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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야기 173 | 해외 단기봉사팀에 고함 - 활동을 위한 활동에만 바쁘지는 않으셨습니까
Olivia올리비아 2022. 1. 20. 20:56해외 단기봉사팀에 고함 - 활동을 위한 활동에만 바쁘지는 않으셨습니까
혹시....
활동을 위한 활동, 앙코르와트 사진만 찍고 가기에 바쁘지는 않으셨습니까.
캄보디아의 아침
캄보디아의 기후와 식문화
캄보디아의 경제
현지 아이들의 간식거리와 학교 내 상인들
한국에 노동자로 가고자 하는 캄보디아인들
고소득 벤 드라이버, 캄보디아의 잠재적 리더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부유층의 자제들
모계사회인 캄보디아
캄보디아인의 취미와 일상생활
문화공간이 전무한 지역에 생긴 도서관의 영향력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당연히 접하게 되는 불건전 문화
지역 경제와 마을 협동
베트남 국경 인근이라 크메르어와 베트남어를 섞어 특이하게 발음하는 아주머니
많은 베트남 수입품들
학교 뒤편 풍경
지역 내 다른 학교
지역 주민들의 생활
게스트 하우스 주인아주머니와 등교 준비하는 아주머니의 딸
이른 새벽 시장
많은 관광객들이 들려가는 휴게소의 지역 특산품 및 어린 소녀 상인들
최근 시엠립에 생긴 코이카(KOICA) 어린이 병원
인도, 일본, 독일, 한국 등 경쟁적으로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의 복원을 지원하고 있는 나라들과 정치적 이해관계
유산 복원 작업이 한창인 고대 앙코르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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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자기 생각, 자기 기준, 자신의 틀,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현장에 와서 내 생각 속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내가 원하는 교훈을 얻어 간다. 결국 자기 수준과 틀을 깨지 못하고 이미 자신의 생각 속에 있는 봉사의 개념, 낭만, 환상 속에서 해외봉사가 이렇다 저렇다 하며 다른 이들에게 현장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전달한다.
시엠립에서의 문화 탐방은 현장을 깊이 알고 눈 뜨는 시간이 아닌, 사진 찍기에만 바쁜 관광 현장이 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부터의 봉사에 대한 교육 그리고 현장 이야기를 전달하고 깊이 있게 나누는 시간이 너무나 중요하다.
현장과 본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하여 최선의 봉사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데 그 부분이 많이 결여되어 있고, 막연한 상부 하달식의 업무 방식 또한 문제가 있다.
팀이 도착하기 직전부터 팀 활동이 끝난 지금까지 본부의 담당자는 연락 한 통이 없다. 수고했다는 이야기를 굳이 듣고자 함은 아니지만, 열흘이 넘는 시간 동안 스무 명이 넘는 팀원들을 인솔하고 현지 코디를 해 준 사람들에게 한마디 안부 인사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야속하고 이것은 정말 아니다 싶다.
팀원들이 못 깨닫는 것은 아직 나이도 어리고 사회가 만들어놓은 봉사라는 개념이 자연스럽게 습득되었고 또한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그대로 묻어가고 있는, 의식을 깨어주지 못하며 자꾸만 봉사를 아름다운 것으로만 포장하려고 하는 기관들의 책임도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가 비난같이 들리고 잔소리같이 들릴지라도 팀원들에게는 정확한 것을 전달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팀을 한국에서 인솔해 온 인솔자의 권한을 내가 존중해야 했고, 그래도 활동을 하면 할수록 팀원들 스스로 느끼는 바가 있고 생각하는 바가 있겠지 싶어 일단은 지켜봤다가 필요한 시점에 의식을 깨어주는 한마디를 해주어야겠다 싶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그런 자리를 만들 수가 없었다.
좋은 게 좋은 것이 결코 아닌데 좀 더 힘써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함께 포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
지금까지의 업무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어쩔 수 없이 나의 신분을 숙이고 낮출 수밖에 없었던 이곳의 업무 분위기 및 팀을 이끌고 온 인솔자의 권한을 너무 의식하고 배려한 것 같다.
현장 활동가로써 좀 더 주체 의식을 가지고 당당하게 팀을 이끌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정말 너무나도 아쉽다.
활동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많은 경제를 들여 이 현장에까지 온 봉사자들의 인식을 바꾸어주는 교육이 정말로 중요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현장에서 많은 일을 할 수는 없을지라도 한 사람의 의식이 깨어지고 변화되면 그 한 사람의 살리는 영향력은 엄청나니까 말이다.
기업의 이미지를 살려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이야기.
그래도 몇몇 사람들과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야기하면 이야기할수록 깊이 공감하고 기회 될 때마다 찾아와서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 대화의 시간을 만들자는 사람들이 정말 예뻐 보였고, 그 사람들에게는 좀 더 많은 것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자기 생각, 자기 기준, 자기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에게 드는 답답함은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의 주관적 틀이 너무 강해서 아무리 새로운 시각을 말해주어도 자신의 것부터 나오는 사람들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래도 알아들을 사람들은 알아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깊이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의 또 한 번의 만남의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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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단기봉사활동이 소위 '스펙'이 되어가는 사회 문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해외로의 잠시간의 도피,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를 관광하고자 하는 욕심, 기업 해외봉사단에 참가하여 이력서에 한 줄 멋지게 넣겠다는 계산 등.
