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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분 음표에 담겨 있는 나의 음악 인생 이야기 | 베토벤 고별 소나타 | 아르보리아 우유 | 히비스커스 꽃과 차
Olivia올리비아 2023. 4. 22. 16:39추억의 베토벤 발트슈타인 소나타
딱 이 악보 보는 순간, "아... 학창 시절에 Beethoven Waldstein Sonata 엄청 연습했었는데..!!😂" 말이 절로 나왔다. 반사적으로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16분 음표의 추억. 신기하게도 어릴 때 연습하던 왼손 16분 음표들은 아직까지도 손가락이, 몸이 기억하고 있어서 손 조금 풀어주면 언제든지 어렵지 않게 연습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닐 수 있는 16분 음표 테크닉인데, 이걸 하나하나 쪼개가며 몇 시간씩 디테일하게 연습했던 시간은 나의 테크닉의 가장 기본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다섯 개의 손가락 길이, 관절 및 근육에 따라 각각 향하고 있는 방향이 각각 다름을 구체적으로 인지하며, 건반에서의 각 음의 거리에 따른 다양한 fingering 대입 연습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반사할 수 있는 순발력과 민첩함을 기르며, 길이가 각기 다른 각 손가락 간의 균형감각을 기르면서 특정 마디에서 균일한 소리를 내도록 훈련해가는 과정 등등.. 이 단순해보이는 broken chord의 16분 음표들의 배열과 grouping을 통해서 나는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공부하고 연구했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바라보자면 이 모든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지구력과 끈기, 새로운 것으로의 도전, 한계의 극복, 성취감, 만족감 등등 연습이라는 과정을 통해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고 이루었고 얻을 수 있었다. 더 크게는, 홀로 피아노 앞에 마주앉아있던 그 시간은 나는 누구인지, 결국 나를 발견해나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고, 지금도 연습이란 굉장히 그런 것임을 많이 생각해보곤 한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있는 사이 수많은 경험들과 추억들과 단상들이 스친다. 타이핑을 시작하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계속계속 떠오른다.
떠오르는 생각들과 경험들은 레슨을 통해 나의 지식과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할 때 더욱 극대화되는 것 같다. 설명하는 과정 속에서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함께 좋은 생각을 얻게 되는 경우도 많고 그렇게 더 깨닫게 되는 부분과 더불어 나는 더욱 더 하루하루 나름의 발전을 이루어가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음악은 혼자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나누고 가르치고 해야하나보다. 그런데 사실 그럼에도 나누고 가르치는 일을 통해서도 영감을 받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음악에 대해 많은 대화와 토론이 오가면 더 좋다는 생각을 한다. 내 스스로도 굉장히 그런 방식을 지향하지만, 한편 학생들에게도 주입식 교육보다도 생각하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습방법 다 떠먹여주고, 연습해. 그것보다도, 스스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도록 자꾸자꾸 던져주는 것. 그것 역시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사실 나는 15살 때, 당시에는 내가 교수님 댁에 레슨을 가면 내가 잘 배우고 있으며 실력이 늘고 있는 것이 맞을까 의문이었던 그 시절이, 지금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기였었구나 싶다. 그 시절 나는 교수님의 레슨 '어법'이 도무지 이해가 안되서, 레슨이 끝나자마자 집에 오는 길에 모든 생각나는 교수님의 말씀들을 악보에 디테일하게 적었고 때론 레슨 내용을 녹음도 했다. 하나하나 해주신 말씀을 토대로 연습을 해나가되 그 나이로썬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부분 역시 있었다. 그렇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책을 많이 읽고 읽고 또 읽었으며 음악은 듣고 듣고 또 들었고 느끼고 생각한 바를 인터넷 클래식 동호회를 만들어 그곳에 작성하여 정리하고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하였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공연계의 모든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고 방과 후 여유 날 자주 향하던 곳은 레코드 가게. 기상 후 새벽 연습으로 아침을 시작해 학교 일과 후 연습, 레슨, classic fm은 내 학교 숙제의 친구였으며 결국 음악을 자장가 삼아 하루를 마무리하던 시절이었다. 교수님 댁 레슨을 가면 배우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무엇을 배워야할까. 포인트가 무엇일까. 잘하고 싶지만 잘 모르겠다. 였는데, 교수님께서는 나를 그렇게 스스로 생각해보고 찾아보고 고민해보며 하나하나씩 내 안의 답을 찾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주신 것이었다. 참 감사한 내 인생의 아주 귀한 스승님이시다.
아.. 갑자기 글이 너무 serious해졌다. 이러려고 시작한 글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16분 음표 하나에 담겨있는 나의 음악 인생 이야기...
Good Morning🌿
비릿한 우유를 잘 못먹는데, 이 아르보리아 우유는 특유의 향이 나는데 그 향이 뭐랄까.. 신선한 향이라고 해야 하나, 향긋한 향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향이 나쁘지 않고 좋다. 어릴 적 덴마크 우유 특유의 향을 좋아했는데 그 향과는 다른 종류의 향이지만 오래간만에 마음에 드는 우유이다. 인도에서 지방 함량 높고 고소하다 못해 너무 신선하다 못해 비릿하게마저 느껴지는 우유들(그러나 영양가는 이런 팩 우유들보다 훨씬 높을 우유)만 마시다가 간만에 이런 우유를 마시니 좋다.
이 우유로 팬케이크도 만들고 카페 라떼도 해먹어보았는데, 특히 라떼는 케냐 AA와의 조합이 맛있다고 느꼈다. 우유의 맛과 향이 커피 맛을 더욱 더 끌어올려준다고 해야할까!
