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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of Sri Lanka(Chennai)

 

생각에도 없던 Sri Lanka(스리랑카)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2010년 6월 29일~7월 21일).

 

스리랑카에 대한 생각은 그냥.. 인도만큼 못 사는 나라? 아니면 인도보다 더 못 사는 나라.. 그냥 가난한 나라.. 이 정도가 전부였었다(스리랑카를 여행한 이후로는 스리랑카의 대한 생각이 180도 바뀌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쓰기로 하겠다.). 아무튼 스리랑카를 다녀온 영옥언니와 솔의 사진을 보니 섬나라라서 그런지 푸르른 바다 빛깔, 생각보다 깔끔해 보이는 인상을 받긴 했었고 스리랑카의 NGO에서 활동을 하고 왔다는 E의 아는 선배라는 분의 이야기에 따르면 스리랑카 아이들의 눈빛이 인도 아이들의 눈빛보다 더 맑고 순수하고 아이들 표정이 밝다고 했었다. 인도 아이들은 은근히 표정이 어둡고 뭔가 두려움이 배어있는 듯한 표정이었는데 스리랑카 아이들의 표정은 밝다니, 인도보다 여행자가 적고 아직 때 묻지 않아서일까? 아무튼 아이들 표정이 밝다고도 하고 또 그 NGO에서 활동을 했다는 선배의 사진을 보니 아이들이 참 예뻤어서 그 때부터 스리랑카가 궁금해지긴 했었다.

 

 

아무튼 스리랑카를 가기 위해서는 마을에서 도시로, 도시에서 도시 Chennai(첸나이)까지 가서 Air India 비행기를 탑승해야 했다. 함께 떠났던 사람은 H, T, 그리고 Q였다. 나까지 4명. 우리는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다소 갑작스럽게 떠나기도 했어서 정보 없이 그냥 상황이 주어지는대로 그냥 물 흐르듯 행동을 했다. 그러다 보니 발목이 묶이지 않아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좋은 점도 있었지만, 도시에서 도시로 가는 버스표가 알아보니 매진... 당장 출국을 해야 하는데 첸나이까지도 못 가면 어쩌나 덜컥 겁이 나기도 했지만, Q의 아이디어로 여행사를 통하여 버스표를 구입하여(다소 비쌌지만 방법이 없었으므로) 결국은 밤버스를 타고 Chennai(첸나이)에 도착했다.

 

 

 

 

처음 가 본 첸나이. 새벽 6시쯤 도착을 했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개니 첸나이는 엄청 더웠다. 첸나이는 여행의 범주에 넣진 않고 그냥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지만 이리저리 더위를 피해 <Cafe Coffee Day>(인도의 국민 커피샵)나 쇼핑몰 등 여러 곳들을 찾아 다니다 보니 결국은 생각지도 않았던 첸나이 시내 구경을 하게 되었다. 밤 11시가 다 된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우린 <Subway sandwich>에 가서 샌드위치와 커피 등을 먹으며 인도 향신료에 다소 지친 우리의 입맛을 새롭게 하기도 했다(인도에 Subway sandwich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는데, 다국적 기업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그리 좋진 않지만 대도시에서 맥도날드나 서브웨이 등 다국적 가게를 만나면 참 반가운 것이 사실이다. 인간의 마음이란....).

 

 

 

 

그렇게 첸나이에서 하루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 아침 7시 비행기를 위해 새벽 2시 반에 일어나서 씻고, 가방을 싸고, 4시 첫 전철(첸나이에는 전철이 있다.)을 타고, 첸나이 안나 공항이 있는 Tirusulam 역으로 향했다.

 

간단하게 출국 수속을 마치고는, 전날 첸나이에 비가 와서 더러워지기도 했고 지난 6개월동안 남인도에서 활동하면서 질리도록 입었던 빨간색 트레이닝 바지에서 흰색 면바지로 산뜻하게 갈아 입었다. 첸나이에서 스리랑카 가기 전 우리 넷은 마음이 참 심란했었다.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고찰, 고민, 우리의 역할.. 등으로 마음이 좋지 않아 밤을 새 가면서 이야기를 한 날이 여러 날이였었는데, 스리랑카 여행을 시작으로 앞으로 몇 개월간 하게 될 여행을 통해 좋지 않은 것들은 털어버리고 좋은 추억, 좋은 기억들을 더 크게 보고.. 지난 몇 개월 간의 활동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려고 하였다. 아무튼 그렇게 갈아 입게 된 빨간색 트레이닝복, 난 그것을 쓰레기통에 휙! 던져버림으로 마음이 홀가분해짐을 느꼈다. 그렇게 나의 스리랑카 여행은 시작되었다.

 

 

 

시간을 기다려 비행기를 탔다. Air India Express(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 참 작은 비행기였는데 내가 창가를 원한다고 해서 받은 15A. 그쪽은 알고보니 비상구 쪽이어서 다리를 쭉 펴고 완전 편하게 넓게 비행을 할 수 있었다. 가면서 공동체에 대한 안 좋은 인상, 안 좋았던 기억을 털어 버리고자 옆자리에 앉았던 Q에게 물었다. 공동체에 무엇을 남기고 온 것 같냐고... 그 질문을 통해 나는 과연 무엇을 남겼는지 내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하고 싶었기 때문. Q는, 굳이 무엇을 남기려고 하진 않았지만 남인도 언어 중 하나였던 텔루구(Telugu)어 공부를 위해 노력했던 흔적들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외에도 여러 이야기들을 해주었는데 그 이야기는 여기서는 패스. Q와 스리랑카 가는 내내 또한 여러 즐거운 이야기들을 많이 나눴다. 대학교에서의 교양 수업 이야기, 과외 이야기, 클래식 음악에 관한 이야기 등등... 참 즐거웠었다^^ Q도 즐거워 보였고~

 

 

 

 

스리랑카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렸다. 가는 내내 인도와 스리랑카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보았다. 날이 정말 좋아서 구름과 햇볕, 바다와 해안선이 정말 아름다운 날이었다. Q와의 즐거운 대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그렇게 난 스리랑카에 첫 발을 내딛었다. 

 

 

 

 

13 Oct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