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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프춤번 휴일(Pchum Ben holiday)를 마치고 어제 다시 사무실로 복귀. 예상했던 대로 나라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우리 센터의 현지인 직원 Socheat은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나왔다. 일주일 전에 서거한 노로돔 시하누크(Norodom Sihanouk) 왕을 애도하기 위해서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죽은 전 국왕을 추모하기 위해 앞으로 3개월간 흰색 상의에 검은색 리본, 검은색 하의를 입어야 한다고 한다. 이것은 개인의 자유에 따르지만, 관공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이런 복장으로써 예의를 갖추는 것이 필수라고.

 

 

그리고 학교나 관공서 앞에는 이렇게 전 국왕의 초상화를 걸어놓거나, 작은 테이블 위에 초상화와 함께 초, 향, 꽃 등을 올린 작은 제단 같은 것을 만들어 놓는 것이 필수라고 한다. 몇몇 상점들에서도 가게 앞에 이와 같은 추모 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온 길거리에 조기를 계양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왕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자 캄보디아 국기를 1/3 정도로 낮춰 계양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한편, Socheat에게 전 국왕의 죽음과 관련한 이것저것을 물어봤는데 Socheat은 자꾸 시하누크(Sihanouk)의 이름을 '사이아누크'라고 발음했다. 왜 그러냐고 하니 그냥 둘 다 맞는 표현이라고만 했는데, 오늘 나의 파트너 Soklida에게 다시 들어보니, '시(씨)'라는 말은 '(동물이) 먹다'라는 뜻이며, 기분 나쁠 때 누군가에게 욕하듯 쓰는 말이 '시(씨)'라서 사람들은 전 국왕을 부를 때 '사이아누크'라고 발음하는 것이라고 했다.

 

Soklida는 덧붙여 시하누크(Sihanouk)라는 이름 속에는 3마리의 동물 이름이 들어가 있다고 했다. 시하누크라는 단어를 3번으로 나눠 읽으면 되는데 워낙 발음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편의상 적어보자면, '시하'는 날개 달린 사자, '누'는 백조, '크'는 용을 의미한다고 한다.

 

 

현지인 직원 Socheat에게 물었다. 현재 캄보디아 국왕인 노로돔 시하모니(Norodom Sihamoni)는 독신에다가 자식도 없는데 훗날 왕위 계승자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문제 없단다. 왕은 훈 센 총리를 포함하여 불교계의 두 종파의 우두머리로 구성된 '왕립 위원회'를 통하여 투표로 결정되는 것이며, 왕가는 Norodom 이외에도 Ang Duoung, Sisowath까지 총 3 family가 있다고 했다.

 

캄보디아의 왕립 위원회라는 것이 무엇인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캄보디아 헌법 중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캄보디아 왕은 국회의장, 수상(훈 센 총리), 모하니카이 불교종단과 타마유트 불교종단의 두 종정으로 이루어진 '왕권 왕립위원회'에 의하여 선정된다고.

 

캄보디아의 3 Royal family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들었는데, Ang Duong(앙둥)이 아버지. Ang Duong(앙둥)의 첫째 아들이 Norodom(노로돔), 둘째 아들이 Sisowath(시소왓)이라고 한다. 캄보디아의 현 국왕은 노로돔 시하모니(Norodom Sihamoni).

 

왕실에 대해서 사실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렇게 왕가 이야기를 들으니 참 흥미로웠다. 현지 직원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유익하다!

 

 

지난 10월 21일 일요일 저녁. 왕궁 앞에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주말이라서 그랬던 걸까? 주중에는 그래도 나름대로 한산했던 왕궁 앞이 주말을 맞아 지방에서 온 추모 행렬들까지 가세하여 더욱 붐비는 듯하였다.

 

그날은 주황색 옷을 입은 스님들이 왕궁 앞에 모여 일제히 염불을 외우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스님들을 마주 보고 둘러앉아 함께 시하누크 왕을 위한 기도를 했다. 그런데 각 사람이 적어도 3개의 향에 불을 붙여 들고 있다 보니.. 왕궁 앞은 정말 불이라도 난 듯 자욱한 연기로 가득했다. 발 디딜 틈 없는 그곳을 지나가려는데 연기 때문에 눈이 따끔거리고 참 매캐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랑곳 않고 기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고, 외국인들은 이 엄청난 인파를 뚫고 다니면서 이곳저곳 사진을 찍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엄청난 인파 속을 걸으면서 캄보디아 전 국왕을 추모하는 이 현장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뭐랄까.. 감사하다고 하면 좀 이상한 말 같고.. 어찌 되었든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춤번 휴일 기간에는 벌써 건기 중에서도 가장 더운 4월이 다가오는 듯 그렇게도 쨍쨍했던 날씨의 연속이었는데, 휴일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한 날인 어제 저녁. 많은 비가 내렸다. 장대 같은 비가 내림에도 아랑곳 않고 왕궁 앞에는 시하누크 왕을 위한 기도 행렬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현지인 직원 Soklida는 이런 말을 해주었다. "왕이 죽은 날인 지난 15일 월요일에도 비가 내렸어. 그 후엔 날이 쨍쨍하다가 왕이 죽은 지 딱 7일째였던 어제 또다시 비가 내렸지. 하늘도 아는 거야. 왕의 죽음을. 그리고 사람이 죽으면, 죽은 지 7일째 되는 날 비로소 자신이 죽은 지 깨닫게 돼."

