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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음...'으로 시작하고 싶진 않았지만,) 음.... 간만에 현실 시점의 글을 써본다. 얼마 전 내 인생 크나큰 일을 경험했지만.. 그것에 대한 생각, 마음, 감정은 삼성 노트에 100페이지가 넘도록 써놓았다. 나중에, 마음이 괜찮아졌을 때 차차 풀어보기로 하고...

오늘은 문득... 일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아 일찍 누울까 하다가(0시 50분), 그냥 눕기가 좀 아쉬운 마음에 블로그로 손이 왔다. 흠.... 그냥 뭐라도 쓰고 말하고 싶은데 손보다 머리가 훨씬 빨리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 뭐를 먼저 써야 할지 약간 혼란스럽다.

흠.... 인생을 살면 살수록, 어떤 대상, 어떤 개념, 어떤 존재.. 세상에 그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 감정, 관념들은 정말 다르구나를 느낀다. 몇 십년을 함께 동거동락한 가족들도 하물며 생각이 다른데.. 70억 인구의 생각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겠지 싶으면서도, 이 지구상에 누구 한 명쯤은 나와 비슷한 결의 생각과 감정선을 가져주기를 바라는게 사람의 (당연한) 욕심 또는 바람인가 싶기도 하다.

 


어린 시절에는 이 바람이 그토록 강렬한 것이었다면, 한 해 한 해 더 성숙해져 갈수록(참고로 나이 들어간다는 표현을 안 좋아한다) 사람과 사람의 생각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음을 더 많이 깨닫고 느끼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그 다름이 슬프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 다름 때문에 오히려 이것이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인가 싶기도 하다.

남자친구와 서로 다른 가치관, 생각들이 발견될 때면 짜릿한 마음마저 든다. 그 이유는, 다른 것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 다름 속에서 서로를 더 많이 알고 이해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혹여 남자친구와 크고 작은 다툼을 하게 된다면, "우리 오늘 서로에 대해 하나 더 많이 알게 되었네."로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것은 물론 내 생각! 이렇게 멋진 말을 할 수 있는 나, 뿌듯해!) 나쁜 것이 더 빨리 전염된다고는 하지만, 좋은 것 역시 못지 않게 잘 전염(?)이 되는 것 같다. 이후 남자친구도 종종 강렬한(!) 의견 교환 이후에는 오늘 우리 하나 더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날도 있으니까.

10대 이하의 어린이가 아닌 이상에야 몇 십년동안 자라온 가치관과 생각이 한꺼번에 바뀌기는 정말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함께'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경험을 남자친구와 해 나가고 있어서 참 기쁘고 뿌듯하다. 관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미래의 것이지만(물론 남자친구는 나를 평생 친구할 생각으로 만나고는 있다. 친구 같은 애인 사이. 후에 친구 같은 부부 사이가 될지도..?) 후의 관계가 어떻게 되든지 아쉬움이 남지 않을 것 같은 이유는, 우린 현재에 충실하며, 지금 서로 주고받는 생각과 감정 속에서 함께 느끼고,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우리로 함께 성장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휴.. 말을 잘 하고 싶은데, 뭔가 비문 같은 이 문장들..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사람은 책을 정말 많이 읽어야 한다. 그리고 말도 많이 해봐야 한다. 그리고 글도 많이 써봐야 한다... 글쓰기를 몇 년간 멈췄던 나..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후회 속에 현재를 보내기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현재를 보내기로 생각한다.


 


오늘도 이 행복한 그림을 바라보며 남자친구와 통화를 했다.

혹여 내 소중한 관계가 내일 당장 무너지더라도 조금 덜 아쉬워할 수 있는 이유는, 현재를 살아가는 가운데 모든 관계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하고, 행복한 것은 행복하다고 말하고, 고마운 것은 고맙다고 말하고... 나는 감정이나 생각 표현을 나중으로 미루지 않는 편이다. 그때그때 표현하며 상대방과 그때그때 마음과 생각을 주고받는 편이다. 물론, 소중한 이들과의 이별의 순간이 다가온다면 당연히 슬프고 아플 것이다. 후회와 아쉬움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그 경험'과 '그 추억'이 남아 있으므로, 그 소중한 기억이 남아있는 한 나는 세상에서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무형의 값어치를 지니고 있는 부자인 것이다.

흠... 이 글에서 밝히고 싶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너무 아파서 쉽게 얘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일부분만 이야기해본다면.. 얼마 전 상실의 아픔을 경험(삼성 노트 100장 이상을 써내려가게 했던 그 경험)하고 나서 강렬하게 든 생각들이 바로 위와 같은 생각들이다. 육신의 존재는 사라졌지만, 그 분이 내게 남겨주신 정신적 유산, 유전적 유산은 내 몸, 내 영혼, 내 마음에 깊숙이 새겨진 것으로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유산을 내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는 나는 그래서 소중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갈 희망과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육신은 사라졌지만, 사람은 정신적 존재감으로도 남을 수 있는 존재임을 생각해본다. 피타고라스,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살아 생전 움직이는 것을 본 사람이 있는가? 아무도 본 적 없지만 우리는 그 사람들이 실존했다고 철석 같이 믿으며, 그 사람들이 남긴 인생 작품을 통해 그 사람들의 정신적 유산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하물며 현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그 존재의 소중함과 특별함이란... 존재와 존재의 실존 교류는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너무 귀한 것이다.

