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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 Hammerklavier | 내가 사랑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곡 | 이고르 레빗(Igor Levit) 연주
Olivia올리비아 2022. 1. 21. 18:52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L.v.Beethoven : Sonata No.29 in B-flat Major, Hammerklavier
논리적이면서도 감성적이고, 밝으면서도 어둡고, 재치 발랄하면서도 깊고 고요하며, 치밀하면서도 때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그의 음악.
음악의 신약성서라고도 불리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들을수록 더 많은 공부가 되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피아노 소나타 전체에 담겨있는 그의 인생... 나는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더 많이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한 해 한 해 성숙해지면 성숙해질수록 음악.. 사람.. 인생을 이해할 수 있는 깊이가 더욱 깊어지는 것 같다. 확실히 음악을 바라보는 관점, 해석할 수 있는 수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니까.
그래서 역시 연주자는 더 많은 인생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 그 인생 경험에서 나오는 농도 깊은 건반 울림과 해석력은 어린 사람의 현란한 테크닉에 비할 바가 아니다. 비록 손가락의 민첩함은 조금 둔해졌을지라도 노장의 인생 경험, 그 연륜에서 나오는 깊은 음악 철학과 통찰력은 손가락만 빠르게 돌리는 차원의 음악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그러므로 동갑내기 연주자라 할지라도 인생에 대하여, 음악에 대하여, 인생과 음악을 둘러싼 그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하여 깊이 있게 고민해 본 자의 음악은 인생 깊이가 얕은 사람의 음악과는 완전한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10년 이상 공부한 음악은.. 아무래도 내 영혼에 깊이 각인된 것 같다. 들을수록 정말 좋다.
귀로 음악을 듣고 있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이미 내 손가락이 음악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느낌. 당장이라도 이 들리는 소리를 내 손가락으로 재현해 내고 싶은 느낌.
건반의 깊이, 해머가 현을 때리는 속도.. 몸의 무게.. 페달... 악보 속에 들어있는 작곡 테크닉, 역사, 배경, 철학, 사랑, 죽음, 인생 등 수만 가지 맥락들... 너무나 과학적인 피아노 연주. 그립다.
인생이 여러 개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은 나는 욕심쟁이.
18 Feb 2014
내가 정말 좋아하는 Igor Levit(이고르 레빗)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함머클라비어 소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