 

 

 

10월 21일 일요일 저녁. 친구가 지방 여행을 다녀오면서 사람들이 일제히 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것을 보았단다. 왜 그런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그날 달을 보면 달 속에서 시하누크 왕의 얼굴이 보인다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믿음 때문이었단다.

 

어제 사무실에서도 Socheat은 웹사이트에서 국왕 얼굴이 나타난 달 사진을 보고 있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국왕을 참 신처럼 모시고, 이들의 문화가 불교와 융합되면서 참 독특한 정서와 문화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미신보다는 과학을 믿고, 기독교적 사고관이 보편적인 나라의 사람들은 이런 캄보디아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이었다.

 

어찌 되었든 나도 달 속에 정말로 전 국왕 시하누크의 모습이 나타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사람들의 전 국왕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이 대단하고, 그의 모습을 보길 염원하는 마음이 이런 magic 아닌 magic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3 Oct 2012

 


 

아래 기사들은 <Phnom Penh Post>의 웹사이트에서 본 기사들이다.

 

Sihanouk’s 'face in the moon'

 

Cambodians across the country rushed from their houses last night in the hope of catching a glimpse of the late King Father Norodom Sihanouk’s face in the moon.

 

Word spread fast that the revered former monarch, who passed away last Monday, could supposedly be seen on the crescent-shaped moon’s surface.

 

Residents, including some in the capital, rushed to see if it was true, holding up incense to the sky or clasping their hands together in a manner of prayer.

 

“I clearly saw the image of the late king,” Nun Pichsudeny, a resident of the capital’s Meanchey district, said. 

 

“If you look up towards the dark side and concentrate, you can clearly see the smile of the King Father.

 

“Look for a few more moments at the straight point, and you can see eyes, and further down, his upper body in white clothes. My whole family saw it.” 

 

Others were quick to make light of the alleged sighting by posting blatantly doctored photos on social-network sites of a smiling Sihanouk looking down toward Earth. 

 


 

One small step for vendors

 

 

 

Villagers hold a photo of the moon, in which they claim to have seen the likeness of the late King Father Norodom Sihanouk, Monday, Oct. 22, 2012, outside the Royal Palace. The photos are sold for 1,000 riel. Photograph: Heng Chivoan/Phnom Penh Post

 

 

Cambodians who rushed outside to catch a glimpse of the late King Father Norodom Sihanouk’s face in the moon on Sunday night were divided yesterday on what they had – or had not – seen.

 

The supposed sighting was the talk of crowds that flocked to the Royal Palace to pay their respects to the former monarch, who passed away early last Monday.

 

“At first I did not believe it, but I spent an hour looking at the moon and I saw the King Father,” visitor Touch Eng, 51, said.

 

Lim Tola, a military police officer outside the palace, was also confident he had seen Sihanouk’s face.

 

“I’ve never believed in things like this, but this time I saw him.”

 

Monk Thy Mony, however, did not believe the sighting was real.

 

“People’s strong feelings are why they think they saw the King Father.”

 

By lunchtime yesterday, street vendor Sor Sopheak, 41, had sold about 100 photos outside the palace that showed Sihanouk’s face superimposed on the moon.

 

“This is exactly what I saw last night,” one customer said, while another dismissed the image as a blatant fake.

 

Street seller Lin, 15, carried a different photo of the reported sighting.

 

“I’m selling these because people want to see them. They want to know,” he said, adding he had bought the prints for 500 riel each and was selling them for 1,000 riel.

 

Sao Phally, 75, from Pursat province, said he felt obliged to buy an image, even though it had cost him 2,000 riel.

 

“His image is a wonder, so I keep it in my home to pray for happiness and harmony.”

 

Psychologist Sok Phaneth, clinical manager at NGO Transcultural Psychosocial Organisation, said the reported sighting was part of the grieving process.

 

“From my professional point of view, it’s not a picture in the moon and it’s not magic,” she said.

 

“People are grieving, and they are seeing the pictures in their mind. For those who see it, it’s part of their grieving process. All this gets people talking. And it is a good way of mourning if people talk. It is good healing.” 

 

Nhen Phoeun, a Buddhist ceremony trainer and adviser at the Ministry of Cult and Religion, said the reported sighting – which he claimed had been seen by monks in India – wasn’t the first involving Sihanouk.

 

Phoeun claimed he had seen the King Father in the moon in 1970, after he was overthrown by Lon Nol. 

 

His explanation for Sihanouk’s return on Sunday, Phoeun added, was based on a view that someone’s spirit “regains consciousness after seven days”.

 

Michel Trane, an expert on culture and history, said people’s religious and cultural beliefs were very prominent during this time of loss.

 

“People have a great deal of respect and love for the King Father, so he is at the forefront of their minds,” he said.

 

This was true in the capital’s Dangkor district, where Em Reatrey claimed most of her village had seen Sihanouk’s face in the moon “like he appears on a 10,000 riel note”.

 

Framed versions of the moon photos were selling for this exact price outside the palace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