새벽 감성인가... 역시 고요할 때 난 글이 잘 써져... 아니, 못 쓴건가.. ㅎㅎ 아무튼 그렇다.. 사실, 오늘 내 자신을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도 글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전 같으면 상대와 나와의 다른 점에 쉽게 좌절하고 화를 내고 슬퍼하곤 했었는데, 오늘만큼은 차분히 내 생각, 감정, 마음을 전달하고 정말 말 그대로 성숙한 어른처럼 대화할 수 있는 나로 바뀌었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상대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점에서도 참 잘했고 뿌듯하다. 근데, 또 깊은 속으로 들어가보자면 슬픈 점도 있긴 하다. 상대와 내가 다르면 어떻게든 설득하고 바꿔서 내 편으로 만들거나 내 생각에 동조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르면 어쩔 수 없지.'라는 약간의 체념..(?), 좋게 말하자면, 내려놓음..(?) 포기라고 하기에는 뭐하고.. 아무튼 그런 것들이 인생을 살면서 생긴건가 싶어.. 이런 것이 바로 나이 드는 것인가 싶어, 한편 단단해진 듯하면서도 그 단단해짐이 체념을 밑바탕으로 단단해지면 안되는데.. 하는 경계심과 안타까움 등 여러 감정이 동시에 들고 있다. 사람이 쉽게 뭔가를 내려놓게 되면 다른 사람과 싸울(?) 일이 없어서 '편리'하긴 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쉽게 포기하는 개념이 인생 전체에 생긴다면.. 그 인생이 좀 안타까워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인생을 덜 살았기에 이만큼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내 좁은 식견일지도.

중요한 것은, 마음의 그릇을 넓히는 방법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이 포기, 귀찮음, 나 몰라라가 아닌, 정말로 '그럴 수 있겠다.' '저 사람은 그랬겠다.'하는 진정한 이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긴 하다. 내려놓음과 이해 사이가 한끗 차이인 것 같기도 하면서... 흠....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면, 나이가 들어서 다 귀찮다며 상대방과 서로 이해해보려는 대화조차 귀찮아하는 어른을 보면서도 경계의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귀찮음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고, 한편으로는 좀 안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이 사람과 마음과 생각을 교류하는 것이 정말 귀하고 아름다운 것인데, 그 사람은 그렇게 '귀찮다'는 핑계 뒤로 자신을 숨기고 자신의 입맛과 맞지 않는 사람과는 교류조차 하려 하지 않으며 그냥 차단해버리는 모습이라니...? 그 인생이 조금 불쌍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뜬금 없긴 하지만, 마음은 성숙해지고 넓어져가도, 내 마음만큼은 언제나 소녀였으면 좋겠다. 예쁜 꽃을 보면 그 예쁨에 감탄하며, 아름다운 것을 보면 그 아름다움에 미소 지으며, 누군가의 친절을 받았다면 고맙다고 마음 가득 인사할 수 있는 그 마음. 부디 내 마음이 점차 딱딱해지지 않고 이렇게 부드럽고 유연한 상태로 인생 끝까지 지속되면 정말 좋겠다.

아무튼!! 하루하루 더 성숙해져 가는 나, 자랑스럽고 참 대견해!! 큰 일을 겪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려는 마음 태도가 정말 귀해!!

어린 시절에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은 큰 포부가 있었다면,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이 지구상에서 단 한 사람에게라도 영감을 줄 수 있다면 내 존재의 몫은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내 존재로 인해 기뻐하고 힘을 얻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니, 이미 난 모든 것을 다 가졌고 다 이룬, 행복한 사람이다.

아참, 제목을 거창하게 써놓고 정작 제목에 관련된 얘기는 순간 잊어버리고 있었네. 난 최근에 들어서야 각 사람의 사랑 표현 방법과 방식이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사랑을 주고 받는 방식에 대한 내 어린 시절 형성된 이미지로 인하여 어떤 특정 모습만이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세상을 살다보면 그게 그렇지만은 않더라.. '피부 좋아졌네,'가 최고의 사랑 표현일수도 있음을.. 난 이 나이가 되어서야 알고 깨닫게 되었다. '밥 먹었어?'가 최고의 사랑 표현일수도 있음을.. 꼭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만이 사랑하는 것이 아님을 난 이렇게나 한참 후에 깨닫게 되었다. 한편 철 없었던 나, 반성해... 아니, 몰랐던 것이니까 반성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이제서라도 깨닫게 된 나! 앞으로도 더 마음의 그릇을 넓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나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과 사랑과 기쁨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내가 되길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