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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온지 채 1달이 되지 않았던 3월 중순 무렵, The Cambodia Daily News(더 캄보디아 데일리 신문)를 흥미롭게 보다가 크메르 루즈의 핵심 인물들 재판을 담당하고 있던 스위스 판사가 정부의 압박에 의해 사임을 표명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한국에도 기사가 났길래 한번 올려본다.


 

캄보디아 크메르 루즈 전범재판서 스위스인 판사 정부압력에 항의 사퇴

| 기사입력 2012-03-20 11:38

 
【프놈펜(캄보디아)=AP/뉴시스】차의영 기자= 무려 170만 명의 양민을 희생시킨 크메르 루즈 공산통치의 주역들이 아직도 캄보디아의 감옥 안에서 멀쩡하게 살아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진행되고 있는 유엔의 크메르루즈 전범재판에 참가해온 스위스인 판사 한 명이 캄보디아 정부가 새로운 용의자들에 대한 자신의 신문을 방해하고 있다며 항의, 사퇴 의사를 발표했다. 

 

엠네스티 국제위원회는 즉시 성명을 발표, 이는 크메르 루즈 학살사건 재판에 정치적인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증거라며 무고한 희생자를 위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캄보디아 정부가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렌트 카스파르-안세르메트 판사는 무려 170만 명의 캄보디아 국민이 1970년대 크메르 루즈 공산정권 치하에서 기아와 질병, 고문 등으로 희생됐으며, 이들을 위해 정의를 실현하려는 법정이 외압으로 제 기능을 상실한 거나 같다고 자신의 사퇴 이유를 밝혔다. 

 

크메르 루즈 학살의 주범인 훈센 전 총리는 아직 감옥에 있으며 세 명의 당시 지도자들이 재판에 부쳐졌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더 이상 크메르 루즈의 다른 인물들을 재판에 회부하는 것에 반대해 왔다. 그들 중 일부가 현 정권의 동지가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훈센 전 총리는 최근 크메르 루즈 전범 재판에 대해 공개적으로 수 차례에 걸쳐 비난을 퍼부은 적도 있었다. 엠네스티 측은 카스페르-안세르메트 판사의 사퇴는 전범재판에 있어서 심각한 좌절이라고 말하고 유엔이 나서서 캄보디아 정부가 더 이상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방해 공작을 하지 못하도록 즉시 경고를 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스페르-안세르메트 판사는 역시 캄보디아 정부의 방해를 이유로 사퇴한 독일인 판사 지그프리드 블룬크의 후임으로 지난해 10월 이 재판을 맡았다. 사퇴를 번복하지 않는 한 5월4일부로 법정을 떠나게 된다.

 

이 법정은 크메르 루즈 학살의 주역이었다가 그 이후의 캄보디아 정부에서도 고위 장성으로 복무했던 두 명의 군인들의 재판을 앞두고 있지만, 이들이 죽인 수십만 명의 희생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묻게 될지는 의문이다.

 

훈센이 장담하고 있는 것처럼 수많은 크메르 루즈 출신들이 감옥 밖에서 활동 중이며, 현 정부 인사 중에도 자신의 전력이 드러날까봐 전범 재판에 새 증인이나 피의자를 세우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전범 재판은 현재 수감 중인 80대의 크메르 루즈 지도자 3명에 대한 인정신문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 피고인들 중 한 명이 자신의 죄를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지만 크메르 루즈의 사상적 지도자였던 누온 체아와 키우 삼판 등 2명은 캄보디아 인민을 위해 할 일을 한 것뿐이라며 잘못이 없다고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cmr@newsis.com

 


 

킬링필드 전범재판 판사 또 사퇴…인권단체 반발

| 기사입력 2012-03-20 17:48

 

캄보디아 지도부의 간섭·압박 작용한 듯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캄보디아 양민 170만명을 학살한 '킬링필드'의 핵심 주범들을 단죄하기 위한 캄보디아 전범재판소의 재판관 1명이 또다시 사임 의사를 표명해 국제인권단체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캄보디아 전범재판소는 20일 성명을 통해 기소담당 공동 재판관인 로랑 카스페르-안세르메가 오는 5월4일자로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AP 등 외신이 전했다. 

