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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 The Shop 240의 고급 벨기에 초콜릿

 

캄보디아에 처음 왔을 때에는 생각보다 너무나 'luxury'한 아파트에서 살고, 잦은 한식 외식에 따른 일종의 부채감과 죄책감 비슷한 것이 있었다. 현지인들과 나무집에서 살며, 맨날 맨날 현지 음식만 먹고 살 것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지금의 생활 수준이 너무나 기대 이상, 호화, 심지어 사치로까지 느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생각도 든다. 가난한 자들을 위한 일을 위해 나 자신까지 꼭 가난해져야 하는가. 물론, 말은 가난한 자들을 위한 일을 한다고 하면서 가난한 자들과 극과 극을 달리는 생활을 선택한다는 것은 또 아이러니컬한 일이다. 그러나 이곳 이국 땅에서 장기간 거주하면서 느끼게 되는 점은, 일단 선한 일도 좋고 다 좋지만 본인이 건강하지 않다면 하고 싶은 일도 힘 있게 할 수 없고,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도 줄 수 있다는 것. 프놈펜에는 서양인 NGO worker들이 참 많이 사는데, 이들을 보면 NGO 일과 본인의 생활. 두 영역 간 조화를 이루면서 참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너무 죄책감과 자책감에만 빠져 살지 말자. 때로는 나를 위해 맛있는 것도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건강도 되찾고, 문화생활을 통해 정신적 건강까지 충전시키자! 내가 행복하고 기쁠 때 그 행복감이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되어 가난한 자들을 돕는 데에 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깨달았던 인도에서의 교훈이 다시금 생각나는 오후다. 너무 사치 부리지 않는 내에서 현명하고 지혜롭게 나 자신을 충만하게 만들자!

 

 

얼마 전 긴 연휴 때 선물을 받았다. 사실 아래 사진 외에 중간 크기의 연두색 상자, 할로윈데이 기념 초콜릿이 들어있었던 작은 주황색 상자까지 총 3개의 상자를 선물 받았다.

 

 

분홍색 상자와 갈색/주황색 끈의 색의 조화가 마음에 쏙 들었다!

 

 

 

 

Ta-da! 거대한 카카오 빈이 들어 있다.

 

 

 

 

 

초콜릿으로 만들어진 카카오 빈 안에 들어있는 또 다른 초콜릿들. 이 초콜릿은 'boutique, luxuries' street로 이름난 프놈펜의 St.240에 있는 Chocolate by The Shop(초콜릿 바이 더 숍)의 제품이다. 이곳은 캄보디아 유일의 초콜릿 숍인데, 주인이 벨기에에서 초콜릿을 배워왔단다. 한국에서 이와 같은 카카오 빈 구성의 초콜릿을 사려면 엄청나게 비쌀 텐데, 정말 귀한 선물이다.

 

 

 

 

이 행복감을 기억하고 싶어 초콜릿을 다 꺼내서 찍어보았다. 상자 안에는 각각의 초콜릿 모양과 함께 이름과 어떤 맛이 나는 초콜릿인지가 설명되어 있는 작은 리플릿도 들어 있었다.

 

 

 

 

처음 보고 가장 인상 깊었던 초콜릿. 그냥 심플한 밀크 초콜릿이다.

 

 

 

 

커피 초콜릿과 럼과 같은 술 종류가 들어있는 화이트 초콜릿.

 

 

초콜릿이 너무 많아서 중간 크기의 연두색 상자와 할로윈데이 기념 초콜릿 상자는 사무실에 가져가서 현지인 스텝 및 간사님들과 나눠먹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 8시, 식전부터 초콜릿과 함께 earl grey tea를 마시며 'sweet teeth'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스텝들이 초콜릿을 먹으며 정말 맛있다고 행복해해서 내 마음도 참 기뻤다.

 

귀한 선물로 사무실의 현지인 스텝들 및 간사님들께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 준 친구에게 감사를 :-)

 

6 Nov 2012