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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L.v.Beethoven : Sonata No.29 in B-flat Major, Hammerklavier

 

베토벤 함머클라비어 소나타

 

논리적이면서도 감성적이고, 밝으면서도 어둡고, 재치 발랄하면서도 깊고 고요하며, 치밀하면서도 때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그의 음악. 

 

 

 

 

 

음악의 신약성서라고도 불리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들을수록 더 많은 공부가 되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피아노 소나타 전체에 담겨있는 그의 인생... 나는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더 많이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한 해 한 해 성숙해지면 성숙해질수록 음악.. 사람.. 인생을 이해할 수 있는 깊이가 더욱 깊어지는 것 같다. 확실히 음악을 바라보는 관점, 해석할 수 있는 수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니까.

 

그래서 역시 연주자는 더 많은 인생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 그 인생 경험에서 나오는 농도 깊은 건반 울림과 해석력은 어린 사람의 현란한 테크닉에 비할 바가 아니다. 비록 손가락의 민첩함은 조금 둔해졌을지라도 노장의 인생 경험, 그 연륜에서 나오는 깊은 음악 철학과 통찰력은 손가락만 빠르게 돌리는 차원의 음악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그러므로 동갑내기 연주자라 할지라도 인생에 대하여, 음악에 대하여, 인생과 음악을 둘러싼 그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하여 깊이 있게 고민해 본 자의 음악은 인생 깊이가 얕은 사람의 음악과는 완전한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10년 이상 공부한 음악은.. 아무래도 내 영혼에 깊이 각인된 것 같다. 들을수록 정말 좋다. 

 

귀로 음악을 듣고 있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이미 내 손가락이 음악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느낌. 당장이라도 이 들리는 소리를 내 손가락으로 재현해 내고 싶은 느낌. 

 

건반의 깊이, 해머가 현을 때리는 속도.. 몸의 무게.. 페달... 악보 속에 들어있는 작곡 테크닉, 역사, 배경, 철학, 사랑, 죽음, 인생 등 수만 가지 맥락들... 너무나 과학적인 피아노 연주. 그립다.

 

 

 

인생이 여러 개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은 나는 욕심쟁이.

 

18 Feb 2014

 


 

내가 정말 좋아하는 Igor Levit(이고르 레빗)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함머클라비어 소나타

https://youtu.be/6JhWhxR7ey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