 

스위스 출신의 카스페르-안세르메 재판관은 최근 캄보디아 측 판사가 새로운 혐의자에 대한 자신의 조사활동을 반대하고 협의조차 거부하고 있어 정상적인 임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퇴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수사 확대에 부담을 느낀 캄보디아 정부의 간섭에 반발해 작년 10월 사임한 독일 출신의 지크프리드 블룬크 재판관 후임이 또다시 물러나는 것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캄보디아 지도부는 전범재판소 조사가 최근 자신들의 동조세력이 된 크메르루주 일부 인사들에까지 확대되는 데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하며 재판관들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 최고 실권자인 훈센 총리는 전범재판소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여러 차례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제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는 크메르루주를 단죄해 정의를 구현하려는 노력이 정치적 영향력에 의해 얼마나 큰 위협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앰네스티 캄보디아 조사관은 카스페르-안세르메 판사의 사의 표명을 `중대 장애물'이라고 규정하면서 "크메르루주의 만행에 희생된 사람들은 최근의 상황에 엄청난 좌절감을 느낄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유엔은 캄보디아 정부가 정치적 간섭을 중단하고 재판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메르루즈 전범재판소는 당초 3년 기한으로 설치됐지만 캄보디아 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지금까지 1만5천명이 처형당한 악명높은 교도소의 소장을 지낸 카잉 구엑 아에브에 대한 재판만을 마친 상태다. 

 

kky@yna.co.kr

 


 

 

 

아래 기사는 The Cambodia Daily News 웹사이트에서 찾은 기사.

 

 

Swiss Judge Quits KR Court Citing Opposition

By Julia Wallace

The Cambodia Daily

 

Judge Laurent Kasper-Ansermet resigned from the Khmer Rouge tribunal yesterday claiming that his Cambodian counterpart at the war crimes court had stymied his attempts to investigate two cases that are openly opposed by the government.

 

"Judge You Bunleng's active opposition to investigations into cases 003 and 004 has led to a dysfunctional situation within the ECCC," Judge Kasper-Ansermetwrote in a statement, adding that he had initiated contempt of court proceedings against Judge Bunleng for interfering with the administration of justice.

 

"In view of the victims' right to have investigations conducted in a proper manner, and despite his determination to do so, Judge Laurent Kasper-Ansermetconsiders that the present circumstances no longer allow him to properly and freely perform his duties," he continued.

 

The resignation is the latest in the court's increasingly vicious intramural conflicts, which have intensified over the past year as Cambodian and UN staff have squared off over cases 003 and 004. The government bitterly opposes both cases, in which five mid-level Khmer Rouge leaders are accused of war crimes, crimes against humanity and genocide.

 

Mr. Kasper-Ansermet's resignation as reserve international co-investigating judge is effective May 4.

 

It is unclear who will replace Mr. Kasper-Ansermet, as he himself is a reserve judge who moved into the position after Siegfried Blunk resigned in October, citing the government's interference in his work.

 

"There is no reserve. He was the reserve," said Lars Olsen, the tribunal's legal affairs spokesman. Mr. Olson referred further questions to the office of UN Secretary-General Ban Ki-moon, who is responsible for nominating foreign judges at the court. A spokesman for Mr. Ban did not respond to a request for comment.

 

While Judge Blunk did not make a serious attempt to investigate cases 003 and 004, Judge Kasper-Ansermet has been more active since taking office in November. He re-opened the investigation into Case 003 and set off to make field investigations into Case 004. He informed the suspects of the charges against them and read them their rights. This week, he will be conducting interviews with civil parties in the cases.

 

Judge Bunleng, however, has contested all these steps, and has insisted for months that the Swiss judge has no right to work at the Khmer Rouge tribunal at all, because the Supreme Council of the Magistracy refused to approve his nomination.

 

Judge Kasper-Ansermet said in his resignation statement that he had recently "organized an informal meeting" with Judge Bunleng during which the Cambodian judge refused to discuss cases 003 and 004. Documents released yesterday also show that on February 27, Judge Bunleng wrote a peremptory letter to Judge Kasper-Ansermetwith the subject: "Abrupt Stop of Unlawful Acts and the Use of My Name to Link to These Acts," accusing him once again of working illegally at the court.

