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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지 않을 수 없어 또 오늘 시점의 글을 써본다. 남자친구와 방금 전 통화를 30분 정도 했는데 갑자기 주옥같은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해줘서 기억하고 싶다. 사실 어제 너무 인생이 힘들고 어렵다고 느껴져 블로그에 글을 남겼었다. 그런데 그런 슬픔은 사그라들고 내 삶에 희망이 생기는듯한 느낌이어서 내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떠 있다. 남자친구가 몇 가지 좋은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게 너무 좋아서 오늘 일기 쓰겠다고 했다. 혹여 본인은 그냥 한 얘긴데 내가 모든걸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또 부담을 느낄까 싶어, "기억하고 싶다는 얘기야~"라고 했다. 남자친구한테 받은 좋은 영감 몇 가지를 기록해 보겠다.
1. 본인이 잘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
뭐하고 있었냐고 물어서,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 클래식 음악이니까 클래식 음악에 대한 블로그를 새로 개설해서 글을 쓰고 있었다고 했다. 나는 클래식계의 원 탑이 될거야! 라는 마인드로 새로 시작해 보려는 것인데, 이에 남자친구가 갑자기 "본인이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라고 했다. 읭? 이게 갑자기 뭔 말인가 싶었다.. 내가 클래식을 못한다는 건가.. 살짝 오해가 되려는 순간.. 남자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말고 시야를 열어 여러 가지를 해보다 보면 의외의 재능이 발견될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새롭게 찾은 일이 본인은 어설프게 느낄지 몰라도 남들에게는 꽤 괜찮아 보이는 일이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어느 한 부자 회장도 해준 조언이, '만 가지의 아르바이트를 해 봐라.'라는 것이다. 사실 만 가지의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평생이 걸린다면서..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기는 해도 그만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한 분야에 국한하지 말고 확장해서 해보라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했다.
2. 나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다양한 경험을 쌓는 일에 나는 거부감이 없고, 기본적으로 모든 일에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니 나는 잘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은 남자친구로부터 몇 번 들어본 말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더 특별하게 힘이 나고 기분이 좋은 말이었다. 사실 나는 어떤 새로운 일을 하더라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해보리라는 마음가짐이 늘 있다. 그렇기에 어쩌면 인도에서 처음 해봤던 일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어느 자리, 어떤 곳에 날 데려다 놓아도 나는 그 일을 최선을 다해서 알아갈 것이며, 그 일을 수행함에 최선을 다하리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이것은 굉장한 장점이라고 했다. 하지만 단점도 있지 않냐, 사람들은 '네가 뭘 알아.' 할 수도 있지 않냐고 남자친구한테 물어보니,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계속 풀지 못했던 일도 새로운 관점을 가진 사람을 풀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이 말에 난 굉장한 내적 힘을 얻었다.
3. 말이 쉽지...
내가 남자친구한테 힘이 나는 좋은 말들을 듣고 고맙다고 하자 남자친구는 또 쑥쓰러워 하면서 말은 하기 쉬운 법이라고 했다. 남한테 말은 해줄 수 있지만 정말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했다. 그러자 나는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가 생각이 났다. 아마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자신의 머리 속에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이끄는 방법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이어트가 이렇게 인류의 숙제가 된 큰 이유는, 바로 '행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다이어트를 실패하는 사람과 성공하는 사람의 차이는 행동하느냐, 행동하지 않느냐 그 차이라고 생각한다. 섭취한 만큼의 칼로리를 몸을 움직여 소모한다면 사람들은 비만이라는 문제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체질적 문제, 또는 신체의 특정 질병으로 인하여, 또는 자신의 몸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으로 인하여, 또는 신체 대사의 문제 등으로 남들과 똑같이 운동하고 먹어도 다이어트 하기가 힘든 사람들도 분명 있긴 하지만, 한편 자신의 몸을 이해하는 가운데 방법을 찾으려 한다면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확실한 것은 하나이다. 섭취한 칼로리 이상으로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살은 당연히 빠지게 되어있는 것이 인간의 몸이다. 어쨌든 여기서 얻은 교훈은, 좋은 말을 들었을 때는 '그렇구나...'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도 보면 별 것 없다. 행동하느냐, 행동하지 않느냐. 그 행동력이 어쩌면 인생 문제의 전부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4. 남한테 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
남자친구가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데에는 어쩌면 본인이 이런 인생을 살고 싶기 때문에 하는 것 같기도 하다며 자신이 성찰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 맞다. 나 역시도 그렇다. 내가 지향하는 방향, 원하는 삶에 대해 나도 남들에게 자주 내 이야기를 하고, 또 조언을 할 때에도 나의 가치관대로 조언하는 편이다. 물론 선택은 상대방의 몫. 하지만 나는 오늘 남자친구의 이야기가 상당히 내 마음에 깊이 다가왔다.
