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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프놈펜(Phnom Penh) 생활 중.

 

운동 삼아 프놈펜 시내 골목골목을 걸으며 무엇인가를 보고 깨달을 때마다 나는 이것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며 떠오르는 생각과 의견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래서 기록용 사진을 많이 찍게 된다. 구도나 초점 등의 측면에선 보기에 별로 훌륭하지 않은 사진일지라도.

 

 

이곳은 Psar Beong Keng Kang 1(벙낑꽁1 시장) 근처의 골목이다. 벙낑꽁 시장이 있는 쪽은 하나같이 다 이렇게 낡고 오래된 건물인 반면, 그 맞은편은 신식 건물들과 서비스 아파트먼트가 들어서 있다.

 

 

 

 

하지만 난 이런 서민적인 풍경에 더 마음이 끌리고 이 사람들의 삶에 더 많은 관심이 간다. 재봉틀이 있는 창가.. 앞에 놓인 의자와 식물이 왠지 모르게 나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이곳은 벙낑꽁1 시장 근처에 있는, Norodom Blvd.와 면하여 엄청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Tiger Beer 회사 회장의 집이다. 타이거 맥주 회사 사장이 아내를 위해 이 집을 지었다고 한다.

 

현지인 직원인 내 파트너 Soklida에게 캄보디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녀는 약간의 망설임 끝에 이렇게 대답했다. "maybe, Hun Sen."

 

캄보디아에서 부유한 사람들-The Rich를 '네악 미은' 이라고 부른다. '네악 미은'을 그대로 번역하면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캄보디아의 네악 미은들은 정말로 돈이 많은 것 같다. 얼마 전 G 기업 사회 공헌 팀의 팀장님이 우리 센터를 방문하셨을 때 들은 이야기인데, 캄보디아의 어떤 한 부유한 사람이 쇼핑을 하러 태국에 갔는데 비행기에서 그 사람이 내리고 경호원들과 함께 이동할 때까지 모든 길이 막혀서 아무도 움직일 수 없었다고.

 

 

 

 

 

이곳은 내가 아플 때마다 가는 SOS International Clinic(SOS 인터내셔널 클리닉). Street 51. Pasteur road에 있는 이 병원은 KOICA(코이카) 단원들의 지정 병원이기도 하다.

 

원래는 이곳에서 두 블록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Naga Clinic(나가 클리닉)을 자주 갔었는데, 오전에 진료를 보는 프랑스 여의사는 대부분의 증상들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오후에 진료를 보는 크메르 남자 의사는 이 병원보다는 자신의 개인 클리닉 홍보에 더 열심인 것 같아서 그 이후론 잘 안 가게 된다. 하지만 Naga Clinic은 프랑스인들을 포함하여 많은 대사관 직원들이 찾는 병원이다.

 

SOS Clinic은 내게 있어 Naga Clinic보다 훨씬 나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내가 한참 몸이 안 좋았을 때에도 이 병원에선 별다른 답을 찾지 못했다. 외국에서 수확한 나름 훌륭한 이력의 캄보디아 의사들조차 자기네 나라의 의료 시스템을 믿지 못하여 환자들로 하여금 외국으로 가기를 권하고 있는 실정이니... 돈 많은 사람들은 그럼 외국으로 간다 치고, 그럼 돈 없는 캄보디아 사람들은....? 그냥 길거리 아무 약국의 유럽에서 값싸게 들여온 효능을 확신할 수 없는 약들에 의존할 수밖에...... 아무튼 SOS Clinic은 병원비가 왜 이렇게 비싼지. 정말 진료비가 엄청나다. 피 한번 뽑아 결과를 보고 의사 상담까지 하는 데 기본 US $3O0. 대변 검사까지 하면 대략 US $380 정도가 든다. 어마어마한 가격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런데 그런만큼 이 병원은 서비스가 참 좋다. 일단 모든 직원이 다 영어에 능통하며(캄보디아에서 이렇게 영어 잘하는 사람들은 처음 봤음), 일본이랑 특별한 관계가 있는지 일본인 직원 및 일본어로 작성된 약 봉투 및 병원 안내 책자까지 갖추고 있으며, 미국, 호주 등에서 온 서양인 의사들도 상당수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나는 몇 달 전, 2층 내과에서 진료를 받기를 기다리면서 어느 임신한 캄보디아 여성이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이 클리닉을 찾은 것을 보았다. 그들은 옷차림이 딱 보기에도 '부유', '나 돈 있음' 그 자체였다. 와.. 산부인과 컨설턴트를 받기 위해 이런 'Luxury'한 병원에 오다니.. 그들은 대체 얼마나 돈이 있는 사람들인 걸까? 아마 상위 몇 프로에 속하는 부유층이겠거니 싶었다.

