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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3일 내일은 캄보디아 Commune Election Day(지방 선거 날).

 

 

선거 때에는 아무래도 사람들이 대부분 CPP(Cambodian People's Party 캄보디안 피플스 파티 - 캄보디아 현 여당)를 뽑긴 뽑겠지만..  (훈 센 총리에게 도리어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하고, 선거 관련해서 돈을 뿌리고 다니는 CPP 인사들 때문...) 그래도 어제 야당인 SRP(Sam Rainsy Party 삼 랑시 파티 - 캄보디아 야당) 캠페인 차량들이 지나갈 때 그들을 호응해 주는 사람들을 보니 왠지 다행이란(?) 느낌이 들었다. (야당도 좋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ㅠ.ㅠ)

 

아무쪼록 캄보디아 사회가 빠른 시일 내에 정치적, 경제적 안정을 이루었으면 좋겠다. 서민들은 너무나 가난하고 하루 2달러로도 먹고살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 프놈펜 도시는 지금 한창 개발 중이라서 도시 빈민들은 오갈 데 없이 길에서 잠을 자고 있고.. 극 부유층들은 으리으리한 개인 저택에서 maid들을 고용해서 아주아주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으니... ㅠ.ㅠ BKK 등의 지역의 으리으리 저택들을 지나칠 때마다 '와~ 건물이 멋진데! 오~ 프랑스풍!'... 하다가도.. 씁쓸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솔직히 카페 가서 커피 한잔 마시는 것도 너무 미안한... 왜냐하면.. 내가 가볍게 한 잔 마시는 2 USD 짜리 커피를 한 잔.. 로컬 레스토랑의 무려 4배 가격인 2 USD의 커피 그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서 현지인들은 몇 시간을 일해야 할까를 생각할 때 느껴지는 죄책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페 가는 것을 자제하려 하면서도.. 계속 갈 수밖에 없는 이유.. 가 있으니.. 그것은... 거기서 일하는 현지인들과의 만남 때문이다. 한국어 시험을 패스한 뒤 한국의 공장이나 식당 등에 가서 돈을 벌길 원하는 Haeng(Ja** of ****), 그리고 Lim(Bro** cafe).... 그들은 힘들게 살아도 미소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정말 내가 뭐라도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특히 한국말을 할 때마다 기쁨을 느낀다는 Haeng을 만날 때면 적극적으로 한국어를 가르쳐준다. 그녀는 작년에 ID CARD를 잃어버려 한국어 시험을 치지 못했는데, 이미 말하는 실력과 읽기 실력이 pre-intermediate 정도는 되는 듯.

 

아, 한국 가서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생각난다. 얼마 전에 센터에 한 중년층의 남자가 종이 쪽지를 들고 찾아왔다. 우리 현지인 스텝 Socheat이 내게 통역 요청을 해서 내려가봤더니, 그 중년층의 남자는 자신의 아들이 한국에 일하러 간다며 한국으로부터 받은 노동 계약서 뜻을 알고 싶어 했다. 한국으로 일하러 간다는 아들은 Socheat, 그리고 내 동생과 동갑인 89년생.. 너무나 어린 나이였는데, 계약서를 보니 안경테 같은 것을 조립하고 포장하는 단순 생산직이었고, 공장 위치는 경기도 파주.. 계약 조건을 보니.. 휴일이나 쉬는 날에 대해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음..? 조항이 있었다. 아.. 정말 안타까웠다... 차마 노동 조건까지 이야기해주지는 못했다... (그래도 정확하게 얘기해 주는 것이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긴 하다.) 왜냐하면, 이 사람들에게는 한국에 가는 것 자체가 참 큰일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한 달 200 USD 버는 것도 행운, 감사인 이들이 한국에 가면 한 달에 적어도 150만 원은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꼬박 한 3년 일하고 오면.. 정말 한 가족의 인생이 펴지는.. 그런 상황이라 가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참....

 

그래서 캄보디아에서는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에 일하러 가는 것 또한 열풍이다. 한국에 일하러 가야 하니 한국어 수업 열풍 또한 대단하다. 시내 곳곳에 한국어 학원이 있고, 서점에 가면 Korean-Khmer conversation 책 등을 판다.

 

Phnom Penh International Airport(프놈펜 국제 공항)의 출국장 앞에서는 한국으로 떠나는 가족의 손을 붙잡고 우는 가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에 가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번 떠나면 최소 몇 년간은 헤어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캄보디아에 남는 가족들은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대부분은 젊은 아들)을 투명한 유리창 안으로 들여다보며 떠나는 이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든다...  (마치 이는 연예인을 방불케 하기도 해서.. 가끔 공항 갈 때마다 '무슨 일 났나?' 해서 나도 들여다보게 될 때가 있다.) 한편, 입국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국에서부터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 가족, 할아버지, 할머니, 일가친척까지 다 나와서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환영을 하고 사진을 찍는다.

 

캄보디아는 지금 이런 상황인 것이다. 한 사람을 한국에 보내면 나머지 가족들의 인생이 편해지는.. 그런 상황.. 아무쪼록.. 캄보디아의 극심한 빈부의 격차를 줄이고 서민 생활을 안정시킬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인물이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Khmer Rouge(크메르 루즈) 때의 아픔이 영원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이때의 영향으로 생겨난 사람들 간의 불신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미소가 캄보디아 전역에 가득했으면 좋겠다.

 

2 Jun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