5. 유튜버 꿈나무
남자친구가 얼른 영상 편집도 게으르지 말고 열심히 해서 유튜버 꿈나무의 꿈을 이루라고 하였다. 사실 내 장점이라면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단점은 호기심이 너무 많고 산만하다는 점이다. 이것 저것 관심이 많으니 어린 시절부터도 내 꿈을 그려서 내는 숙제에도 오죽하면 칸을 나눠 두 개를 그려서 냈을까(음악가/자원활동가). 이후 보는 것마다 너무 호기심 천국이어서 의사도 되고 싶었다가, 디자이너, 과학자, 심지어 중장비를 몰아보고 싶은 생각까지(나는 꼭 1종 대형 운전면허를 딸 것이라면서)... 나는 꿈도 많고 호기심도 많은 사람이었는데, 그렇기에 어쩌면 한 직업에 몰입하여 사는 것이 어렵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글을 쓰면서 6번에 뭔가를 써야지.. 싶었는데 순간 잊어버렸다.. 생각이 나면 다시 기록하도록 하겠다. 아! 생각이 났다.
6. 본인의 일에 집중하면 행복해진다.
남자친구가 내 블로그도 그렇고 유튜브도 그렇고, 내 일에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다면 걱정보다는 행복감으로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맞다. 사람은 자기 직업을 가져야 하며, 사람은 어딘가에 몰입할 수 있어야 거기서 해방감도 느끼고, 자기 성취도 느끼고, 스트레스도 없어진다. 나는 어려서부터 결혼을 하더라도 남편의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내 직업을 가진 일하는 여성이 되고 싶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는 경제적인 독립을 이루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원래 성격 자체가 뭐든지 남에게 의존 못하는 성격), 한편 일을 통한 자기 발견과 성취감이 내 삶에 큰 만족감을 가져다 주었기에 나는 어쩌면 평생 일하면서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7. 친구 같은 연인 사이
세계여행을 하는 부부 유튜버들이 몇몇 있다. 실상은 어떤지 그 속내를 다 알수는 없지만 화면에 비춰진 모습만을 본다면 24시 붙어 친구같이 지내며 여행하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남자친구는 연애 초기부터도 나와 원하는 바가 '친구 같은 연인 사이'였다. 친구 같이 아주 부담 없고 편안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연인으로의 감정선도 가지고 있는 그런 사이. 쉬운 듯 어려운 듯, 우리는 우리가 목표한 그 선상에 서 있고 더 바람직한 관계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어떤 한 부부 유튜버를 보며 인상적이었던 것은, 각자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이 분명 다른데, 상대방이 좋아하는 버킷 리스트를 이루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주고 흐뭇해하는 모습이 이성간의 감정선을 넘어 뭔가 동지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다른 친구 다 없어도 이 사람은 내 단짝으로써 끝까지 내 옆에 남아있을 친구..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나와 남자친구 역시 그렇게 둘도 없는 친구 같이 좋은 연인으로 지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그 생각을 남자친구와 나누었는데 남자친구도 당연히 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8.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것
남자친구가 가족도 만나고, 친구도 만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고 싶으면 만나라며, 요즘은 모임도 아주 쉽게 개설하여 만남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남자친구 20대에는 모임만 열 개여서 이번에 만난 친구 다음에 보려면 두 달은 걸렸다고..ㅎㅎ; 나도 20대 땐 이 모임, 저 모임 다 다니곤 했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만남과 연락이 좀 흐지부지된 경향이 있다. 앞으로 내 삶엔 좋은 만남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30분 동안의 통화로 응원 가득한 좋은 이야기들을 들으니, 오늘 하루가 벌써 꽉 차고 행복한 느낌이 든다(그런데 이 글을 쓰는 데 1시간 걸림..ㅋ).
이 그림은 내가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며 내내 계속 보고 있던 책상 앞 달력 그림이다.
내가 좋아하는 벚꽃 핀 풍경에,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물에는 오리 가족들... 정말 평화로워 보이고 따뜻한 풍경이다.
내 삶의 슬픔이나 불편한 감정들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로 여전히 남아 있으나, 나는 오늘 하루를 살아감에 있어 이렇게 용기를 얻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기고 내 삶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낙관적인 마음도 생겼다. 이런 것이 바로 관계의 힘, 또는 대화의 힘인가? 이렇게 좋았던 마음을 글로 작성하고 있는 이 순간까지도 오늘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다.
자~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오늘 남은 하루도 신나고 행복한 시간들로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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