 

 

 

 

사진이 잘 보이진 않지만.. 얼마 전 우리 집 옆 건물 ground floor에서 떠들썩하게 생일파티로 여겨지는 파티가 벌어진 적이 있었다.

 

 

 

 

이 옆 건물 역시 서비스 아파트먼트인 것 같은데, 이곳에 모여있는 남성들은 대부분 살이 찌고 배가 나온 사람들이었다. 요즘의 캄보디아 문화는 여성에게는 가늘고 날씬한 몸매를 요구하면서, 남성은 배가 나오고 좀 살이 찐 사람을 선호한다고 한다. 마른 남성의 경우 돈이 없고 가난한 사람으로 여겨져서 캄보디아 여성들은 조금은 살집이 있는 남자가 이상형이라고 한다.

 

 

 

이곳 역시 St. 51. 지나가다가 드레스 샵을 봤다.

 

 

 

 

캄보디아는 파티 문화가 발달했는지 프놈펜 시내에선 크고 작은 드레스 샵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예전에 St.63에 있는 코이카 유숙소 근처에 있는 한 드레스를 파는 가게에 가 본 적이 있는데, 연주회용으로도 입을법한 제법 괜찮은 드레스들이 US $100 이면 충분히 구입 가능했다. 한국의 드레스 대여비보다 이곳에서 드레스를 구입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드레스에 욕심이 나긴 한다. 돈을 좀 모아서 드레스를 사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아님 캄보디아 현지에서 드레스를 입고 연주회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참 좋겠다 싶기도 하다.

 

사실 캄보디아 프놈펜과 시엠립에는 Kantha Bopha Children's Hospital(칸타 보파 어린이 병원)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아과가 주과목인 무료병원인데, 이곳을 세운 Beat Richner라는 스위스 출신의 소아과 의사는 어렸을 적부터 키워온 첼로 실력을 바탕으로 매주 토요일 저녁 시엠립의 Kantha Bopha 병원에서 첼로 콘서트를 열어 기부금을 마련한다고 한다. 프놈펜이 아닌 시엠립에서 연주회를 한다는 것이 아쉽긴 한데.. 이 아저씨와 함께 피아노-첼로 듀엣 콘서트를 함께 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자주 해보게 된다.

 

 

 

 

이곳은 Psar Tuol Tompoung(프사 뚤뚬뿡; 뚤뚬뿡 시장) 앞이다. 아침에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파인애플을 자전거에 싣고 다니면서 파는 상인들을 자주 봤다.

 

 

 

 

자전거 하나로도 좋은 이동식 가게가 된다는 사실이 무척 고무적이다.

 

 

 

 

Mao Tse Toung Blavd.를 걷다가 장례식장을 발견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의 행사를 할 때 이렇게 인도나 도로의 한편을 차지하여 간이 천막을 치고 행사를 치른다. 덕분에 특히 이런 천막이 도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때는 2차선이었던 도로가 1차선이 되어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이것은 아무것도 아닌, just simple. normal 한 일로 여겨지는 듯하다.

 

 

 

 

 

길가에 세워진 Tuk tuk 후면의 광고가 인상적이어서 찍었다. 초록색 페인트를 칠하니 풀들이 쑥쑥 자라는 광고. 어떻게 '친환경적이지 않은' 페인트라는 소재의 광고를 이렇게 할 생각을 했을까? 그만큼 독성이 적다는 것인가....

 

 

 

 

프놈펜 시내에는 한국으로부터 들여온 한국산 영업 트럭과 봉고차들이 참 많다. 처음 캄보디아에 왔을 때는 길거리에서 빈번하게 마주치는 한글들과 식당 안에서 울려 퍼지는 K-Pop(특히 '제빵왕 김탁구'의 <그 사람>은 캄보디아 남자 가수에 의해 캄보디아어로 불리고 있음)을 듣고 정말 한류 열풍을 실감했었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왜 한국적인 것에 끌릴까..? 난 한류 열풍이라는 것도 한국의 정치적인 의도 및 국민 정서를 끌어올리기 위한 선전 같은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가 보다. 정말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K-pop 스타들이 대세긴 대세다.

 

12 Oct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