사람들은 말한다. 봉사활동을 통해서 내가 줄 수 있는 것보다 받는 부분이 더 많다고. 하지만 활동을 통해서 이력서 줄 하나 더 채우겠다는 숨은 동기와 계산은 언제나 안타까운 생각을 갖게 한다.
이해도 된다. 스펙으로 시작한 해외봉사라 할지라도 현지 경험을 통해 한 사람의 사고와 가치관 및 미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일단 경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언제나 위험한 것은 목적이 불분명해지는 것. 이것을 왜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목적이 사라지면 알 수 없는 방향의 쳇바퀴 속에서 의미 없는 행동들의 나열만 될 뿐이다.
얼마 전 신문에, 청년 실업 해결을 위해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사업과 관련해 해외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기사가 났었다.
다음은 기사 일부.
'... 청년들에게 가장 관심 있는 주제가 ‘글로벌’이다, 해외 견문을 넓히면서 생계형 일자리가 생긴다면 모르긴 몰라도 많은 젊은이들이 반길 것으로 본다...'
처음에는 이 기사가 참 부정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맞는 이야기로도 들린다. 청년 일자리도 늘리고, 개도국에 기술 이전도 하고,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회가 되며, 이를 통한 수출시장 개척 및 안정적인 해외 자원 확보 가능.
ODA를 하는 목적이 개도국에 도움을 주는 단순한 공여 및 봉사의 차원을 넘어선 국가 외교, 특히 국제사회에서의 지위 확보 및 해외 자원 확보 등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왜 최근 ODA의 비중이 아프리카 쪽으로 점점 더 무겁게 실리고 있는지를 보더라도 말이다.
봉사의 의미와 가치는 어떤 개인에 의해 규정될 수 없다. 정답은 없다. 다양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개개인에 의해서 규정되는 봉사의 의미 및 가치가 다 정답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정답을 딱 정해놓고 이렇게 해야만 한다고 강요할 수 없다.
그러나 스펙을 위한 경험의 일환으로 봉사를 하겠다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서 화가 나기까지 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터전, 그들의 생활을 담보로 그곳에서의 경험을 자신 삶의 '스펙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이해하기가 많이 어렵다. 나의 가치와 기준만이 세상의 정답이 아님을 앎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은 인정하기가 참 어렵고 화가 난다.
그러나 그 사람들도 끝없이 비판하기 어려운 것은 이 사회가 우리를 그런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 다 하니까 나도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경쟁심과 사회 내에서의 생존 본능은 인간이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봉사의 가치, 의미 및 목적이 더 이상 '회사에 입사하기 위한 이력서 한 줄 채우기'의 수단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사회에서는 나쁜 수단과 목적이 늘 나쁜 방향이 아닌 선한 방법으로 달성되기도 하고, 좋은 수단과 목적 역시 언제나 좋은 방향으로만 결과 지어지진 않는다.
그러나 인생을 삶에 있어 '마음의 습관' 과 '생각의 방향'이라는 것이 참 중요하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봉사의 참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생각해 보기도 이전에 '봉사=스펙'이라는 가치관이 심어지고 있는 이 세대의 문화가 참 안타깝다.
주저리주저리 글을 썼는데 결국 또 생각하게 되는 것은, 교육이 참 중요하다는 것.
한 개인이 자신의 삶의 방향과 가치, 목적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해 보기도 이전에 영어유치원에서 '영재' 교육을 받고, 취학 이후에는 방과 후 여러 개의 학원을 전전하며 무엇인가에 포로 된 듯 피곤하게 기쁨 없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참 안타깝다. 수능과 좋은 대학, 좋은 직업이 결코 인생에 답을 줄 수 없는데 우리는 마치 그것만이 인생의 전부인 듯 아등바등 하루하루 힘겹게 살고 있다.
이런 교육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무엇이 되기 위해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누구이고, 나의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 나의 참된 행복은 어디로부터 오는지를 가르치는 참된 교육이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서 개개인이 올바른 자아 정체성을 가지고 건강하게 성장하여 또 우리의 후대를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지도자, 교육자의 위치에 서야 한다. 그리고 병폐된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은연중에 문화 속에 깊이 파고들어 있는 잘못된 가치관들을 올바른 가치관으로 바꾸는 문화 복지가 시급하다.
또한, 지금까지 철저하게 공급자 위주의 관점이었던 현장에 대한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 그것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변화와 전환점이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결국은 모든 것들을 통틀어 볼 때에 기업도, 봉사자도 탓할 것이 없다. 비영리/비정부 기관의 역할이 정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현장을 정확히 보고 지역의 상황과 사정을 전달해 줄 수 있는 것은 기관의 역량과 몫이다.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단체는 정말로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활동들을 숙고하고 반성하여 개인/기업 후원자, 봉사 프로그램 참여자, 현지 지역의 3자를 모두 살리는 일을 이제는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프로그램을 위한 프로그램, 현지의 사정과 필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분별한 봉사팀 파견 및 지역과 현지인의 자립을 돕기에는 너무나도 예산의 비효율적 지출 및 남용은 정말로 문제가 되고 있고 이것은 반드시 바뀌어야만 한다.
지금의 방식과 관행대로 계속 이러한 흐름 속에서 활동들이 지속된다면, 점점 더 어려워질 것만은 확실하다.
캄보디아에 3,000개가 넘게 있다는 NGO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캄보디아에 들어와있는 한국 NGO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NGO는 정말로 정신을 차리고 사회의 분위기와 흐름,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에 앞장서야 한다. 이제는 정말로 실제적, 구체적으로 살리는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29 Jan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