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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리저브(Starbucks Reserve)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 메뉴


4월의 흐리고 추웠던 어느 날, 스타벅스 리저브(Starbucks Reserve)에서 바리스타님과 대화하며 커피 한 잔.

스타벅스 커피는 맛이 so so... 그냥 커피는 마시고싶은데 공간이 아쉬울 때 오게되는 곳.

하지만 Reserve를 경험해보고는 OK. 이 정도 커피 퀄리티라면 이전보다는 꽤 자주 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날이 추워서 찬 커피 안마시려고 했지만 Reserve 메뉴 중 딱히 끌리는 것이 없어서 주문해 본 Shakerato Bianco over ice(샤케라또 비안코 오버 아이스)는 정말정말 맛있었다. Microblend No.21의 '다크 초콜릿이 어우러진 달콤한 시트러스 풍미'가 taste note였는데, nutty함이 주를 이루면서 끝 여운이 진한 맛있는 커피였다. 재밌는 것은 커피빈 향을 깊이 맡아보고 싶어 바리스타님께 요청을 했는데 금방 막 갓 갈아낸 커피빈의 향과 커피의 맛이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함께 간 사람이 주문한 Vanilla bean latte 역시 풍미가 깊고 좋았다.

Reserve 테이블에는 각 나라의 커피 정보와 추천 추출법이 적힌 카드가 놓여있었는데, Vietnam(베트남)의 Da Lat(달랏) 지방 커피도 있다는 것이 반갑기도 하고 신선했다. 어떻게 Da Lat(달랏) 커피까지 뚫을 생각을 했는지, 거대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가 참 대단하긴 하다는 생각을 했다. 베트남은 어디서든 기본적으로 커피가 맛있는 것이 default이긴 하지만 Da Lat(달랏)은 고지대인 특성 상 특히 더 커피 맛이 특별하다고 느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아주 맛있는 초콜릿이 아니라면 초콜릿을 잘 먹는 편이 아니어서 커피 주문 시 함께 나오는 초콜릿은 그냥 안먹고 있었다. 그런데 긴 대화를 하다보니 에너지가 떨어져서 초콜릿에 손이 갔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커피와 잘 어울리는 맛의 초콜릿이다.

 

 

 


스타벅스가 점점 바리스타와 커피에 전문성을 가진 컨셉으로 가고있는 모습이 새롭다. 스타벅스가 TEAVANA(티바나)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거의 바닥에 떨어질 무렵 tea 품목을 매장에서 없애기 시작했고 그래서 이제 그냥 tea에는 집중을 안하려나보다, 엎어버릴을 줄 알았는데 광화문 쪽에 아예 TEAVANA(티바나)의 tea 전문 매장을 차린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중국 상해 쪽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Roasting&Reserve 매장을 차려서 고급화와 차별화 전략 중이다.

커피 맛은 so so였지만 점차 전문성을 갖추어가는 스타벅스, 그리고 각 나라 별 충실한 localization(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보면서 한 기업이 더욱 확장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그렇구나 싶다.

홍대 스타벅스 리저브는 홍대 감성에서 가져온 것인지 극장식 계단에 테이블이 있는 것이 흥미로웠다. 홍대 Reserve station은 바리스타가 중앙에 들어가있는 형태의 round station에 상판은 marble이고, 학생 시절 스타벅스 중 가장 좋아했던, 서울 매출 1위라는 광화문 스타벅스(지금은 매장 분위기 별로다ㅠ.ㅜ)의 Reserve는 약간 bar 같은 형식의 스테이션인데 일직선으로 꽤 넓직하며 원목 상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연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각각의 매장에 컨셉을 가지고 인테리어 하기에 스타벅스는 어딜 가더라도 디자인 구경하는 즐거움이 있다. 어떤 곳은 원목 느낌으로 따뜻따뜻, 어떤 곳은 모던모던.

아무튼 과학 실험실 방불케하는 비주얼의 Syphon 추출법도 구경하고 여러 가지 재밌었다! 커피는 역시 과학이다. 같은 원두, 같은 도구를 가지고서도 사람의 '손 맛'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니 매일매일 색다르고 참 재밌다.

 

4월의 어느 날,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