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캄보디아 프놈펜 십자수 열풍
2013년 올해 초반부터 프놈펜에 대대적으로 유행인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십자수!!
이전부터도 있었겠지만, 십자수는 이제 프놈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우리 현지인 여직원부터 시작하여, 상점/노점상 아주머니까지 너도 나도 십자수 삼매경.
십자수 작품을 다 완성한 뒤 액자를 만들어 집에 걸어놓는 것이 이곳 사람들 사이에서 일종의 유행이 되었다.
특히 왓 모하 몬뜨레이(Wat Moha montrei) 근처에 십자수 가게가 즐비하다.
십자수 가게는 보통 십자수 할 수 있는 도구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액자 제작까지 같이 할 수 있는 장비와 공간을 갖추고 있다. 언뜻 보면 목공소 같기도 하다.
주요 인기 작품은 부처 전신상이나 중국풍의 그림이 많다.
매화, 난초, 새, 말, 용, 중국 글씨인 한자가 새겨진 제품이 가장 많은데, 중국풍의 그림들이 유난히 많은 이유는 추측해보건대, 첫째로, 캄보디아 사람들 역시 중국인의 기복신앙을 따르고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둘째는, 대부분 제품들이 중국에서 들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캄보디아에는 수많은 화교들이 있고, 다른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 성공 경제를 이루고 있다.
그들은 크마에어는 유창하게 구사함은 기본이며, 현지 문화/생활에 대한 적응력이 탁월하다. 그들이 외국에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캄보디아에는 현재 캄보디아 원주민 수가 점점 줄어가고 있다.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캄보디아 인구의 70% 정도가 중국계 캄보디아인이거나, 중국계 베트남인, 중국인들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캄보디아인들이 중국의 영향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수가 없을 터.
캄보디아인들은 중국인들을 친근하게 여긴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선호하는 것도 당연지사다.
캄보디아인들은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8자를 여러 개 써서 가게 이름을 짓는다거나, 자녀 이름을 중국인 이름으로 짓기도 하다.
.
.
.
올해 초, 현지인 직원이 점심시간만 되면 어김 없이 십자수를 꺼내 하도 재미나게 하길래 나도 궁금해서 사봤다.
특이하게도, 십자수를 놓아야 할 천이 빈 공간으로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프린트가 되어있다.
한국에서 십자수를 할 때에는 종이와 천을 대조하여 일일이 숫자를 계산하거나 수성펜으로 표시해가며 자수를 놓곤 하였었는데, 이렇게 그림이 프린트가 되어있으니 굳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손쉽게 십자수를 할 수 있다(프린트 위에 번호가 써 있으므로 번호에 맞는 실 색상을 찾아 자수를 하면 된다.).
이런 간편함이 십자수 대중화의 한 이유이기도 할 듯.
천에 프린트된 색과 실 번호를 맞추어 십자수를 완성한 뒤 이 천을 물에 빨면, 프린트되어 있던 잉크색이 빠지고 실로 수놓은 작품의 색이 살아난단다.
진짜 잉크가 수성이긴 한가보다. 내 손이 자주 닿은 부분은 벌써 흐릿해지고 있다.
십자수 패키지 안에는 십자수 천, 도안과 함께 작품을 완성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종류의 실이 잔뜩 들어있다.
한국에서처럼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
크기에 따라 패키지 가격은 다른데, 평균적으로 최소 US$7 ~ 25 정도 한다.
나는 US$13 을 주고 구입했다. (현지 물가 대비 값비싼 가격, 참고로 프놈펜에서 쌀국수 한그릇이 US$0.5 정도)
내가 완성할 작품의 최종 모습은 위와 같다.
십자수 가게에서 위와 같은 그림을 찾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이 중국풍 그림이거나 유치한 캐릭터 그림이기 때문이다.
내가 산 십자수 패키지에 든 천은 너무 커서 이 작품을 언제 다 완성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씩 바쁘게 돌아가는 뇌에 휴식을 주고 싶을 때 음악/강의 등을 들으면서 십자수를 하면 참 좋다.
단순 노동이 주는 일종의 쾌감이랄까. 그런 것이 느껴지기도 하고.
23 Dec 2013
'국제개발협력 > NGO경력-캄보디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캄보디아 이야기 161 | 프놈펜 톤레 바삭 레스토랑 - Tonle Bassac Restaurant | 다양한 캄보디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뷔페 (0) | 2022.01.19 |
---|---|
캄보디아 이야기 156 | 캄보디아 커피 문화 - 커피 마시는 즐거움 (0) | 2022.01.18 |
캄보디아 이야기 152 | 캄보디아 볶음면 - 로차와 미차 (0) | 2022.01.18 |
캄보디아 이야기 150 | 캄보디아어 - 크메르어 읽기 쓰기의 즐거움 | 호모 아카데미쿠스(Homo Academicus) (0) | 2022.01.18 |
캄보디아 이야기 142 | 우에다 커피(UEDA COFFEE) - 뚝뚝 커피숍(Tuk Tuk Coffee shop) | 일본인의 캄보디아 일자리 창출 아이디어 (0) | 2022.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