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솜털과도 같은 수많은 선인장 가시들이 손바닥에 박히다
화단에 있던 선인장이 넘어져 있어서 일으켜 세우다가 선인장을 만지게 되었다.
생각보다 안 따갑네? 하고 요리저리 살펴보게 되었는데 내려놓고 돌아서니 양손이 따끔따끔거리기 시작. 자세히 살펴보니 아뿔사,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사이에 저 조그만 솜털과도 같은 수많은 선인장 가시들이 박혀 있었다.
눈으로 가시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너무나도 작은 가시들을 손으로도 빼고 핀셋으로도 빼내는 데에 한 시간 반이 걸렸다.. 내 소중한 오후 시간😣 가시 빼내는 데 쓰는 이 시간이 처음에는 너무너무 아깝게 느껴지고 가시 하나 덧나서 손이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새 내 손바닥에 수많은 주름들과 미세 혈관들, 자그마한 가시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나의 신경들.. 그것들을 새삼 자세히 느끼고 들여다보면서 창조주께서 나를 얼마나 정교하고도 아름답게 지으셨는지를 생각해보고는 감동이 밀려왔다. 손바닥의 미세한 주름들이 없다면 손을 쥐고 펴는 동작이 어려울 것이고, 가장 손을 많이 쓰는 인간인데 미세 신경들이 없다면 그만큼 정교한 작업이 불가능할 것이고.. 신경이 예민하지 않다면 오늘처럼 수많은 가시에 찔렸어도 다치거나 감염되는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다. 사실 아직도 가시가 좀 남아있는지 따끔거리기는 하지만 손이 아파봐서 그런지 양 손에 비누를 묻혀서 손을 구석구석 닦을 수 있다는 것이 일상에서 얼마나 큰 감사거리였는지..! 교통사고로 심한 화상을 입었지만 자신의 아픔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알게 된 지선씨의 간증이 조금은 어떤 것이었는지, 비교도 안되는 사건이지만 아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창조주께서는 선인장 하나에도 저렇게 수많은 가시를 만드시고 그 가시 때문에 생존할 수 있는 생명의 비밀을 그 안에 심어놓으셨다. 자연의 질서와 조화, 그 비밀 속에 인간의 창조원리 또한 넣어놓으셨으니.. 오늘도 자연의 생명력, 그리고 나 또한 호흡하며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하루이다.
30 Jul 2017
'일상 생각 기록 > 해외 생활-인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의 스포츠 외교 | 인도-중국 국경 분쟁 가운데 인도 복서 비젠더 싱 - 챔피언 벨트를 중국 복서에게 돌려주겠다는 평화의 뜻 밝혀 (0) | 2022.04.27 |
---|---|
히말라야 화장품의 한국 가격에 놀람 | 인도 코스매틱 제품의 해외 택배 금지 | 어글리 코리안과 인도의 대응 (2) | 2022.04.27 |
인도 힌디 노래 - 서정적 가사에 잔잔하게 위로되는 인도 노래들 (0) | 2022.04.26 |
편식하는 강아지 - 제한 급식 사료 훈련 시도 (0) | 2022.04.26 |
밀당 없이 순수하게 원초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동물 - 강아지 | 장모 치와와 (0) | 2022.0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