 

In a March 5 letter, Judge Kasper-Ansermet responded that the international judges of the Pre-Trial Chamber had affirmed that he was empowered to act as a co-investigating judge. "I therefore urge you to comply with the law and to refrain from sending me admonitions that are without legal basis and whose sole aim seems to be undermining the proper performance of my duties," he wrote.

 

Human rights groups and court monitors yesterday renewed calls for the UN to investigate political interference at the tribunal and reconsider its involvement in the court.

 

Clair Duffy, a court monitor for the Open Society Justice Initiative, said the UN should have initiated an investigation long ago, as soon as it became apparent that interference was creating serious problems at the court.

 

"They've never addressed the root problem, which has been there for years: the government trying to control who the court prosecutes," she said.

 

"The problem is that the more this issue has been allowed to unravel, the more institutional damage has been done, and we know that some of these problems in 003 and 004 have potentially bled into Case 002." 

 

Amnesty International urged the UN to immediately set conditions for its continued involvement at the court, including an end to political interference by the government.

 

"Those victims who have applied to be civil parties in cases 003 and 004 before the ECCC-involving alleged crimes against humanity, war crimes and other serious crimes-must be feeling utter despair at the 'dysfunctional situation within the ECCC' described by Judge Laurent Kasper-Ansermet and the tribunal's failure to even provide a semblance of justice in those cases," said Rupert Abbott, Amnesty's researcher on Cambodia.

 

David Scheffer, the UN's newly appointed special expert on the tribunal, declined to comment on the resignation. But earlier this month, Mr. Scheffer said he was optimistic that Judge Kasper-Ansermet would be able to fully investigate the two cases, and that the judge had already accomplished important work in the field.

 

In an appearance on the BBC yesterday, Mr. Scheffer told an interviewer that the Cambodian people "would actually like the court to examine additional suspects" beyond the five currently detained.

 

Judge Bunleng could not be reached for comment. Phay Siphan, a spokesman for the Council of Ministers, said he would not comment on matters concerning the Khmer Rouge tribunal. (Additional reporting by Kuch Naren)

 


 

 

 

우리 센터의 현지인 직원인 Lida에게 이 재판에 대해서 물어보니, 현지인들도 크메르 루즈 정권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빈부격차가 심한 캄보디아에서 국민들은 먹고 사는 것에 급급하기 때문에, 그리고 정치에 불만은 있지만 말 한번 잘못 했다가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정치 이야기 하는 것을 쉬쉬하고 있는 상황이다.

 

워낙 강력한 독재 정권이라서 그런걸까..? 불만은 이야기 하지만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는 않는.. 그냥 정치를 회피하고 있는 캄보디아 국민들이다. 물론 몇몇 진보적인 단체에서는 시위도 하고.. 공장 지대에서는 저임금에 대항하는 프로테스트들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이 언론에 잘 등장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다행이랄까..? The Cambodia Daily에는 캄보디아 나라 상황이나 국외 정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거침이 없다.

 

 

 

어느날 동료 간사에게 캄보디아 데일리 신문에서 봤던 캄보디아 국내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신나게 하다가.. 문득 신문 이름 위에 적힌 글자를 봤다.

 

 

'All the News Without Fear or Favor'

 

 

참 인상적인 말이었다. 캄보디아 데일리가 우파 신문이 아니라서 다행이랄까.. 그래서 더더욱 눈여겨 보고 자주 보게 되는 신문이다.

 

어쨌든.. 캄보디아 크메르 루즈의 핵심 인물에 대한 재판.... Khmer Rouge의 핵심 인물들은 이제 나이가 들어서 몸이 좋지 않다.... 얼마 전에도 재판을 받던 어떤 사람(이름이 기억 안 남..)이 재판 도중 몸이 안 좋아 병원에 실려갔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러나.. 신문을 통해서 이 인물이 굉장히 well care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크메르 루즈 재판은 과거의 죄에 대해서 묻는 재판인데, 왠지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26 May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