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먼저 글을 쓰기에 앞서 마음의 워밍업이 필요하다.
블로그에 글을 잘 못(!) 올리고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이상하게 시간 강박(?)이 있어서 지나간 세월에 대한 기록 없이 현재 일을 쓰는 것이 늘 마음에 부담이고 짐이다.
그런데 오늘은 이렇게 운을 뗀다. 왜냐하면, 한 6년 째 에어 인디아를 이용하고 있는데, 딜레이가 되도 이렇게 심하게, 그것도 조금씩, 야금야금, (놀리는 것도 아니고!) 딜레이가 되었는데, 그래도(?) 에어 인디가 책임감을 가지고 14시간 딜레이 동안 (호텔 룸+중식+석식+공항 이동 셔틀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중이라 호텔 방에서 뭔가 시간이 남아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다.
사실 지난 여행 영상들을 편집할까 싶었는데, 이 귀한 시간에 뭐하고 있는건가 싶어서 차라리 에어 인디아 14시간 딜레이에 대한 후기를 써볼까 한다. 왜냐하면, 당시의 생생한 느낌은 당시에 기록하는 것이 역시 가장 좋다. 지난 여행 영상들을 되돌려보니 물론,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그때의 느낌이 살아나기는 하나, 그때 느꼈던 생생한 감정과 생각까지는 잘 떠오르지 않는 사태를 발견, 아.. 이제 기록은 그때그때 해야 하나를 새삼 실감하며 오늘 이렇게 오늘의 기록을 남겨본다.
새벽 3시의 커피.
출국 전날은 늘 그렇듯 새벽까지 짐을 캐리어에 넣었다 뺐다, 수하물 규정 무게를 맞추고 재고, 방 청소의 연속... 아니.. 왜 일을 해도해도 빨리 끝나지지가 않는 것인가..! 결국 기진맥진하여 세상에, -8도 날씨에 집안에서는 너무 더워 얼음이 다 땡기는 상황. 결국 무려 아이스 커피를 내려 마셨다. 조금이나마 잠을 자야 했지만, 소진된 에너지를 이걸로나마 다시 끌어 당겨야 오늘 아침 이고지고 수많은 짐들을 들고 출국 길에 무사히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 근데 잠깐.. 글 쓰다보니 커피 당기네.. 커피 마시면서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벌써 몇 번이나 잊고서 식은 물만 계속 끓이고 있는지;;; (호텔 커피 포트와 컵 색상이 아기자기하다 ㅎㅎ)
아침 7시 30분에 집에서 나와 엄마의 배웅을 받으며 리무진을 막 탔는데, 티켓을 예매한 여행사에서 안내 메시지가 왔다. 그냥 으레 여행일이니까 안내를 해주나보다, 친절하네~ 싶었는데..! 에어 인디아(Air India) 앱에서도 계속 푸쉬 알림이 몇 개나 계속 뜨는 것이다. 원래 공항 리무진 타고 공항 가는 길에 웹체크인을 하는 것이 나의 루틴인데, 웹체인의 찰나.. 비행 지연 안내를 받았다.
저 선명한 주황색 표시! '지연'
원래는 정오 12시 05분 비행기여서, 델리에 도착 후 국내선으로 갈아타면 인도 시간으로 자정 12시 05분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그런데 인천-델리 비행기가 15시 30분으로 연착이 되었고, 델리-벵갈루루 비행기 역시 자동으로 딜레이가 되어 최종 목적지인 벵갈루루는 자정이 아닌 내일 아침 6시 20분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바뀌었다.
벵갈루루에 자정에 도착하는 터라 남자친구와 함께 이야기해서 하룻밤 공항 근처에서 자고 가기로 계획을 했다. 그래서 호텔까지 예약을 해놨는데.. 밤 시간이 훌쩍 지난 해가 다 뜬 새벽에야 도착한다니..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호텔 체크아웃은 오전 11시니까 그래도 시간을 조금 보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아쉽지만 일정이 이렇게 됐다고 남자친구에게 연락할 생각이었는데, 인도 시간이 너무 이른 아침이라 남자친구가 깨서 출근할 때까지 조금 기다렸다.
또 지연... 그와중에 힌디어로 지연이 뭔가 싶어서 힌디어 안내도 찍어봤다.