맛도 좋고, 노랑 노랑 팩이 귀엽고 포장 디자인이 인상적이어서 기념으로도 찍어보았다. 맛있는 미을크~
Morning Music🕊
Rudolf Serkin(루돌프 제르킨)이 연주하는 Ludwig van Beetboven의 Piano Sonata No.26 "Les adieux"... 이 아닌 "Das Lebewohl"
출판사에서는 "Les adieux"만 붙여 출판했으나, poor translation. 베토벤은 intimate한 표현인 German "Lebewohl"을 콕 짚어 표현했었다. 베토벤의 후원자이자 마음을 나누었던 친구인 Archduke Rudolph 대공을 생각하며 쓴 곡. 청각을 거의 잃어가던 시기인 1809-1810년 작곡.
이 곡은 1악장의 Le - Be - Wohl의 첫 세 개의 코드가 정말정말 어렵다. 단순해보이는 코드지만 연주가 어렵다. 이것만 수백번을 연습해본 듯. 특히 마지막 'Wohl' 코드는 오른손 엄지의 힘을 컨트롤해야하고 또한 왼손이 함께 등장해야 해서 사운드적으로는 가장 커질 수밖에 없는데, 단어상으로 보나 모티브적으로 보나 큰 소리가 나면 안되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끝나는 느낌이 나서도 안된다. wohl 코드 다음 바로 오른손의 E-flat을 시작으로 음이 상승해서 올라가야하기 때문이다. 아... 정말 이 곡은 예술인 것이 첫 introduction에서 음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끊어질 듯 하지만 계속계속 이어진다. Lebewohl의 느낌을 어떻게 이렇게나 표현해낼 수 있을까..! 정말 악보 분석해가며 연습하면 해볼수록 감탄이 나온다.
Rudolf Serkin의 라이브 연주를 듣고서는 처음 생소할 수 있다. 일단 피아노 음정도 안 맞고, 첫 Adagio 부분이 끝나고 Allegro로 전개되는 부분에서는 3도 테크닉도 해결이 안된 모습들이 귀에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question mark가 머리에 뜨긴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테크닉적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아.. 정말 이런 식의 farewell sonata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들으면 들을수록 표현력에 집중하게 된달까..!! 소위 정돈된 음반, virtuoso적 음반에 길들여져있다보니 아무래도 '완벽'한 연주에 대한 기대가 너무나도 큰데, 한편 Asia 권의 나라들이 유독 그 완벽에 집착하는 것 같기도 하다. expression에 대한 부분은 좀.. 감수성이 약하지 않냐는 생각도 든다. 테크닉은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는 부분이지만, 음악에 담긴 의미들을 공부하고 성찰하고 그걸 표현해내는 것은 정말 스승도 그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는 부분이고(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음악 앞에 마주한 연주자 자신의 몫이며 역량이라는 생각이 들고, 개개인의 역량은 인생 경험, 가치관, 철학, 신념, 그가 속한 문화권 등 수많은 요소와 환경들에 의해 정말 다양하게 표출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기에 똑같은 곡을 듣는 것 같아도 각각 다른 연주자들의 내면과 시야, 성찰을 통해 나온 그 음악의 해석을 듣는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 역시도 연주자가 조금만 틀린 음을 내면 예민하게 금방 감지하게 되긴 하는데, 그 조금의 miss touch는 사실 연주자의 실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수 없음을 알기에, 이제는 flow랄까, 미시적인 관점을 벗어나 자꾸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감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이 Rudolf Serkin이 연주하는 "Das Lebewohl" Sonata는 또 한 번 그렇게 연주자의 연주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감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의미가 있는 연주.
오늘 아침에 핸드밀로 커피를 갈면서, 인도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다들 잘 지내고 있는거겠지?🤔 싶었는데, 마침 울리는 문자 소리ㅎㅎ 우와~ 이거 텔레파시..? 정말 어마어마하네~
안부와 소식도 주고받고 여러 상황들도 확인받았다. 이야기를 주고받다보니 내 마음 어느새 인도🇮🇳 인도의 꽃이 생각이 나서 올려본다.
Hibiscus 히비스커스 꽃🌺
이 꽃이 히비스커스인지도 몰랐는데, Hibiscus Tea를 보고서 이 꽃이 히비스커스인줄을 알게 되었다😁😆 으~ 그런데 평소에 히비스커스 차 같이 신 맛이 나는 차를 잘 마시지 못해서 히비스커스 차는 항상 뒷전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피어나 고개를 내밀고 있는 이 꽃을 보고는, 오~ 이것이 히비스커스의 차구나!🤔 하면서 한 잔 마셨다. 너무 신 맛이 강해지지 않도록 살짝만 우렸는데 맛이 꽤 괜찮아서 홀짝홀짝 어느새 한 잔을 비웠다. 취침 전에 마셨는데 속도 편안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히비스커스는 냉침으로 해서 단 맛도 첨가하여 아예 음료로 마시는 편이 더 나은 것 같다.
이 히비스커스 꽃이 히비스커스 차의 재료가 되다니~ 그리고 이런 허브 성분들이 사람을 치유하는 데에 도움이 되다니, 자연은 과연 그 자체로 모든 것이구나, 감탄과 감사가 나온다.
갑자기 인도 꽃들을 보고있자니 한국과는 사진 속 빛도 그렇고 뭔가 분위기가 다르긴 다르구나, 새삼 그런 것이 느껴진다. 인도와도 연락하고 이 사진을 보다보니 마치 이 꽃이 피어있는 그 장소에 가있는 듯 인도 생각들이 새록새록 난다.
오후 4시 음악🌿
Franz Schubert의 Octet in F Major, D.803
책 읽으면서 듣기에 좋은 음악📖🎶
17 Ma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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