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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 Adagietto | 피에르 불레즈 Pierre Boulez 지휘 | 아름다움과 고독을 넘나드는 복합적 표현의 음악
Olivia올리비아 2022. 6. 16. 15:33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 아다지에토
Pierre Boulez(피에르 불레즈)가 지휘하는 Gustav Mahler의 Symphony No.5
모든 악장이 참 아름답고 좋지만, 특히 4악장의 Adagietto(아다지에토)는 정말정말정말 아름답다. 하프의 솔로 연주와 스트링의 조화라니... ㅠ.ㅠ 마치 꿈 꾸고 회상하는 듯한 느낌의 4악장. 그러다가도 격정적으로 순간 휘몰아치는 제 2주제.
15세에 빈 음악원에 입학하였고 18세에 브루크너의 가르침을 받은 말러(Gustav Mahler)는 지휘자로써는 높은 지위를 구축했으나 작곡가로써는 교향곡 8번의 대중적 성공 외에는 살아 생전 그다지 큰 빛을 보지 못했던 작곡가이다.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후에 가톨릭으로 개종해 기독교 사회에 융화되려고 애를 썼지만 평생 유태인 태생이라는 것 때문에 상처를 안고 살아갔으며 언제나 정체성 문제로 안정을 찾지 못했다. 그는 "As a native of Bohemia in Austria, as an Austrian among Germans, and as a Jew throughout the world. Everywhere an intruder, never welcomed. " 라며, 삼중으로 고향이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완벽주의 성격에 '내가 교향곡을 쓰는 것은 세상을 건설하는 것이다.'라고 할 정도로 자신의 작품에 자부심이 가득했던 말러는 가곡 작곡가로써의 성향과 지휘 활동의 경험을 교향곡에 집대성하였고, 피아노 반주가 아닌 관현악 반주로 된 가곡을 써서 독일 가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였던 음악가이다.
전형적인 가곡의 3부 형식처럼 A-B-A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아름다운 말러 교향곡 5번의 Adagietto(아다지에토) 악장. '노래 악장'이라고 불려지기도 하는 이 악장에서는 독일 낭만 시인 Friedrich Rückert(프리드리히 뤼케르트)의 시에 의한 가곡 'Ich bin der Welt abhanden gekommen(I am lost to the world. 나는 이 세상에서 잊혀지고)'의 모티브를 사용하고 있다.
말러는 이 자필 악보를 그의 연인 알마(Alma)에게 보냈고, 악보에 제 1 바이올린 선율이 의미하는 바를 다음과 같은 시로 적어놓았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릅니다. 그대 나의 태양, 당신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을 나는 알지 못합니다. 단지 나의 열망이 당신에게 하소연할 뿐. 나의 사랑과 나의 기쁨을!" 그 후 두 사람은 결혼을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게 만드는 것이 사랑이어서 그런 것인지, 함께 하는 것이 지상 낙원처럼 느껴지고 세상 모든 것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기도 했다가 때론 그런 가운데서도 지독하게도 외로운 고독을 느끼게 되는 것이 사랑인 것인지.. 말러의 이 Adagietto(아다지에토) 악장은 아름다움과 고독을 넘나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의 표현인 악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때론 음악을 듣다보면 너무 격정적으로 휘몰아치는 감정 표현들이 부담스럽게 다가올 때가 있다. 처음엔 구스타보 두다멜(Gustavo Dudamel)의 부드럽고 섬세한 말러 5번을 듣다가, 격정적인 즈데넥 마칼(Zdeněk Mácal)의 5번을 듣다가, 이내 피에르 불레즈(Pierre Boulez)의 5번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Boulez가 연주하는 Igor Stravinsky(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Le Sacre du Printemps(봄의 제전) 1963년 연주가 무척 인상 깊게 다가왔었는데, 그가 연주하는 말러 5번 역시 담담하지만 깊은 그 맛이 참 괜찮다는 느낌이다. Leonard Bernstein(레오나르드 번스타인)의 Vienna Phil(비엔나 필) 연주도 들어보았는데 연주 자체는 훌륭한 연주이긴 하지만.. 흐음🤔 지금 나에게는 아무래도 극단적이고도 극적인 음악 표현들보다도 담담하지만 깊음이 느껴지는 음악들이 더 맞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같은 음반이라 할지라도 언제든지 다가오는 느낌은 다를 수 있으니 단정지어 말하는 것이 언제나 조심스럽지만 말이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극적인 다이내믹으로 감동을 주는 것은 어찌보면 상대적으로 쉬운 일일 수 있는데 담담하면서도 깊음이 느껴지는 연주라는 것은 정말정말 내공이 필요한 고도의 연주라는 생각도든다.
4 Jul 2018
피에르 불레즈가 지휘하는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 아다지에토
Mahler: Symphony No. 5 In C Sharp Minor - IV. Adagietto. Sehr langsam
지휘 : 피에르 불레즈 (Pierre Boulez)
오케스트라 :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Wiener Philharmoni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