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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커피 문화 - 커피 마시는 즐거움

 

요즘 커피 마시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늘 크림 들어간 믹스커피를 즐겨 마시다가, 어느 날 집에 가스가 떨어져 시장에 가서 길거리 커피 한 번 사 먹어 보았는데, 그 집 커피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맛있었던 것.

 

그날 이후로 나는 건강에도 안 좋은 믹스커피를 끊고 원두커피를 마시게 되었고, 커피 브랜드에 따라, 커피 양과 물에 따라 천차만별 달라지는 커피 맛에 흠뻑 취하게 되었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면 커피 마시는 아침 시간이 설렘으로 기다려질 만큼.

 

 

다음은 집 근처 시장에서 발견한,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길거리 커피 중에 가장 맛있는 집.

 

 

집에 가스는 떨어졌고.. 따뜻한 커피는 마시고 싶은데, 카트를 끌고 다니는 길거리 커피상들은 상온의 커피나 얼음 들어간 커피만 판매하므로... 어떻게 해야 하나 시장 근처를 빙-빙- 배회하다가..!! 눈에 들어온 커피숍.

 

 

 

 

 

테이블 위에 유리상자 갖추고, 주전자에, 소형 포트에.. 안 갖춘 것이 없다지요..!!

 

진심으로 무척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

 

사방에 벽이 있어야만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바닥에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도 있어 언제나 물을 끓일 수 있다.

 

 

 

 

유리 상자 속에는 초코 가루부터 녹차가루, 설탕, 테이크아웃 컵 용기 등이 들어있다.

 

 

 

 

이 커피 상점의 지붕은 파라솔이 대신하고 있는데, 지붕 뼈 부분에 오늘의 비즈니스를 기다리는 잘 마른 커피 필터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이 커피 필터는 현지어로는 '껀뜨롱 카페' 로, 천의 종류에 따라서 가격이 대략 1,000~4,000 riel 정도이다. (US$0.25~1)

 

 

 

 

방금 끓여낸 뜨거운 물을 커피 든 필터에 쭈~욱 부어준다.

 

 

 

 

 

커피가 내려올 때까지 기다린다.

 

 

 

 

커피 가루 위 커피 거품이 보글보글~~

 

핸드 드립 할 때 거품이 풍성하게 나야 맛있는 커피가 완성되고, 숙련된 사람만이 커피 거품을 잘 낼 수 있다고 했는데, 아주머니는 대충 커피 내리시는 것 같은데 거품이 풍성하다! (위 사진의 거품은 많이 꺼진 상태)

 

커피가 좋은 걸까, 아주머니의 커피 내리는 기술이 그만큼 좋은 걸까.

 

아무래도 후자인 모양인 듯, 길거리 커피 상점에는 손님들이 늘 끊이지 않는다.

 

연유커피, 블랙커피, 설탕 넣은 블랙커피, 연유 넣은 녹차 등 다양한 맛을 원하는 손님들이 아침부터 오후까지 연이어 찾아온다.

 

 

 

 

갈색 커피팟 위에 회색의 또 다른 팟을 얹어 놓았으므로, 커피 필터에서 잠시 손이 떠나있어도 괜찮다.

 

한마디로, 커피 필터가 중간에 떠 있으므로, 갈색 커피팟 속 커피가 계속 진해질 염려가 없다!

 

 

 

 

끊이지 않는 손님으로 항상 바쁘신 아주머니와 아저씨.

 

두 분은 느낌상 부부이신 것 같긴 하다.

 

두 분이 부부가 맞는다면, 부부가 나란히 커피 장사를 하시니 그 모습 참으로 아름답다!

 

 

 

 

 

이곳에서 아침에 산 커피는 아침에 사무실에 가서 홀짝홀짝 마신다.

 

요즘 캄보디아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져서 가끔은 쌀쌀하게도 느껴지므로, 얼음 든 커피보다는 따뜻한 커피가 더 좋다.

 

그래서 연유 들어간 따뜻한 커피를 포장해서 사무실에 가져온다.

 

 

 

 

그런데 따끈한 커피를 주문하면, 컵에 가득 채워주지를 않으신다.

 

얼음 넣고 만들 때와 동량의, 소량의 커피만을 주시므로 늘 "쏨 까뻬 쯔라은.(커피 많이 주세요.)" 을 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연유 듬뿍 들어간 소량의 커피는 얼음으로 희석시키지 않는 한 진하디 진하다.

 

나는 차라리, 내가 가지고 있는 원두커피 따뜻하게 한 잔 내려서 섞어먹기도 한다.

 

아주머니가 만들어주신 커피 맛은 조금 희석되지만, 그래도 여전히 따뜻하고 많은 양의 커피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맨날 이렇게 커피를 사 먹다 보니, 커피값으로 나가는 돈이 한두 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원두커피를 내려서 아주머니의 커피 맛을 흉내 내 보고자 하였다.

 

 

 

오래간만에 핸드 드립 해 본 커피.

 

오!! 베트남 커피가 이렇게나 맛있고 달 줄이야!!

 

위의 Big Coffee라는 베트남 커피를 내려보았는데, 굳이 연유를 안 넣어도 될 만큼 커피 맛이 엄청 달달하였다.

 

원래 베트남 커피 맛이 이렇게 좋은 거야? 아니면 내가 잘 내린 건가? ㅎㅎ

 

 

 

어쨌든, 아주머니의 커피 맛을 흉내 내 보고자 이 원두커피에 연유를 한번 섞어보았다.

 

그런데 소량을 넣어서 그런가, 조금 식으니 우유의 비린 맛이 확 올라올 뿐, 아주머니의 커피 맛은 흉내 낼 수 없었다...

 

역시...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봐!!!

 

 

 

 

마지막으로, 연유 커피를 마실 때면 평소에 자주 먹는 콩 앙금 파이를 먹을 필요가 없다.

 

심심한 맛의 바삭하고 촉촉한 800 리엘(약 US$0.20) 짜리 바게트가 훨씬 맛나다^^

 

13 Dec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