그런데 왠걸... 비행기가 15시 30분에서 다시 23시 30분으로 지연이 된 것이 아닌가..!! 이런.... 거의 하루종일 공항에서 기다려야 하겠고.. 벵갈루루 도착 시간도 오전 10시 50분이 되었다. 아... 결국 호텔 체크아웃 시간이 도착하는구나..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나의 잘못은 아니니.. 남자친구가 호텔 예약을 해주기는 했지만 너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겠고.. 둘이 현명하게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가면 되겠다 싶었다. (사실 위기도 아니라는 생각이었지만 괜히 남자친구에게 미안함...)
하루종일 공항에서 기다릴 생각을 하니 너무 막막했다. 그런데 어떻게 에어 인디아는 안내 하나 없이 메일로, 앱으로 변경되었다고만 띡띡 알려줄까.. 뭐라도 문의를 해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화장실도 가고 싶어져서 에어 인디아 체크인 구역으로 가봤다. (원래 체크인 시간은 9시 5분이어야 했는데, 나는 10시 50분에 가봄)
그런데 승무원들 여러 명이 서 있다가 내가 다가가니, "손님, 델리 가세요?" "네! 맞아요!" 하니 항공기가 많이 지연이 되서 에어 인디아에서 호텔 룸과 중식+석식을 제공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먼저 체크인 카운터에서 여권을 보여달라고 해서 여권 확인 및 나의 최종 목적지 확인을 했다.
그러고서는 안내에 따라 셔틀 버스를 탔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호텔로 건너간 것인지, 버스 안에서 7~8명의 손님밖에 없었다. (그런데 너무 안내가 미비해서.. 그냥 직원들 말만 듣고 일단 버스를 타긴 탔는데 이 험한 세상에 내가 너무 세상 물정 모르고, 확인도 안 하고 그냥 가라는대로 왔구나 싶어 조금 반성이 되었다. 어디 팔려가는거 아니야 하는 생각도 잠깐 함..ㅋ)
버스를 10분도 채 달리지 않아 어떤 상가 건물..? 같은 곳으로 들어섰고, 운전기사는 우리 캐리어를 버스에서 다 내려주었는데, 안내원도 없고 아무 것도 없었고 심지어 운전기사는 우리의 눈을 피해 다른 곳으로 숨어(?) 전화 통화를 했다.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건가.. 버스에 함께 탄 손님과 말문이 트여서 어떡하지 대화를 나눴는데, 아무도 안내를 해주지 않는다면 호텔 로비에 가서 문의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 그러자고 했다. (호텔 로비에는 에어 인디아가 연락을 취해놓았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캐리어 외에 상자 짐까지 들고 온 사람들이 호텔 벨보이가 끄는 캐리어에 짐을 직접 옮겨 실었다.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걸 함께 기다리다가 마침 운전기사가 모습을 보여 호텔 쪽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그 뒤를 인도인 커플이 따르는 것을 봤다. 그리고 그 뒤를 우리도 따랐다.
호텔 로비는 막상 구조를 알면 어렵진 않지만 처음 오는 사람은 여기가 맞아? 맞아? 하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안내를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감으로 알아서 해야 했던 것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예상대로 로비에는 우리를 에어 인디아 레이오버 손님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리셉션 직원들이 체크인을 도와주고 있었고, 점심, 저녁 식사 후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가 몇 시인지도 화이트 보드에 쓰여져 있었다.
그래서 같은 항공편 손님들 무리와 간단히 인사를 했는데 방이 각각 다 다른 층이었다. 그래서 이따가 저녁 7시 5분에 만나 7시 15분 셔틀 버스를 타자고 인사하고 나도 내 방으로 올라가려는데, 나보다 먼저 앞섰던 첸나이 출신 인도인 커플이 엘리베이터에서 9층을 못 찾겠다고 그냥 내렸다. 그런데 안내를 살펴보니 분명 9층 이상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였고, 엘리베이터 안에도 9층 버튼이 있었다. 그래서 이 엘리베이터 9층 가는거 맞다고 하니, 9층이 안 눌린다고 했다. 그렇다. 룸 키를 엘리베이터에 태그해야만 투숙하는 층을 누를 수 있다는 것을 인도인 커플이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하면 된다고 내 카드로 시범을 보여주니 환한 미소로 응답하던 인도인 커플의 표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 잠깐의 엘리베이터 이동 속에서 커플 중 여자 사람이 인도에 처음 가보냐고 물어서 8년 째 가고 있다니 놀랐다. 첸나이 커플인데 내가 아는 첸나이 말이 '난드리(감사합니다.)' 하나라서 그걸로 소통을 하니 반가워했다.
