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베트남 여행 29 | 달랏 Da Lat | 달랏 유명 베이커리 - 크리스마스 케이크 | 반 미 샌드위치 - 두유 - 라이스 페이퍼 피자 | 연말연초 숙박 호텔 알아보기
Olivia올리비아 2022. 2. 8. 15:34달랏 여행 - Da Lat | 달랏의 크리스마스 분위기 | 달랏 유명 베이커리 | 반 미 샌드위치 - 두유 - 라이스 페이퍼 피자 | 연말연초 숙박 호텔 알아보기
숙소가 마음에 안 들었던 나.
오늘만큼은 좀 쉬면서 옮길만한 괜찮은 숙소가 있는지 달랏도 산책할 겸 알아보기로 했다.
_
숙소 근처에서 US$10짜리 괜찮은 호텔을 발견했다. 신년까지 쭉 머무를 수 있냐고 물었는데 12월 31일~1월 3일까지는 방이 모두 FULL이라고 했다. 오직 12월 30일까지만 머무를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알았다고 하고 명함을 받아 호텔을 나왔다.
_
신년에 대부분의 호텔 값이 오르고 모두 FULL이라는 말에 나는 마음이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길을 걷다가 달랏 서민들의 집들이 있고 언덕 전망이 좋은 곳에 다다랐다.
그리고 그 근처에는 backpacker들을 위한 호스텔들이 있었다.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려는데 장발을 한 독특한 스타일의 남자가 나를 부른다.
그 남자는 자신의 호스텔 안으로 초대했다. 그러고는 바나나와 차를 내주었다. 기다리라면서 커피도 끓이기 시작했다.
나의 황량한 호텔에 비하면 이곳은 너무나도 사람 냄새가 나는 곳이었다. 나는 마음 같아서는 당장 이곳으로 옮기고 싶었다.
이 호스텔은 dormitory room이 US$4로 아침식사로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굉장히 저렴한 호스텔. 그러나 도미토리에서 누군가와 함께 머물만한 마음의 상태가 아니었던 것 같다. 싱글룸이 없다는 말에 내가 주저하자 그 남자는 자신의 아는 누군가가 운영하는 호텔이 아침식사 포함 싱글룸 US$8이라면서 그곳으로 안내해 주겠다고 했다.
그 남자는 EASY RIDER였다.
굉장히 큰 산악용 바이크를 함께 타고 나는 남자가 안내하는 호텔에 다다랐다.
호텔의 느낌은 묘했다. 중국+베트남계 사람들이 운영하는 듯한 분위기에 한국인을 반긴다면서 백숙도 팔고 있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한국인들을 반기는 이 호텔에 머무르고 싶지가 않았다. 한국인 특유의 그 정서를 이 여행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안내받은 방에도 습기와 그 특유의 냄새가 있어 이곳에 머무르고 싶지는 않았다.
다른 방을 안내받았지만 창문이 없어 이곳에서 과연 나는 공부를 집중해서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내가 주저하자 호텔을 안내하는 여자가 US$7까지 가격을 협상하려 했으나 나는 제안을 거절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easy rider는 나를 다시 자신의 호텔 앞으로 데려다주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나는 주변을 다시 둘러보았다.
생각보다 호텔이 굉장히 많았다.
그중 한 호텔은 가격이 US$25에 달랏(Da Lat)의 유명한 에펠탑(송전탑)을 포함, 달랏 시내 전경이 한눈에 펼쳐지는지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가구들도 매우 고급스럽고, 이 정도면 솔직히 US$50을 받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호텔이었는데 가격이 US$25라... 나쁘지 않은 호텔 가격. 내가 돈이 충분했다면 당장 이곳으로 옮겼을 것이나 지금은 budget travel 중이므로 나는 US$25라는 돈이 매우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곧 있으면 신년. 모든 호텔 가격이 오르는 이 시기에 이 호텔 정도의 가격이라면 괜찮지 않나, 게다가 이 호텔은 신년에도 방이 있다고 하여 호텔 명함을 가지고 나왔다.
저녁 무렵이 되자 결국 결정하게 된 곳은 US$10 호텔이었다.
나는 이 호텔로 당장 내일 옮기기로 결정을 했다.
나는 이미 지금 묵고 있는 호텔에 agoda를 통하여 크리스마스 날까지 포함, 4박 요금을 지불했으나 인터넷 뱅킹을 해보자 아직 지불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혹시 숙박 일자를 줄일 경우 환불을 받을 수 있는지를 agoda에 문의하였으나 그들은 답이 없었다.
사실 나는 굉장히 돈을 아끼는 사람으로 이렇게 돈을 버리는 일이 잘 없다.
그러나 나는 크리스마스를 황량한 곳에서 외롭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agoda에서 환불을 못 받는다 할지라도 나는 이 호텔에서 과감하게 나와 내가 달랏에서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다른 호텔로 옮기기로 결심하였다. 이는 내 인생을 쭉 비쳐보았을 때 사실 굉장히 과감한 결단이나 다름없었다. 환경이 사람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큼이 증명되는 것이기도 하다.
마음을 결정하자 마음이 편해진 나는 때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기로 했다.
사람 많고 분주했던 이 street restaurant.
고기 들어간 바게트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게 된 내가 매일매일 기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있었던 샌드위치.
나는 이 두유 파는 곳에 와서 따뜻한 두유와 함께 샌드위치를 먹기로 했다.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두유.
참 장사 잘하시는 이 아주머니.
