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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는데,  (잠을 침대에 누워 반듯이 자는 것이 아니라.. 꼭 무엇인가를 하다가 잠을 잠.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잠을 잘 자보려고 피아노 음악.. 명곡 100을 거실에 크게 틀어놓고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음악을 이렇게 자유롭게 틀 수 있는 이유는 룸메이트가 저 멀리 남쪽 Sihanoukville(시하누크빌)에 의료선교 캠프를 갔기에 가능한 일.) 

 

잠이 비교적 금방 들었는데 중간중간 깼다. 그때마다 거실에서 울려 퍼지는 피아노 음악. 때로는 열정적이고 때로는 잔잔했는데.. 프놈펜에 있는 음악 학원에 가서라도 피아노를 치고 싶어졌을 정도로 아름다운 소리에 매료되어.. 잠을 자면서도.. '아.. 요즘 첼로를 너무 배우고 싶은데, 학원 가서 아이들 피아노 무료 레슨 해줄 테니 첼로를 가르쳐 달라고 deal을 할까? 틈나면 학원에서 피아노도 연습 겸 연주하고.. ㅎㅎ'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아름다운 소리와 열정을 다시 건반을 통해 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새벽 4시. 왜 이렇게 아침은 안 오는지.. 12시 반에 침대에 누웠는데 시간을 볼 때마다 2시.. 4시.. 아.. 오늘은 5일간의 휴일 중 마지막 날인데.. 빨리 아침이 되어 이것저것 하고 싶은데 새벽시간은 더디게 갔다. 

 


 

캄보디아는 현재 총 5일 동안 휴일이다.

 

 

1일 : 5/12 토

 

3일 : 5/13,14,15(일. 월. 화) - 캄보디아 국왕, Norodom Sihamoni(노로돔 시하모니) 생일 기념 공휴일

 

1일 : 5/16(수) - 캄보디아에서는 일요일이 공휴일과 겹치면 공휴일을 전. 후로 하여 회사나 학교 재량껏 휴일을 늘림 - 대체 공휴일


 

새벽 4시... 그냥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속이 안 좋아 요즘 음식을 도통 못 먹으니 자면서도 음식 생각이 간절.. 결국 잠을 못 잘 것 같아 일어나서 차라도 마시려고 했다.

 

일어나려는데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2악장이 시작되었다. 차마 음악을 끄지 못하고 계속 들었다. 그러고는 현관 문을 열어보고서는.. 차를 마시고 밖에 나가 한적한 대로에서 자전거 연습을 할까 좀 망설였다. 시리얼과 두유를 먹고 싶긴 하지만.. 요즘 계속 헛배가 부른 증상 때문에 먹고 나서 필시 또 속이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결국 <릭스타인의 요리 기행>을 보면서 시리얼과 두유를 먹었다. 속이 그래도 어제보다는 낫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제 하루 종일 차. 음료 종류만 먹다가 저녁에 쌀국수가 너무 먹고 싶어 집 근처 코너 레스토랑에서 '꾸이띠유'라는 음식을 테이크 아웃 해가지고 와서 먹었는데.. 그 쌀국수가 나를 살렸달까! 5일의 휴가 중 처음으로 만족스럽고 속이 편안했던 식사! 완전 인상적이었다. 다른 음식점들도 이렇게 만들까 싶을 정도로 맛도 훌륭했고. 앞으로 꾸이띠유 좋아하게 될 것 같아! ㅠ_ㅠ)

 

영상에서는 모로코 음식 문화를 접했는데.. 어제 Brown cafe&bakery에서도 마시려 했지만.. (물론 홍차의 teabag으로.) 영상에서는 정말 생 박하차를 넣고 real로 만드는 Morrocan Mint tea(모로칸 민트 티)가 정말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박하에 뜨거운 물을 부어 설탕과 함께 만든 뒤 잔을 컵으로부터 높게 들어 올려 거품을 내서 마시는 모로코 전통차.. 아.. 모로코의 푸른른 벽들과 시장.. 사람들을 보니 이곳에 가고 싶어졌다. 이슬람 문화면서 특유의 아랍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 꼭 가보리.

 

(모로코에 대한 최초의 관심은.. <세계다큐기행> - '세계의 차' 편에서 모로코 전통차를 접하고 그 이후. 그리고 사실 나와 모로코는 인연이 있을 뻔했다. 2008년 대학 재학 중 KOICA 봉사단원을 지원했었는데(음악교육, 모로코), 서류 합격 후 면접까지 갔었음.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단 이유로.. (졸업하지 않은 재학생이 자신의 나라에 와서 교육하는 것이 신뢰성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단다.) 그리고 *** 딸인데 왜 곱게 자라서 험한 일을 하려고 하냐는 이야기를 하시며...;; 졸업 후 지원하라는 면접관들의 말씀.. (그럼 도대체 왜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하신 것인지;;;) 만약 그 당시 학교만 졸업했었다면 KOICA 단원으로 모로코 가서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슬람 문화에도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나인지라.. 모로코는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은 나라!)

 

 

 

 

 

캬~ 요런 느낌이라고! Morrocan mint tea!

 

 

 

 

이렇게 예쁜 유리잔에 담아서!!

