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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 - Dangal (당갈 "Wrestling Competition" 2016)
인도는 물론 북미와 중국에서 비할리우드 영화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세운 영화 <Dangal(2016)>의 한국 개봉이 9일 앞으로 다가왔다.
4월 25일 수요일 개봉인데, 생각해보니 매월 마지막 주 서울의 '문화가 있는 날'에 개봉하는 것은 우연일까 전략일까.
Dangal(दंगल; 당갈)은 레슬링 경기를 뜻하는 힌디어.
이 영화는 한국에서 <3 Idiots(세 얼간이, 2009)>와 <PK(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 2014)>로 이미 잘 알려진 인도배우 Aamir Khan(아미르 칸)이 직접 제작, 출연한 영화로, 젊은 시절 레슬러로써의 금메달 꿈을 이루지 못한 Mahavir Singh이 자신의 두 딸인 Geeta와 Babita를 통해 이룬 실화에 기반하고 있다.
아미르 칸은 사회 문제에 굉장히 책임 의식이 강한 배우로 인도 TV show인 <Satyamev Jayate>의 진행을 맡기도 하고 때로는 거침 없이 공적으로 정치적 발언(바른 소리)을 함으로 인도 정부의심기를 불편하게 하여 인도관광청 Incredible India 캠페인의 공식 홍보대사에서 내려오게 되는 등 한때 말이 많이 배우였지만, 그 이후로 그는 꾸준히 사회적 발언보다도 영화를 통해 항상 자신의 소신을 밝혀오고 있는 모습이라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인도배우! 정말 멋지고 대단한 배우이다.
한국에 개봉한 영화 <세 얼간이(3 Idiots,2009>는 인도 교육의 문제를, <피케이(PK,2014)> 역시 3억 신이 존재하는 인도에서 자칫 예민할 수 있는 신과 종교에 대한 문제를 다루었고, 이번에 개봉하는 <당갈(Dangal,2016)>에서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 차별과 편견, 권위적 지도자와 스포츠 연맹의 관료주의를 꼬집는다.
영화의 런닝타임은 2시간 49분으로 무려 거의 3시간에 달하는데, 쉴 틈 없이 집중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영화라 벌써 세 번 봤다. 약간 성공중심주의라는 부분과 극단적으로 이분법적인 전개들이 있어좀 아쉬운 부분들도 없잖아 있지만 늘 감동과 긴 여운을 남기는 좋은 영화이다. 한국에서는 편집해서 개봉될지 무편집으로 가게 될지 궁금하다.
흔히 '인도영화' 하면 무조건 춤 추고 노래 나오는 영화라고 생각하여 거부감부터 갖는 그런 한국 내 분위기가 아쉬운데, 인도 영화에서 노래와 춤은 영화 전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이고, 또한 인도에서는 가수나 아이돌이라는 개념이 있기보다도 영화 배우가 곧 multi-entertainer 역할을 함으로(가수들도 영화 OST 제작으로 영화가 흥행하면 동시에 성장함) 이런 인도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이해한다면 '인도 영화 왜이래. 이상해' 가 아니라 '인도 문화에는 이런이런 부분도 있구나' 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물론 영화 <당갈>에도 춤과 노래가 있긴 한데 요즘은 인도 영화들이 이전의 인도 고전 영화에서처럼 대놓고 춤추고 노래한다기보다 일종의 뮤직비디오 보는 것처럼 현대의 감성에 맞춰 세련되게 잘 만들어지는 추세라서 나는 영화 보다가 오히려, 노래 안 나오나~ 하고 기다려지기도 한다. 아무튼 할리우드를 능가하는 어마어마한 영화 제작국인 인도는 훌륭한 예술 영화, 독립 영화들도 많이 나오고 있어서 요즘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데 늘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인도 영화의 한국 포스터는 늘 아쉽다. 아니.. 한국어 글씨체는 왜 저런 것이며.. 전혀 오리지널 포스트의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우리가 해냈다'의 저 문구는 또 무엇이며, 진짜 성의 없이 주인공들 덩그러니 crop해서 파란색 바탕에 던져놓은 듯한 저 이미지 어쩔거냐구. 누가 봐도 대충 만든 포스터에 인도 영화 무시하는 티가 너무 나서 좀 화가 나려고까지 한다. 궁시렁궁시렁. 불만불만.
인도 영화가 한국어로 포스터화되기만 하면 완전히 영화의 맥락과 감을 깨트리기까지 하는 문구들이 박혀 있어서, 아니, 포스터 만들때 공부 좀 하고 만들지, 영화 흐름과 이해를 완전히 방해하는 포스터로 안타까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이번에 이런 세계적으로 호평받은 영화의 포스터가 너무 성의없이 만들어져서 좀 많이많이 아쉽다. 차라리 오리지널 포스터에 힌디 말고 중국어로 대신했던 중국처럼 프로모션을 했더라면 더 나았을지도. 어흑..ㅠ.ㅜ 한국 내 인도 문화가 어떻게 소개되는지에 따라 인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것이고 그에 따라 크게는 경제, 외교까지, 인도 내 한인들의 권익까지 달라진다는 사실들을 왜 모르시는 것인지. 답답한 현실.
16 Apr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