그렇게 내 방에 입성. 방은 생각보다(기대보다는) 작았는데, 세탁기, 인덕션, 전자레인지, 작업 테이블이 있다는 것이 특이점이었다. 아마 단기간/장기간 비즈니스 하러 온 사람들이 숙식하며 일할 수 있도록 특화된 룸인 것 같았다. 바깥 뷰는 특별히 없었다. 이 호텔과 비슷한 높이의 크기의 건물에 건너편에 또 있었고, 아래 길은 우리 버스가 들어온 길이었다. (알고 보니 버스가 들어온 길이 호텔 뒷길)
그러고서는 남자친구가 이제는 일어나서 출근을 했겠다 싶어, 급하게 상의할 일이 있으니 통화 가능할 때 전화를 해달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고서는 한 20분 있다보니 남자친구가 연락이 와서 좌초지종을 설명했다. 벵갈루루 공항 근처에 예약해놓은 호텔 때문에도 그렇고, 또 남자친구가 변동되는 일정에 갈피를 못 잡는 상황이지는 않을까 싶어 괜히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에 좌불안석이었는데, 남자친구가 본인이 다 알아서 할테니 신경 쓰지 말고 조심히 잘 오라고 했다. 솔직히 이러고서도 또 딜레이가 되면 어쩌나도 싶어 그 심정도 표했는데, 딜레이가 되면 되는대로 연락을 달라고 편안하게 이야기 해줘서 고마웠다.
통화를 마치니 어느덧 시간이 12시 20분이어서 점심을 먹으러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조촐한 레스토랑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는 컸고, 준비된 음식들도 깔끔해 보였다. 그리고 대부분이 에어 인디아 승객인 것 같은 대다수의 인도 사람들+한국인 소수가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충 담은 오늘의 점심.. ㅎㅎ
나는 잠을 2시간밖에 안 자서 그런지 별로 입맛이 없었다. 간단히 호박 샐러드와 푸실리 파스타, 처음으로 보는 흑임자 소스에 무친 연근 튀김을 맛보고, 후에 생새우 볶음이 리필이 되었길래 그것 조금 맛을 보고 포도주스, 그리고 커피 머신이 작동이 안되는 바람에 AKBAR의 얼그레이 티를 마셨다. (간만에 마셨는데, 맛이 좋았다!)
그리고서는 밥을 먹으면서는 괜히 마음이 불안해서 에어 인디아 앱을 통해 딜레이 상황을 새로고침하면서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가 또 02시 30분으로 딜레이가 된 것이다..!! 아직 시스템 상으로 업데이트가 덜 되었는데, 앱 한켠에서는 여전히 23시 30분으로 뜨고, 또 다른 앱 메뉴에서는 내 보딩 패스가 02시 30분으로 뜨고 있었다.. 아뿔싸.. 사람들은 이걸 아는거야, 모르는거야.. 한국인이랑 이야기해보고 싶었지만 이야기한들 뭐가 달라지는게 있을까 싶어 그냥 리셉션에 가서 에어 인디아 비행기가 더 딜레이가 된 것 같은데 셔틀 버스 시간은 다시 업데이트를 해주는거냐고 물었다. 그런데 에어 인디아 측에서 아직 연락받은 것이 없다며, 있다면 화이트보드에 또 공지를 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와서.. 커피가 고팠던 나는 호텔 룸에 있는 G7 블랙 커피를 마셨다. 전기포트가 어떤 상태인지 몰라서 물을 끓여 소독하는 겸 한번 씻어 버리고, 컵도 한번 더 닦아서 뜨거운 물을 부어 나름의 소독을 했다. 커피는 기대한 맛과 달라서 아쉬웠다..
그러면서 내 아이폰 카메라는 왜 이렇게 색이 누런거야.. 하면서 어플을 통해 기기 체크를 다시 하려고 하니.. 내 애플 아이디가 미국 계정이라서 한국에서 많이 쓰는 Q-Check가 다운이 안 되는 것! 할 수 없이 외국 사람들은 뭘 쓰나 싶어 요리조리 잠깐 검색을 하보니 토끼 모양으로 된 Phone Doctor Plus인가? 그 앱이 나와서 신나게 기기 테스트를 진행했다. 가장 신경이 쓰였던 카메라와 스피커는 정밀 진단을 아무리 몇 번을 해봐도 정상이 나왔다. 카메라의 누런 부분은 원래 아이폰의 색감인 듯 하고, 피아노의 고음을 들을 때마다 찌지직거리는 것은 스피커 부분에 먼지가 껴서 그런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음의 안도...
