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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Nuwara Eliya(누와라 엘리야)로 가기 위해 

정들었던 Kandy(캔디)의 Pink House(핑크 하우스)를 떠나야 했다.

 

전날 원카드 팀게임을 했는데 져서..

H와 아침 일찍 버스 정류장에 가서 누와라 엘리야 가는 버스 시간을 알아봤다.

캔디의 아침은 참 상쾌했고

출근하는 시민들로 삶의 정취가 물씬 풍겼다.

 

버스 시간을 알아보느라 의도치 않게 아침 운동을 하니

기분 좋은 배고픔이 몰려왔다.

아침을 먹으려 야외 식탁에 갔다.

 

 

 

게스트 하우스의 야외 뜰이다.

시골 안마당 같은 정겨움이 마음에 든다.

식물과 꽃.. 샘물이 흐르는 곳.

자연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장소.

 

우린 아침마다 파파야를 먹었었는데 먹고 남은 껍질을 어떻게 처리할까 궁금했었는데

담장에 바구니를 걸어 놓아 그 곳에 파파야 껍질을 담아 놓으면 새들이 와서 그것을 먹곤 했다.

가끔씩 바나나를 빼앗으려 우리는 위협해 오는 원숭이들이 있어 좀 무섭긴 했지만

동식물과 인간이 이렇게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 곳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기분이 참 좋았던 곳.

사람은 역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의 너그러움을 사람들에게 그대로 가르쳐 주는 자연.

자연이 사람의 마음을 여유롭게, 너그럽게 한다.

 

 

 

 

여행자들과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가족의 빨래들이 섞여 있어 더욱 정겹다.

이 게스트 하우스의 owner는 머리를 소녀 같이 항상 땋고 다니는 할머니.

남편 분은 돌아가신지 꽤 되었고,

은행에 다니는 딸과 아들(?).. 그리고 손자까지 있어 3대가 이곳에서 함께 살고 있다.

 

가족이 함께 살고 그 가족들이 여행자들과 더불어 좋은 친구가 되는 이 게스트 하우스.

혼자서 이 곳에 다시 와 머물며

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더 충분한 휴식을 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항상 저 가운데 자리에 앉아 책을 잃거나 게임을 했던 지난번에 언급한 프랑스 아저씨이다.

스리랑카 여행기간 동안 Notredame de Paris 음악에 빠져 있던 나는

이 아저씨가 프랑스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French music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단번에 "I don't like French music." 이라고 대꾸했던 아저씨.

참 상대적인 것 같다.

인도의 Mcleod Ganj에 있을때 티벳 아저씨가 요즘 티벳에서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어

10대 소녀들은 한국식 패션 스타일을 즐기고 한국 노래를 아주 좋아한다는 말을 했을때

나도 "I don't like Korean songs." 라고 대꾸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자국의 노래를 싫어하는데..

왜 그럴까요? 하고 티벳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프랑스 아저씨가 프랑스 노래를 싫어하는 것은 그가 프랑스 사람이라 그렇고,

내가 한국 노래를 싫어하는 것은 내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이란다.

그래.. 사람들은 exotic하고 익숙하지 않은 것에 더 매력을 느끼긴 하지...

 

아무튼 말은 그렇게 많이 하진 않았지만

언제나 우리가 밥을 먹을 때마다 저 자리에 앉아 자신의 할 일을 하며 자리를 지켰던

이 프랑스 아저씨와의 헤어짐이 아쉬워 사진을 함께 찍었다.

참 쉬크했던 아저씨였지만 막상 사진을 청하자 친근함을 표시해 주었다.

우리가 어디로 가냐고 해서 누와라 엘리야로 떠난다 하니

그곳이 정말 좋다면서 멋진 호텔도 소개해 주셨다.

고마운 노르망디 아저씨:)

 

 

 

 

 

숙소에 있던 귀여운(?) 검둥개~

태어난 지 9개월이라던데 덩치가 엄청 크다!

한번 날뛰면 정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몸무게도 많이 나가고!

어떻게 이런 개가 9개월밖에 안 된게냐..

한 5~6년은 된 줄 알았다!

그래서인지 프랑스 아저씨는 이 개를 big child라고 했다.

 

 

 

 

이 아저씨와의 헤어짐이 왠지 아쉽다.

다시 이곳을 찾아 저 자리를 보면 이 프랑스 아저씨가 반드시 생각날 것이다.

아쉬운 마음에 조그맣게 뽑아 내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사진을 건넸다.

 

 

 

 

게스트 하우스 주인 할머니와도 이별이다.

잠시 동안의 이별이 될지,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 누구도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

기분 좋은 인연과의 헤어짐이 아쉬워 사진을 찍었다.

