기차 시간도 확인했다. 물론 touch screen, 전자 시스템으로! 야~ 인도가 기차.. 점점 나날이 발전하는구나! 집에서 인터넷 하듯 기차 번호나 Exp.이름만 알면 역에서 스크린으로 reservation availibity도 확인 가능!
참! 아까 Colombo 공항에서 인터넷 free access 가능하길래 Boarding 전에 T, Q에게 메일 보냈다. Naver를 여니 자동으로 한글이 읽히고 Kor. 쓰기도 가능! WoW~! 공항에서 그렇게 가능하도록 한글팩을 깐건지, 아니면 다른 Kroean이 뚫어놓은 통로인지.. 암튼 반가운 마음에 급히 메일 썼음! 조만간, 빨리 답장 왔음 좋겠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면 mail checking 하고 Chennai central 가야겠다.
손글씨 일기를 쓰는데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손이 느려 답답하다.. 졸린듯도 한데.. 자고 싶진 않다. 샤워하고 오늘 산걸로 오일 마사지도 좀 하고 긴장을 풀어야지~ 샤워 후에는 미드 <NCIS>에서 깁스와 토니도 만나고 싶고, 드라마 <파스타> 뒷내용도 궁금하고~ TV에서 재밌는거 하면 그것도 보고 싶다.
아까 커피데이 찾으려고(새로운 곳) Pantheon Rd. 쭉 가는데.. 길 건널 때마다 문득문득 '그'가 생각났다. 길 건널 때마다 빵빵거리는 차들을 잘 피할 수 있게 항상 도와주고.. 막아주곤 했었는데.. 습하고 침침한 인도 숙소를 보니 그가 더 보고 싶고 빨리 만나고 싶다.
인도 숙소는 정말 더러운 듯..(물론 다 그렇진 않지만) 스리랑카 숙소가 참 깔끔하고 궁전이었다. New old Dutch House에선 완전 공주 대우 받았었는데.. 벌써 그립고.. 그냥 다시 산간지방, Darjeeling(다르질링) 같은데나 있고 싶다. Galle, Negombo, Colombo 너무 더웠어! 특히 Galle 가던 날은 땀을 엄청 흘렸었다. 땀을 잘 안 흘리는 내 몸에서 그런 냄새가 날 줄은.. 어쨌든 다시 온 Chennai의 날씨는 흐려서 그런지.. 3주 전보다 mild함에 깜짝 놀랐다!
그나저나 '그'와 Shimla(쉼라) 가서 식사까지 나오는 특급 열차 타고 싶다. 생각보다 별로 안 비싸던데.. Sikkim(시킴), Darjeeling(다르질링)도 함께 가고 싶다. Kerala(케랄라)에 가서 수로유람도 하고 말이다. 스리랑카 Galle에서 Fort 보고 반해서.. Chennai에서도 Fort 가보고 싶었는데.. 5pm까지라 못 가본 것 아쉽다. 조지 타운 시장도 궁금했는데.. 여기도 그와 다시? ㅎㅎ
내일 Haridwar(하리드와르)로 떠나면.. 8월 15일에 Delhi(델리)에 어떻게 가지? 몇몇 루트를 포기하거나.. 델리 갔다가 다시 올라가? 근데 그때쯤이면 그는 이미 북쪽 다 돌았을텐데.. 음.. 고민고민.. 근데 내가 확실히 루트를 욕심 있게 짜긴 했다.
아~ 그나저나 샌드위치를 먹었는데도 밀려드는 이 허전함! 숙소 가는 길에 Good Day 과자라도 사 갈까...
21 Jul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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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여행 기록을 적다보니, 저 때는 여행 스케줄 짜는 스트레스가 상당 했었는데.. 돌아보니 참 exciting한 상황이었구나 싶다. 저 때를 좀 더 온전히 즐거이 즐길 것을.. 뭐 지나간 시간이라 어쩔 수 없지만 다음번 기회가 왔을 때는 정말 즐겨야지~ 그 상황을 온전히! 그리고 지금 역시 한국에서 '여행'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여행하듯 살면 삶이 좀 더 재밌고 배울게 많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