닭고기가 들어간 바게트 샌드위치.
두유 파는 가게에서는 설탕 담긴 유리컵에 따뜻한 두유를 떠서 숟가락과 빨대를 꽂아준다.
나는 설탕 맛이 싫어 설탕을 그대로 바닥에 가라앉힌 채로 젓지 않고 먹는다.
따뜻한 두유와 함께 먹으라고 빵도 내다 주는데, 이것은 무료가 아니다. 먹는 만큼 금액을 받는데, 가격은 빵 하나당 5,000 dong(약 US$0.24).
이 길거리 레스토랑에서 사람 구경하며 때이른 저녁을 먹었다.
달랏의 한 길거리.
아직 초저녁인데 장사 준비 다 마친 아주머니.
그런데 나는 샌드위치를 하나 뚝딱했는데도 허기가 졌다. 추운 날씨에 호텔을 알아보러 이곳저곳 많이 다녀서 그런가.
나는 어제부터 궁금했던 라이스 페이퍼 피자를 먹어보기로 했다. 가격은 10,000 dong (약 US$0.50).
라이스 페이퍼 위에 특제 소스, 파, 달걀, 고춧가루, 말린 마늘가루, 칠리소스가 뿌려진, 숯불 향이 나는 이 피자는 가히 최고였다.
달랏에서 유명하다는 베이커리.
빵 종류가 참 많은 베이커리였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여러 먹음직스러운 빵.
생각 같아서는 다 맛보고 싶었다.
내친김에 연말, 연초에 머무를 호텔까지 다 예약을 끝내고 오기로 마음먹었다.
My hoa 2 hotel은 연말, 연초 숙박비를 2배로 올려두었다. 호텔 리셉셔니트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하여 여자는 내가 가진 스마트폰보다도 훨씬 더 좋은 SAMSUNG 스마트폰으로 GOOGLE 번역기를 돌렸다. 이 구글 번역기는 100% 정확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여 말이 전혀 안 통하는 사람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혁신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른 숙박비에 살짝 당황스럽긴 했지만 나는 심각한 고민 끝에 가격을 흥정하여 12월 31일~1월 2일까지의 이틀 치 숙박비를 미리 지불하고 예약을 끝냈다. 가격은 1,200,000 dong. 약 US$58. 배낭여행자 신분에 굉장히 큰 가격이었지만, 나는 신년 맞이 중요한 강의를 들어야 했기에 WIFI가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곳이 필요했고, 나는 가장 최고의 시간을 보내야만 하기에 이런 큰 돈을 나를 위하여 투자하게 되었다.
영수증은 호텔 명함 위에 적은 손글씨와 사인이 전부였지만, 나는 독특한 스타일의 파마 머리에 빨간색 가죽 점퍼와 치마를 입은 이 현지인을 믿어보기로 했다. 더욱 믿음이 갔던 이유는 이 호텔 앞 My Hoa 1 hotel에서 가족이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가족이 운영하는 호텔은 대부분 믿음이 간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지금까지 베트남을 여행하며 왜 사람들이 자동차 앞에 꽃을 꽂아두나 싶었었는데, 이는 여행자들이 생각하는 그런 낭만이 아닌, 제사용 꽃이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L'ANGFARM.
이 가게 정말 많다.
밤을 밝히는 길거리 레스토랑들.
이곳은 베이커리를 함께 운영하는 호텔.
그리고 크리스마스 케이크.
이제 내일이면 크리스마스 이브구나.
케이크 데커레이션 기술이 나쁘지 않았다.
통나무 모양의 케이크. 그리고 크리스마스 장식 사탕.
이런 케이크를 보고 있자니 혼자 있다는 사실이 살짝 외롭게 느껴졌다.
누군가는 가족들과 함께 이 케이크를 나눌 텐데.
길거리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내일,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12월 30일까지 머무를 호텔에도 한 번 더 들러 내일 체크인하겠다고 말을 해두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그런데 가게 앞마다 뭔가의 상이 차려져 있다.
그것은 이곳만의 기도 방법이었다.
사람이란 것은 참으로 이런 존재이다. 무엇인가가 늘 불안하여 신적인 존재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영적인 존재.
이 고산지역에도 해산물을 파는 곳이 있었다.
이곳은 책방.
책을 빌려주는 곳인지, 책을 파는 곳인지 아리송한 곳이었다. 하지만 이 분위기가 좋아서 들어와 봤다.
낡은 헌 책이 가득한 이 책방이 참으로 좋아서 책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였으나 영어 책이 거의 없어 볼 수가 없었다.
베트남에도 일본 만화 열풍인가 보다.
코난과 도라에몽 책은 어디에서든 발견할 수 있었다.
방에 돌아가려는데 왠지 모르게 아쉬워서 커피 파는 곳을 찾았다.
나는 황량한 분위기의 숙소에서 쉽게 잠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차라리 커피와 함께 밤을 새우자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밤늦은 시간에 커피를 파는 곳은 많지 않았다.
엄청 발품을 판 후에 한 가게에 다다랐다.
다방 느낌이 물씬이었던 이곳.
어린 여자 종업원 한 사람이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남자들만 올 것 같은, 색소폰이 절로 생각나는 분위기의 카페였다.
포장해달라고 했는데 이렇게 커피 핀까지 다 가져다주어서 나는 잠시 앉아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차와 약간의 커피로 입만 축이고 남은 커피는 포장해왔다.
그러고는 글을 쓰며 밤을 지새웠다.
23 Dec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