게스트 하우스 방명록에도 내 글과 사진을 남겼다.

훗날 이 할머니가 방명록을 들여다 보다가 내 사진을 발견하면 과연 나를 기억하실까? :)

 

 

 

 

정들었던 캔디의 핑크 하우스~

잠시 안녕!

 

 

 

 

호숫가를 따라 다시 길을 떠난다.

 

 

 

 

드넓은 인공호수가 있는 도시, 캔디.

호숫가의 이 건물은 아마 도서관이었을까..

기억이 잘 안 난다.

 

캔디와 잠시 작별을 한다.

이상하게 마지막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고 다시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만 안녕!

 

 

우린 스리랑카의 또 다른 Hill country, Nuwara Eliya(누와라 엘리야)로 간다.

인도의 Darjeeling(다질링)에서처럼 차밭을 볼 수 있을까~

가슴이 설렌다.

 

아침 일찍 나서 차 시간을 알아봤건만,

뭔가 시간이 안 맞아 결국 봉고 같은 AC 버스를 타고 편하게 누와라 엘리야에 갈 수 있었다.

 

누와라 엘리야 가는 길.

다질링 가는 길처럼 고도가 높아질수록 차밭이 나타나고

주변의 식물들은 고산지대의 나무와 식물들로 바뀐다.

다질링 가는 길도 참 멋있지만,

누와라 엘리야 가는 길은 좀 색다른 느낌이었다.

차밭 사이사이 흐르는 샘물들, 절벽 사이로 예쁘게 핀 노란 작은 꽃들..

역시 아기자기한 예쁜 모습의 스리랑카다:)

머리에 흰 수건을 두르고 차바구니를 멘 차 따는 아낙네들을 보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TV에서만 보던 광경이 내 눈앞에 있구나!

아빠가 즐겨 보시던 <걸어서 세계 속으로>나 내가 좋아하는 <세계테마기행>을 보면서

얼마나 여행을 사모하고 가슴 설레여 왔던가!

눈 앞의 풍경에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역시나 이국의 exotic한 모습은 참으로 내게 attractive하다. 

 

가는 길은 산허리를 따라 올라가는 길이기에 지그재그.

약간 멀미 기운에 지쳐갈 때쯤 봉고 버스를 우리를 누와라 엘리야 정류장에 내려 놓았다.

 

 

 

 

역시 푸르다!

누와라 엘리야!

 

 

 

 

 

이 곳 역시 식민 시절의 유럽 영향으로

유럽풍 건물들이 즐비,

부자들의 별장이나 게스트 하우스들이 들어섰고

논과 밭에 공원과 호수, 골프장까지 갖춘 도시가 바로 이곳이다.

 

 

 

 

영국식 시골 풍경을 연상케 하는 정원과 집들.

 

 

 

 

이런 곳에서 농사도 짓고 좋은 공기도 마시면서 건강하게 살고 싶다:D

 

 

 

 

우리가 묵었던 곳, Glen fall resort.

무슬림이 운영하는 이곳은 가격이 좀 비쌌지만

핫샤워 가능에 단정한 가구, 넓고 깨끗한 침대에 위성 TV까지 시설이 참 좋았다.

 

좀 쉬다가 슈퍼마켓에 가려고 나갔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나 시장과 슈퍼마켓을 구경하는 일은 참 즐겁다.

그 나라만의 독특한 식재료, 특산물을 발견할 때면 더더욱 그렇다.

누와라 엘리야는 해발 1889m의 고원 지역이라 날이 찼다.

7월의 스리랑카였지만 추워서 잠바를 꺼내입고 나섰다.

 

공기 좋고, 경치 좋고, 집들이 예쁜 것까진 좋은데..

나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거리의 매연.

차들이 뿜어내는 배기 가스 때문에 공기 오염이 심각하다.

스리랑카 중.대형 차들의 배기 가스관은 뒷부분이 아니라 차의 옆에 달려 있다.

그래서 거리를 걷다 보면 자동차가 뿜어내는 검은 배기가스를 다이렉트로 그대로 마시게 될 때가 많다. 

이런 배기가스의 냄새가 더욱 심각한 것은

아직도 대부분의 차들이 낡은 엔진 장치가 달린 차를 이용하는 데서 비롯되거나 기름 문제인 것 같다.

청정 자연이 있는 이곳에서 공해라니...

정부의 공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였다.

 

 

 

코스모스일까?

어딜 가나 이런 모양의 꽃들은 늘 존재한다.

꽃이 나를 향해 반갑다고 인사하는 것 같다.

welcome to Nuwara Eliya, The city of Light!

 

6 Ju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