그래서 지난 여행 영상들을 편집해볼까 싶어 노트북을 열었는데.. 아..? 랩탑 화면에 줄이 가 있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야! 아까 인천공항에서 한번 가방이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설마 그때 그것 때문에 그랬다고?? 랩탑이 들어있는 파우치가 쿠션이어서 그를 믿었건만.. 간단한 충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충격이 생각보다 강했던 것인지 액정에 줄이 가는 현상이 생겨버렸다. 이게 실화인가 싶어 전원을 껐다 다시 켜보기도 했는데 여전히 그대로인 액정... 남자친구 랩탑 액정에 이렇게 줄이 간 현상이 있다가 어느새 사라지기도 해서.. 혹시나 내 것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지만, 이미 내 손은 액정 수리비용을 검색해보고 있고, 수리가 안 될 경우 이거 랩탑 얼마 주고 다시 사야 되지가 머리 속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프로그램들을 구동시켜 보니 액졍만 나갔을 뿐, 컴퓨터 기능 자체에 이상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손상이 또 있을수는 있으나.. 일단 내가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들은 다 돌아가고 화면에 줄만 그어져 있는 것이라.. 불편하지만 한국 귀국 때까지는 당분간 이걸로 버텨야 하겠다...
랑랑(Lang Lang)의 생상 연주가 요즘 핫한 듯 하다.
근데 난 괴짜 같은 이고르 레빗(Igor Levit)의 베토벤도 정말 좋아!
호텔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으니, 용량이 큰 파일들을 무선으로 PC -> 아이패드로 옮기자 싶어 전송을 시키다가,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 애플 뮤직에서 클래식 음악도 듣고, 스포티파이도 접속해서 또 음악도 듣고 해서 잠시 행복했지만, 역시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이보다는 에어 인디아 14시간 지연이라는 이 엄청난 일에 대한 기록을 한번 해보자 싶어서 이렇게 타이핑을 하고 있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핸드폰이 진동이 울리니 또 에어 인디아에서 지연된 거 아니야? 하고 확인을 해봤다. 메일과 에어 인디아 앱을 계속 더블 체크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추가 지연에 대한 소식은 없다. 결국 새벽 2시 비행기면.. 공항 셔틀을 밤 10시, 11시에는 타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도대체 무엇을 위하여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어떤 만남이 생기려나? 아니면 항공사의 나름의 지연 보상에 대한 경험을 하게 되려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도착 시간이 계속 변동되는 다소 불안한 시간 속에서 남자친구가 이렇게 저렇게 기다릴 모습이 상상되어 괜히 내 마음이 조급하고 미안할 뿐... (정작 남자친구 본인은 이 일을 크게 여길 것 같지는 않다..ㅋ 다소 불편했지만, totally fine! 이라고 말할 것 같은 사람이라서.. 걱정은 안 하지만, 그런 남자친구는 지켜보는 내 마음이 괜히 불안, 초조, 미안..ㅎㅎ)
아무튼..! 폭풍 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50분이 훌쩍 지났다.
으악..~~ 말하는 동시에 또 휴대폰에서 진동이 와서 설마.. 혹시..? 또 지연..? 하는 마음으로 봤는데, 그건 아닌가보다.. ㅋ 심장이 막 긴장되어 쫄깃쫄깃한 느낌이다.
사실 나는 여행자라 비행이 지연된다고 하면 항공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그것이 불만일 뿐, 나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지연이 된 상황에서 다행 중 다행인 것이 내일이 바로 일요일이어서 남자친구 시간이 여유롭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비즈니스 출장자가 이렇게나 많이 지연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건 어떻게 보상 받아야 할지... 물론 항공 지연은 본인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든 후의 일정이 조율이 되긴 되겠지만.. 초를 다투는 급한 상황이라면 지연 상황이 정말 보상받는 것 그 이상의 손실임이 틀림 없다.