 

 

 

아.. 근데 이 글을 쓰면서 음악을 듣는데.. 피아노 음악이 아무리 좋아도 도무지 쇼팽의 녹턴과 왈츠는 좋아지지가 않는다.. 작곡가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냥.. 싫다. 특히 녹턴 같은 경우는 너무 드라마에서 많이 나와.. 그것도 신파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서 많이 나와.. 그 점이 딱 싫다. 사람들의 정서를 괜히 울먹울먹, 약하게 만드는 것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크릿 가든 OST도 정말 싫어함!

 

하하.. 새벽 5시에 이런 글을 쓰고 앉아 있다. ㅎㅎ 이제 먼동이 터오고 있다.

 

 

 

아, 그런데 오래간만에 얼 그레이 티(Earl grey tea)마시니 좋다! 속을 좀 긁는 느낌이긴 해도.. 왠지 모를 깊은 맛이 느껴진달까!

 

어제 Brown cafe에서 나오면서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Pencil market(펜슬 마켓)에서 달랑 Twinings(트와이닝스)의 Lady Grey Tea(레이디 그레이 티) 사가지고 나왔음.

 

 

 

 

(25 tea bags, $5 only!) 

 

근데 tea는 왜 샀냐면.. 비가 오면서 날이 선선한데 에어컨 바람 가득이었던 Brown cafe에서 따뜻한 것이 당겨 hot tea를 주문했는데.. Morrocan mint tea(모로칸 민트 티)가 없대서 Vanilla bourbon(바닐라 버번 티)을 주문했었다. 일단 기분 좋게 올라오는 바닐라 향. 차 맛이 부드러웠다. 그런데 주문한 차가 나오고 tea label을 보니 TWG라고 쓰여있었는데 뭔가 TWININGS와 비슷한 느낌이라, 'TWININGS를 TWG라고 줄여 쓰기도 하나..?' 하고 label을 유심히 봤는데 Singapore tea였다. 왠지 꽤 유서가 깊은 듯.. teabag도 코튼이었고(Muslin 모슬린), label에도 그 코튼이 정성스럽게(?) 감긴 느낌이었다.

 

 

 

(위 사진은 Googling을 하다가 찾은 사진)

 

그래서 이 차에 대해 관심이 생겼는데.. (물론 tea 맛이 정말 부드럽고 맛있고 인상적이었기에 관심이 생김.) <asia life guide-Cambodia>라는 잡지를 보다 보니 프놈펜에서 TWG tea를 파는 곳이 소개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차를 판다는 호텔은 내가 어제도 쓰윽 보고 지나쳤었던.. Wat Ounalom 옆 강변에 위치한 Amanjaya pancam hotel(아만자야 판캄 호텔)이 아닌가! 완전히 흥분하여 당장 가볼까도 싶다가.. 너무 짐이 많고 가방이 무겁고 비가 오는 고로.. 아쉬운 대로 Pencil market(펜슬 마켓)에 들러 차를 샀던 것.

 

근데 Pecil market에서 보니 캄보디아는 TWININGS(트와이닝스)와 Dilmah tea(딜마 티)가 한국에 비해 한 5~20% 정도 저렴한 듯! 일요일에도 Bodia spa(보디아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고 나와 건너편 Bodia Nature(보디아 네이처)에서 Safflower tea(홍화차)를 샀는데.. tea 맛이 그럭저럭 괜찮다! (Safflower(홍화) tea는 어혈을 제거하고 생리를 촉진시킨다 하여 아주 기대하고 있는 중.) 캄보디아에서 앞으로 무한 차(茶) 사랑을 하게 될 듯.. ㅎㅎ 많이 먹고 많이 즐기다 가야지!

 

 

위의 사진은 TWGTEA.com에서 가져온 사진.

 

TWG는 1800년대에 생긴 차 가게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그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프랑스의 Mariage Freres(마리아주 프레르)보다 오래됐다고 함.) 이 차는 아직 한국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마니아 중심으로 은은하게 퍼져 나가고 있는 것 같다. (웹 검색해 보니, 2011년 말~2012년 초쯤에 한국에 입성한 듯.. 청담동 Dean&Deluca에(아마도?) 가게가 있댔다.)

 

난 Vanilla bourbon을 맛보고 이미 TWG TEA에 푹 빠짐! 아직 많은 차를 맛본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맛봤던 다른 어느 차들보다도 단연 으뜸이라 할만한 깊고 부드러운 맛이었기 때문이다. 오늘 Amanjaya pancam hotel에 가서 TWG TEA들을 찬찬히 둘러보리! 

 

(우연히 맛본 차 한 잔에 갑자기 인생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1인. 몸도 맨날 안 좋고 일 스트레스도 있었는데..... 다시 살아났다!ㅎㅎ 차 한 잔이 온몸의 감각을 깨워줄 정도로 이렇게 영향력이 클 줄이야! 역시 차(茶)야! 근데 글 쓰다가 어느새 새벽 6시.. 글 쓰는 김에 사진도 올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해야지! 하다가... 날 다 샜다! 아.. 그런데 아직도 이야깃거리가 산더미인데........)

 

16 May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