그래도 공항에서 12시간을 하염 없이 기다려야 하나.. 스타벅스 가서 작업이나 할까 싶던 차에, 체크인 카운터에 한번 가본 것이 참 잘한 일 같다. 그 안내를 받지 못했더라면 에어 인디아가 이렇게 호텔 룸과 식사를 제공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공항에서 고생만 할 뻔했다. 기다리는 시간은 동일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나름 쾌적한 호텔 룸에서 이렇게 내 짐도 다시 펼쳐놓고 글도 쓰고, 또 필요한 일들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그래도 장점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번 일로 인해서 교훈을 하나 더 얻었다. 전자기기는 파우치가 아무리 쿠션으로 방어가 되어 있게 생겼어도, 최대한 낙하 자체를 안 시키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아이패드는 삼성 랩탑이랑 액정 재질 자체가 달라서 그런지 아무렇지도 않고 끄떡 없던데.. 삼성 랩탑은 모니터에 줄이 가서는, 왼쪽 모니터에 압력을 가하면 줄이 막 요리조리 움직인다. 그리고 그 줄이 계속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나는 그 줄을 바라보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글 쓰는 것 자체는 영향이 덜하지만, 그 미세한 떨림의 신호가 내 눈에는 알게 모르게 계속 전달이 되고 있을테니.. 내 눈은 앞으로 컴퓨터를 장시간 쓰면 피곤해지겠구나 싶다. 그래도 서브로 아이패드를 가져와서 다행이다. 웬만한 일들은 앞으로 아이패드로 처리를 많이 해야겠다.
아, 그리고 중요한 호텔 후기. 호텔은 Days Hotel & Suites Incheon Airport 인데, 음... 그냥 외관상 보기에는 깔끔한데, 사실 주방 싱크대에 길다란 머리카락도 하나 봤고, 의자도 그렇고 싱크대 수도 탭 자체도 그렇고 곳곳에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다. 매일매일 룸을 새 것 같이 관리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나는 complimentary 식으로 해서 현재 무료로 숙박 중이지만, 이걸 만약 내 돈을 주고 예약했다고 한다면 호텔 측에 아쉬운 소리 했을 뻔.. 머리카락 보고 기겁을 해서는 아마 룸을 바꿔달라고 했을 것 같다.
그래도 호텔 음식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래도 관리를 잘 하려고 노력하는 호텔이구나 싶다. 근데 음식 퀄리티는 저녁식사까지 어떻게 나오는지 한번 더 봐야 알 것 같다. 일단 커피 머신이 작동이 안되는 것이 단점... 머신 작동이 안 되면 드립 커피라도 가져다 놨으면 얼마나 센스 있어 보였을까! (호텔 운영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써의 느낀 점)
시간이 이제 오후 5시인데, 저녁 식사 시간이 6시부터이다. 1시간 정도 짐을 다시 꾸려놓고.. 저녁 맛있게 먹고 와서... 잠은... 혹여 알람 소리를 못 들을까 싶어 안 잘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좀 쉬면서 누워라도 있어볼까 싶기는 하다.
아무튼, 이후의 후기는 저녁 먹고 와서 또 계속하는 것으로..!! 뿅!
에어 인디아의 당당한 'CANCELLED".
인도 대기업 TATA(타타)가 인수한 이후로 로고도 바뀌고 하면서 뭔가 단단히 마음 먹고 잘하려나 보다 싶었는데.. 그래도 여전한 에어 인디아의 빈번한 지연을 내가 겪게 될 줄이야..! 그것도 한 두시간도 아니고 14시간 동안이나!! 호텔에서 두 끼나 먹어야 할 정도로..!!
'일상 생각 기록 > 해외 생활-인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 벵갈루루-델리-한국행 여정에서 인도에 대한 여러 생각들 (0) | 2023.04.10 |
---|---|
인도 생활 | 클래식 음악 | 인도 SULA 와인 | 아랍 커피 | 평범한 일상 속 사람과 자연을 통한 잔잔한 깨달음들 (0) | 2023.04.09 |
인도 생활 | 인도의 다양한 꽃들 (0) | 2023.04.07 |
인도 생활 | 인도 힌두 축제 - 우가디(Ugadi) | 현대 i20 | 망고 나무 | 매일 그림 같은 노을 (0) | 2023.04.07 |
인도 생활 | 매일 자연에 취하는 평범한 일상 (0) | 2023.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